"OPEC 감산해도 유가 반등 힘들어…핵심은 중국 경제" HSBC
【서울=뉴시스】강덕우 기자 = 석유수출기구(OPEC)가 석유 생산량을 줄인다고 해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느려지고 있어 유가가 반등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11월 OPEC이 원유시장에서 미국 셰일가스와의 경쟁을 위해 생산량을 대폭 늘리면서 국제유가가 약 40% 폭락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OPEC이 석유생산량을 줄여야 유가가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분석해왔다.
하지만 HSBC의 스티븐 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5일(현지시각)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15~20년간 유가 변동을 분석해보면 중국경제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라며 "과도한 생산량보다 중국 경제성장률의 둔화가 석유뿐만 아니라 대부분 원자재의 가격하락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OPEC이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에 맞서 에너지시장을 장악해 가격상승을 주도하려고 한다는 분석이 있지만, 역사적 사례를 보면 생산량 조정만으로 유가를 움직이기는 쉽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1980년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생산량을 대폭 줄였을 때 유가가 오르지 않았다.
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가변동은 공급만으로 떨어진 게 아니다"라며 "생산량 감소만으로는 지속된 유가회복을 노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2일 OPEC회원국인 베네수엘라의 에우로기오 델 피노 석유장관은 이란 테헤란에서 "OPEC이 (감산 등)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중반대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오는 12월 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총회를 앞두고 감산을 거부하는 사우디아라비아를 겨냥한 위협성 발언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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