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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 발굴 윤종형 코치 "어릴 때부터 근성 남달랐죠"

등록 2022.08.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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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승부욕 대단…오히려 나를 진정시키던 강심장"

"현재 페이스 이어간다면 파리올림픽 金 가능"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높이뛰기 우상혁을 발굴한 윤종형 감독이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메달획득에 대한 포상금 수여식 및 세계다이아몬드 파이널 대회 출정식에서 포상금을 받고 있다. 2022.08.03.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높이뛰기 우상혁을 발굴한 윤종형 감독이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메달획득에 대한 포상금 수여식 및 세계다이아몬드 파이널 대회 출정식에서 포상금을 받고 있다. 2022.08.03.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어릴 때부터 근성이 남달랐어요. 저와 10년 넘게 운동하면서 하루도 운동을 빠진 적이 없습니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을 발굴해 성장을 이끈 윤종형 신일여고 코치 겸 대전육상연맹 실무국장의 말이다.

윤종형 코치는 대한육상연맹이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실시한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포상금 수여식에서 우상혁과 함께 포상금을 받았다.

우상혁은 지난 7월 19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뛰어넘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한국 선수의 세계선수권대회 최고 성적이자 역대 두 번째 메달이다. 2011년 대구 대회 남자 경보 20㎞ 김현섭의 동메달이 종전 최고 성적이었다.

대한육상연맹은 우상혁에게 포상금 5000만원을 전달했다.

아울러 현재 우상혁을 지도하는 김도균 육상대표팀 수직도약 코치에게 1250만원을, 우상혁을 발굴한 윤종형 코치에게 250만원을 포상금으로 수여했다.

윤종형 코치는 우상혁을 높이뛰기 선수로 인도한 지도자다. 그는 2019년까지 대표팀 코치로 일한 윤종형 코치는 우상혁을 10년 넘게 지도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교통사고로 오른발을 다쳤음에도 달리기를 좋아했던 우상혁은 아버지를 졸라 초등학교 4학년 때 육상부에 들어갔다.

윤종형 코치는 "아버지가 상혁이의 손을 잡고 대전한밭종합운동장을 찾아와 나를 찾더라. 아이가 육상을 하고 싶어해서 소개를 받아 왔다고 했다. 아버지가 '축구나 다른 종목도 아니고 오직 빨리 뛰는 것을 하고 싶어한다'고 했다"며 "처음에 테스트를 했을 때는 평범했다. 상중하로 따지면 중간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다시피 오른발이 왼발보다 1㎝ 작다. 전체적으로 신체조건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 스피드로 겨루는 종목은 힘들 것 같았다"며 "그런데 고관절 가동력이 좋고, 발을 차올리는 것이 빠르고 높더라. 그래서 높이뛰기를 권했다. 어린 선수들은 바에 허리가 닿으면 아파서 안하려고 하는데, 우상혁은 과감성도 있었다"고 떠올렸다.

어릴 때부터 승부욕이 남달랐다. 좀체 포기할 줄을 몰랐다. 오른발이 더 작은 불리한 신체조건을 이겨내고 세계 정상급 선수로 올라선 것도 이런 근성 덕분이었다.

윤종형 코치는 "어릴 때 빈혈이 있어 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다른 친구들에게 지기 싫어 아픈 내색을 하지 않고 훈련한 적도 있다. 우상혁을 10년 넘게 지도하는 동안 운동을 쉬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대표팀으로 선발돼 선수촌에서 훈련할 때 밤 8~9시까지 꾸준히 운동을 하더라. 내가 너무 무리하는 것 같아 말린 적도 있다"고 떠올렸다.

"우상혁은 안돼도 포기하지를 않는다. 될 때까지 한다"고 말한 윤종형 코치는 "오른발이 더 작은데도 이정도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우상혁이 남들보다 노력한 결과다. 오른발이 더 작아서 밸런스, 체력 부분을 더 보강해야하는데 남들의 곱절 이상으로 훈련해 이겨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높이뛰기 우상혁이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메달획득에 대한 포상금 수여식 및 세계다이아몬드 파이널 대회 출정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대기 대한육상연맹 회장, 우상혁, 김도균 대표코치, 이광필 지도자, 윤종형 감독. 2022.08.03.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높이뛰기 우상혁이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메달획득에 대한 포상금 수여식 및 세계다이아몬드 파이널 대회 출정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대기 대한육상연맹 회장, 우상혁, 김도균 대표코치, 이광필 지도자, 윤종형 감독. 2022.08.03. jhope@newsis.com

윤종형 코치는 "내게 우상혁은 자식 같은 제자지만 의지력은 높이 산다. 근성이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큰 대회에서 위축되지 않는 '강심장'도 우상혁의 강점 중 하나다. 2014년 세계주니어육상선수권대회에서 2m24로 동메달을 땄을 때 경기를 앞두고 오히려 윤종형 코치를 진정시키기도 했다.

당시 대회에 함께 나갔던 윤종형 코치는 "당시 코치 박스에 앉아있는데 우상혁이 트랙 위에서 나에게 '긴장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더라. 큰 무대에서 농담을 던질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며 "내가 흥분하면 토닥이고 안정시켜주는 선수였다. 같이 경기를 하면 내가 마음이 편했다"고 전했다.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동메달 이후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지만, 우상혁은 남다른 근성으로 이겨내고 세계 최정상의 자리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육상 트랙·필드 최고 성적인 4위를 차지한 우상혁은 올해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금메달(2m34), 도하 다이아몬드리그 우승(2m33),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의 성과를 냈다.

실내외를 통틀어 우상혁의 최고 기록은 지난 2월 체코 후스토페체 실내 대회에서 기록한 2m36이다. 우상혁은 2m40을 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윤종형 코치는 우상혁의 근성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우상혁이 2m30을 넘을까말까 할 때에도 2m35를 목표로 했다. 당시 베개 밑, 책상 등에 '235'가 빨간색으로 적힌 종이를 부적처럼 붙여놨더라. 당시 나는 그게 '2m35'를 의미한다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결국 해냈다"며 "우상혁의 신장이 188㎝고, 대개 사람이 자신의 키보다 30㎝ 높이까지 뛰어넘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상혁이라면 52㎝가 높은 2m40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m37로 우승해 3연패를 달성한 '현역 최강' 무타즈 에사 바심(카타르)의 존재는 우상혁이 도전을 이어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윤종형 코치는 분석했다.

윤종형 코치는 "그런 강한 선수가 있어야 강해진다. 바심은 자타가 공인할 정도로 신체조건이 좋고, 타고난 선수"라며 "사정권에 들어온 만큼 바심도 우상혁이 신경쓰일 것이다. 사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이전에 바심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우상혁이 이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윤종형 코치는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우상혁이 가장 큰 목표로 삼는 2024년 파리올림픽 금메달도 가능할 것이라고 에상했다.

그는 "무리하지 않고,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몸 관리를 철저히 하면 파리올림픽 금메달 가능성은 크다고 본다"며 "부상 변수가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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