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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고건한 "군인답지 않은 군인, 말투에 신경 썼죠"

등록 2022.05.0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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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한, 군 수사관 '윤상기' 역 맡아

"군인답지 않은 군인, 말투에 신경 써"

"안보현·조보아에게 좋은 자극 받아"

늘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아쉬움

"로맨스·휴먼극 도전하고파"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tvN 월화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 출연 배우 고건한이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배우 고건한은 드라마에서 4사단 군법무실 소속 군수사관 윤상기 수사계장(중사) 역을 맡아 열연을 했다. 2022.05.0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tvN 월화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 출연 배우 고건한이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배우 고건한은 드라마에서 4사단 군법무실 소속 군수사관 윤상기 수사계장(중사) 역을 맡아 열연을 했다. 2022.05.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은해 기자 = 최근 종영한 tvN 월화극 '군검사 도베르만'의 '윤상기'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군인답지 않은 군인'이다. 군 수사관으로서 상관 군검사 '도배만'(안보현)과 '차우인'(조보아)에게 충성하지만 쉴 새 없이 시시껄렁한 농담을 쏟아낸다. 흔히 '다, 나, 까'로 대표되는 경직된 말투도 그와는 거리가 멀다. 중요한 증인을 설득하기 위해 랩 배틀까지 불사한다. 배우 고건한(34)은 일반적인 군인과 다른 느낌의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대사의 라임을 맞추고, 그루브가 느껴지도록 했다. 말의 운율을 연구하고 윤상기만의 독특한 말투를 찾는 데에 몰두했다. 육군 4사단 법무실의 이단아 윤상기는 그의 치열한 고민 끝에 탄생했다.

"현역으로 군생활 한 경험을 많이 살렸어요. 군대가 중심 소재인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D.P'도 참고했어요. '군검사 도베르만'은 활극이에요. 어떻게 하면 무거운 이야기를 좀 더 유쾌하고 가볍게 전달할 수 있을까 많이 생각했어요. 윤상기의 가장 큰 특징이 '군인답지 않은 군인'인데 일반적인 군인 말투와 달리 특이한 면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가 대구와 부산에서 살았는데 경상도 억양이 아직 남아 있어요. 예전에는 사투리를 고치려는 강박이 있었는데 이제는 제 말투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려고 해요."

극 중 윤상기는 맹목적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도배만을 따랐다. 군검사 도배만을 따라 군 수사관 직업까지 선택했다. 방송에서 짧게 그려졌지만 기존 대본에는 윤상기의 사연이 자세하게 담겨 있었다. 고건한은 "윤상기가 한 일이 와전돼 누명을 쓰게 된다. 도배만이 그 부분을 정확하게 짚고 취조실에서 구해주는 장면이 있었다. 신이 약간 바뀌었는데 윤상기에게 도배만은 인생의 구원자 느낌이다. 맹목적인 믿음이 있다. 도배만이 '용문구'(김영민) '노태남'(김우석)과 비리를 저지르려 하자 옆에서 불안감을 느낀다. 도배만이 전역해도 같이 가야 하는데 이 길이 맞나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군검사 역을 맡은 또래 배우 안보현, 조보아와는 통하는 부분이 많았다.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며 좋은 자극이 됐다. 그는 "동년배 배우들이라 처음부터 친근했다. 선배님들과 연기할 때와 또 다른 느낌이다. 비슷한 나이에 생각하는 것들이 있다. 두 사람이 드라마에서 차지하는 절대적인 분량, 소화해야 하는 신이 많았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는데 정말 잘 해내더라. 어려운 작업 환경에서도 중심을 지켜나갔다. 같은 나이대에서 느낄 수 있는 자극이었다"고 회상했다.

'군검사 도베르만'은 방산 비리, 재판 조작, 가혹행위, 갑질, 총기 난사 사건 등 군 내 어두운 부분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매회 안타까운 피해자와 뻔뻔한 가해자, 문제를 덮으려고만 하는 군 수뇌부가 등장했다. 무거운 이야기지만 유쾌함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고, 그 균형의 중심에는 4사단 법무실의 수사관 윤상기, '안유라'(김한나) 계장 '서주혁'(박진우) 법무참모가 있었다. 세 사람은 도배만과 차우인의 조력자이자 극 분위기를 환기하는 감초로 활약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tvN 월화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 출연 배우 고건한이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배우 고건한은 드라마에서 4사단 군법무실 소속 군수사관 윤상기 수사계장(중사) 역을 맡아 열연을 했다. 2022.05.0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tvN 월화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 출연 배우 고건한이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배우 고건한은 드라마에서 4사단 군법무실 소속 군수사관 윤상기 수사계장(중사) 역을 맡아 열연을 했다. 2022.05.03. [email protected]


"가장 많이 부딪히고 함께 고민했던 역할은 안유라 역의 김한나 배우예요. 정말 자주 이야기 나눴어요. 어떻게 하면 더 재밌을까. 이렇게, 저렇게 해보면 어떨까.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PD님과도 의견을 나눴어요. 덕분에 현장에서 새로 생겨난 장면도 있어요. 서로 즐기면서 재밌게 촬영했어요. 박진우 선배님은 워낙 유쾌하고 연기를 정말 잘해요. 늘 저희한테 '더 없어? 더 많이 해보자' 이렇게 의욕을 북돋워 줘요. 선배님한테 꼭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그는 지난 3월 종영한 SBS TV 금토극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빨간 모자를 쓴 살인범 '양용철'로 분해 범죄자들의 습성을 실감 나게 설명했다. 소름 끼치는 표정과 말투 덕분에 '습성좌'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밝고 유쾌한 윤상기와 전혀 다른 캐릭터였다. "정말 감사한 드라마다. 저의 새로운 모습을 잘 녹여낼 수 있어서 기뻤다. 짧게 나왔지만 오래 기억에 남는 역이다. 충분히 고민하고 집중했기 때문에 홀가분하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며 "김남길, 진선규 선배님과 함께 연기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현장에서 저를 이끌어줬고, 연기할 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고건한은 2011년 연극 '안티고네'로 데뷔했다. 영화 '수성못'(2018) '너의 여자친구'(2019) '비와 당신의 이야기(2021)와 드라마 '신의 퀴즈4'(2014) '오 마이 비너스'(2015) '로봇이 아니야'(2017) '계룡선녀전'(2018)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2019) '생일편지'(2019) '꼰대인턴'(2020) '오케이 광자매'(2021)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2022) 웹드라마 '구해줘 꼰대'(2021) 등에서 크고 작은 역을 맡으며 내공을 쌓았다.

그를 아는 이들에게는 '연기 잘하는 배우'로 통하지만 스스로의 평가는 한없이 박하다. 작품이 끝나면 늘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만 생각난다. 지난날에 대한 후회와 반성은 발전을 위한 자양분이 됐다. "누군가에게는 의미 있고 칭찬받을 수 있는 일이지만 스스로 돌이켜봤을 때는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것 같다. 더 잘하고 싶었는데 꽉 채우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어떤 작품을 떠올려도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순간에는 열심히 하는데 막상 돌이켜보면 즐기지 못했다는 걸 안다"고 말했다.

"아직 본격적인 로맨스를 안 해봤어요. 로맨스와 휴먼극에 도전하고 싶어요. 제 나이 때 겪을 수 있는 일반적인 이야기, 소소하게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을 전하는 작품을 좋아해요. 김태용 감독님의 영화 '가족의 탄생'처럼요. 가족, 연인 등 다양한 관계를 그려요. 대부분 이야기가 사랑에서 시작하고 사랑으로 끝나잖아요. 그런 감정을 진득하게 표현하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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