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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회 휴진' 오늘 시작…'초강경파' 의협회장 내일 취임

등록 2024.04.30 05:01:00수정 2024.04.30 06:4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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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내년도 의대정원 제출 마감시한

서울대·연대의대 등 교수휴진 본격화

의협 내달 '초강경파' 회장 체제 돌입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의정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29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04.29.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의정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29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04.29. [email protected]

정부가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에 내년도 의대 정원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한 시한인 30일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의대 교수들의 휴진이 본격화하게 되면 의정 갈등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의정 갈등은 내달 1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초강경파'로 평가되는 임현택 회장 체제로 바뀌면서 분수령을 이룰 전망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으로 의료 공백이 70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빅5' 병원인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은 이날 하루 외래진료와 수술을 중단(응급·중증환자 진료는 제외)하겠다고 예고했다. 고려대 안암·구로·안산병원 등 고려대의료원 산하 교수들도 이날부터 주 1회 휴진하기로 결정했다.

의대 교수들은 정부의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후 두 달 넘게 빈 자리를 채워오며 물리적·체력적 한계를 호소해왔다.

 다른 '빅5' 병원인 서울아산병원·서울성모병원은 내달 3일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하기로 했다. '빅5' 중 한 곳인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해 강북삼성병원·삼성창원병원이 참여하는 성균관대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주 52시간 근무를 준수하되, 근무시간 초과로 피로가 누적된 경우 주 1회 외래·시술·수술 등 진료 없는 날을 휴진일로 정해 휴식을 가져 달라는 권고안을 교수들에게 배포한 상태다.

전북 원광대 의대·원광대병원 교수들은 지난달 말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데 이어 전날 단체로 의대학장에게 사직서를 냈다. 주 1회 휴진도 예고했다.

의대 증원을 두고 의료계와 정부가 70일 넘게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서 의대 교수들이 의료 공백 장기화에 대비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은 내달 출범하는 3기 비대위에서 매주 1회 휴진을 정례화할 지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세브란스병원 등 연세대 의대 교수들은 내달 말까지 매주 하루 휴진 하기로 결정했다. 고려대의료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내달 말까지 사태가 지속되면 교수들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진료 형태를 변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지난 26일 온라인 총회를 갖고 장기적으로 진료를 유지하기 위해 이번주부터 매주 1회 휴진을 결정했다. 전국 19개 의대 산하 병원 51곳이 주 1회 외래 진료와 비응급 수술을 중단하기로 했다.

의대 교수들이 지난달 25일부터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해 사직 효력 발생 시점이 각기 다르고 개인별 진료·수술 일정 등을 감안해야 해 시간이 흐르면서 연쇄 사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의정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29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2024.04.29.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의정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29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2024.04.29. [email protected]

교수들의 사직, 휴진 행렬이 이어질 경우 의료 공백이 더 커질 우려가 있다. 정부는 공중보건의사(공보의)와 군의관을 병원에 3차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지만, 상당수가 인턴도 하지 않아 현장 경험 자체가 크게 부족한 '일반의'인 공보의와 전공의 과정을 마친 '전문의'인 군의관이 교수 대신 실질적인 진료를 보거나 수술에 투입되긴 어렵다.

특히 교육부가 향후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확정해 증원을 되돌릴 수 없게 되면 병원을 떠나가는 교수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내달 임현택 의협 회장 체제가 본격화되면 의대 증원을 두고 정부와 대치 중인 의협을 중심으로 의료계의 대정부 투쟁 수위는 한층 높아져 의정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임 당선자는 지난 28일 열린 제76차 정기 대의원 총회에서 "의대 증원 백지화 없인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어떠한 협상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협 회장을 중심으로 결집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를 해산하고 새 집행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면서 "전공의와 의대 교수들이 의협을 중심으로 힘을 합치는 게 가장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연준흠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장은 “신임 집행부에서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전면 백지화를 위해 사즉생의 각오로 임하겠다”면서 "정부의 대화 창구는 오직 의협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했다.

의협은 정부와의 일대일 대화의 조건으로 사회적 협의체인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폐지하고 별도의 협의체를 구성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의료개혁 특위를 구성하는 전체 위원(27명) 중 의사는 7명으로 전체의 3분의1 미만이여서 의료계가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이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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