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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정학→건물 점거…美컬럼비아 반전시위 일촉즉발

등록 2024.05.01 03:58:41수정 2024.05.01 06: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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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비아대, 시위대 건물 점거에 "대가 치를 것"

시위대, 이스라엘 분리 등 수용까지 점거 유지

대학, 강제력 동원 땐 충돌 불가피…후폭풍 예상

[뉴욕=AP/뉴시스]3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 캠퍼스에서 가자사태에 반대하는 사위대가 해밀턴 홀을 점거하기 위해 창문을 깨고 들어서고 있는 모습. 2024.05.0.1

[뉴욕=AP/뉴시스]3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 캠퍼스에서 가자사태에 반대하는 사위대가 해밀턴 홀을 점거하기 위해 창문을 깨고 들어서고 있는 모습. 2024.05.0.1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미국 대학가 가자지구 반전시위 중심에 있는 컬럼비아대 시위대가 30일(현지시각) 캠퍼스 건물을 기습점거하자 대학 측이 강제 해산 조치를 검토하는 모습이다.

컬럼비아대는 이미 한차례 경찰을 동원해 캠퍼스 시위대를 해산시켜 전국적인 시위 확산에 불을 당겼는데, 이번에도 공권력을 동원할 경우 막대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CNN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벤 창 컬럼비아대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총장 겸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전날 규칙을 위반하는 시위대에 의해 대학 업무가 끝없이 방해받을 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계속 그렇게 하면 분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컬럼비아대 캠퍼스에서 가자 사태와 관련해 농성 시위를 이어가던 학생 그룹 중 일부는 이날 새벽 캠퍼스 내 해밀턴 홀을 기습 점거했다. 대학측이 대가를 언급한 것은 공권력을 동원해 강제해산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창 대변인은 "시위대는 기물을 파손하고 문과 창문을 부수며 입구를 막으면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으로 긴장을 확대하는 것을 선택했다"며 예고대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는 시위대의 행동에 대한 대응이지 시위대의 대의에 대한 것은 아니다"며 "캠퍼스 내 혼란은 많은 유대인 학생과 교수에게 위협적인 환경을 조성했고, 시끄러운 소움으로 교육, 학습, 기말고사 준비를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시위대도 일체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날 건물 점거를 주도한 '컬럼비아대 아파르트헤이트 다이베스트(CUAD)'는 성명에서 "스스로의 규칙은 물론 윤리적인 의무도 지키지 않는 대학에 대한 유일한 마지막 대응은 우리가 캠퍼스를 되찾는 것"이라며 대학이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건물에 남아있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학이 이스라엘과 연관된 기업들과 관계를 끊고,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시위대에 대한 징계를 사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욕=AP/뉴시스]3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 캠퍼스에서 가자사태에 반대하는 사위대가 해밀턴 홀을 기습 점거한 이후 학생들이 건물 외부에 장애물을 설치하고 외부인 출입을 막고 있다. 2024.05.0.1

[뉴욕=AP/뉴시스]3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 캠퍼스에서 가자사태에 반대하는 사위대가 해밀턴 홀을 기습 점거한 이후 학생들이 건물 외부에 장애물을 설치하고 외부인 출입을 막고 있다. 2024.05.0.1

컬럼비아대는 마감시한으로 제시한 전날 오후 2시까지 시위대가 캠퍼스 내 농성을 해제하지 않자, 참가 학생들을 상대로 정학 조치에 나섰다. 이에 CUAD 등 일부 시위대가 이날 새벽  해밀턴 홀을 기습 점거했다.

대학이 강력한 조치를 취하자 시위대 역시 벼랑끝 전술을 구사한 것이다.

해밀턴 홀은 미국 독립 전인 1754년 지어졌으며 컬럼비아대 원조격 건물이다. 1968년 베트남전 반전 시위와 1985년 남아공 아파르트헤이트(극도의 인종차별) 반대 시위 때도 학생들이 점거한 바 있다.

만약 대학이 경찰을 동원해 강제해산에 나선다면 시위대와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CUAD는 앞선 성명에서 학교 당국이 또 다시 경찰이나 군인을 부를 경우 손에 피를 묻히게 될 것이라 경고하기도 했다.

컬럼비아대는 캠퍼스 내 농성이 시작된 다음 날인 지난 18일 뉴욕 경찰을 동원해 100여명을 체포하고 시위대를 강제 해산했는데, 이는 농성 시위가 전국 대학 캠퍼스로 확산하는 도화선이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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