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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차성수 금천구청장 "주민에 힘싣기 위해 주민센터별로 사업결정권 부여"

등록 2017.01.11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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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차성수 금천구청장이 9일 오후 서울 금천구 금천구청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7.01.11.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차성수 금천구청장이 9일 오후 서울 금천구 금천구청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7.01.11.  [email protected]

'마을민주주의' 통해 주민 스스로 주인돼 '마을문제' 해법 제시  2단계 洞특성화사업 완료해 '주민이 마을 주인되는 환경' 조성  독산동 공군기지 이전 추진...G밸리 배후지원시설·공공시설 확보  대형종합병원 유치 자금난 등 난제..."당장 어렵다고 포기안할 것"

【서울=뉴시스】대담/이상택 사회정책부장 정리/이재우 기자 사진/최진석 기자 = "금천구는 교육인프라가 전무한 지역이라고 한다. 교육 때문에 금천구를 떠나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행복한 삶의 보증은 교육환경이나 인프라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교육의 목적은 '성공하기'가 아니라 '진로찾기'여야 한다. 교실 안에서만 배운 짧은 지식으로는 단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 몰라도 오랜시간 행복할 수 없다. 교실 밖으로 학교를 넘어 마을에서 사람을 알게 되고 그들과 관계 맺기를 배운다면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차성수 금천구청장은 금천구 토박이다. 금천구에서 자란 그는 인구 유출을 야기하는 열악한 교육환경을 부인하지 않는다. 단 열악한 교육환경은 '마을공동체 부활'을 통해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차 구청장은 민선 5~6기 마을공동체 부활에 주력해왔다. 그는 금천구 마을공동체가 싹을 내려가고 있다고 자평한다.

 차 구청장은 지난 9일 뉴시스와 신년 인터뷰에서 "마을민주주의를 통해 주민들이 스스로 주인이 돼 마을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을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골목길을 어떻게 더 좋게 만들까, 더 안전한 동네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이런 문제를 지금까지는 구청에서 끌고 왔지만 앞으로는 주민들이 동에서 결정할 수 있게 해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예산과 결정권한을 가장 작은 행정단위인 동(洞)으로 내려보냈다. 그 결과 독산극장, 공유냉장고 등 동마다 특색있는 사업이 생겼다. 차 구청장은 올해 2단계 동 특성화사업을 통해 주민이 마을의 주인이 되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차 구청장은 "주민에게 힘을 줄수록 지역이 발전한다"며 "올해부터 주민센터 단위로 사업결정권과 예산을 부여하는 'Bottom-Up'의 상향식 방식을 다양하게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금천구 지역발전을 위해 독산동 공군기지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3만평에 달하는 공군기지를 이전해 서울디지털산업단지(G밸리) 배후지원시설과 금천구에 부족한 공공시설을 확보할 가용지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초 지자체의 권한을 넘는 사업인 만큼 민관군, 정치권을 설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차성수 금천구청장이 9일 오후 서울 금천구 금천구청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7.01.11.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차성수 금천구청장이 9일 오후 서울 금천구 금천구청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7.01.11.  [email protected]

 차 구청장은 금천구 주민의 숙원사업인 대형 종합병원 유치를 위해서도 앞장서고 있다. 수도권 대형병원 관계자들을 직접 찾아가 브리핑을 할 정도다. 그는 "병원들의 경영난과 높은 부지가격으로 병원 설립에 장애가 있는게 현실이다"면서도 "당장 어렵다고 포기할수 없다. 지속적인 유치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차 구청장은 이날 인터뷰 내내 세월호 1000일을 맞았지만 공직사회는 변화하지 않았다고도 토로했다. 그는 고려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동아대에서 사회학을 가르쳤다. 노무현 정부 시민사회수석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했다.

 차 구청장은 "1000일 동안 공직자의 삶을 어떻게 바뀌었나. 공무원에게 정년을 보장해주는 이유는 소신껏 일하라는 의미다. 승진을 못해도 먹고사는 문제는 고민하지 말고 국민을 위해 일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사소한 불이익조차 받지 않고 정년을 보장받겠다는 공직자들이 많다. 소신껏 일하고 불이익을 받아도 그게 정당하면 격려받고 칭찬받을 수 있는 공직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세월호 1000일이 준 가장 큰 교훈이다. 그런데 공직사회가 용수철처럼 원대복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차 구청장과 일문일답.

 -.지난 한해 다사다난했다. 소회는.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이 마비되고 시시각각 새롭게 나오는 의혹들은 정부에 대한 마지막 신뢰마저 놓게 만들게 하는 한해였다. 대통령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된 중앙집권적 권력구조가 이같은 문제를 낳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분권과 자치가 해답이라고 생각한다. 금천구는 지난해를 마을민주주의 원년으로 삼고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기꺼이 수용했다. 예산과 결정권한을 가장 작은 행정단위인 동(洞)으로 내려보내 주민이 스스로 결정·집행하고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냄으로써 진정한 주민자치의 첫발을 내딛었다고 자부한다. 구민들의 높아진 자치역량과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던 매우 뜻 깊은 한해였다."

 -.지난해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파주시 자원회수시설 공동이용 협약이 체결 직전에 중단된 것이다. 가연성 생활폐기물의 안정적 처리를 위해 파주시와 소각장 공동사용을 수차례 협의해 협약단계까지 갔지만 협약체결 직전 경기도의 도내 우선원칙, 직매립 제로화 등 이유로 중단됐다. 대안으로 양천구 자원회수시설(80t/일)을 금천구가 사용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가장 만족스러웠던 순간은.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차성수 금천구청장이 9일 오후 서울 금천구 금천구청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7.01.11.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차성수 금천구청장이 9일 오후 서울 금천구 금천구청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7.01.11.  [email protected]

 "동(洞) 주민에게 권한과 예산을 지원해 주민이 직접 필요한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동 특성화사업'으로 '마을민주주의' 기반을 다졌던 것을 꼽고 싶다. 주민들이 행정의 수혜자에서 이웃과 함께 마을에 필요한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기획자이자 활동가로 성장했고 '독산극장', '공유냉장고' 등 동마다 특색있는 사업이 생겨났다. 마을민주주의를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제1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에서 최우수상도 받았다. 올해는 동 특성화사업 2단계를 추진한다. 마을계획사업 추진 동을 확대하고 마을기금, 마을활력소 운영을 활성화해 동 단위 마을공동체 조성을 적극 지원, 주민이 진정한 마을의 주인이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독산동 공군부지 이전은 어디까지 진척됐나.

 "공군부대는 북측의 가산디지털단지와 남측의 금천구심을 차단해 균형적인 지역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이전이 반드시 필요하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G밸리) 배후지원시설과 금천구에 부족한 공공시설 확보를 위해 신규 가용지가 절실하다. 공군부지가 그 부지다. G밸리와 연계해 서울시 차원의 창조경제 거점 기능을 할 수 있는 지역으로 재창조, 금천구의 지역정체성을 제고하고 도시활성화를 도모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단 공군부대 이전 문제는 우리구와 서울시뿐만 아니라 민관군과 정치권이 협력해 추진해야할 중장기적 사업이다. 공군부대 부지 개발의 실현성을 높이기 위해 2015년 10월5일 개발사업 경험이 많은 SH공사와 '공군부대 개발에 관한 업무 협약(MOU)'을 맺었다. 지난해부터 국방부, SH공사와 공군부대 이전 후 개발계획에 대한 타당성 조사 계획 용역을 토대로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방부와 서울시, SH공사 등 민관군, 정치권이 협력해 지역경제 성장의 거점을 마련하고 금천구 뿐만 아니라 타 지역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금천구민 숙원사업중 하나가 대형종합병원 유치인데 추진상황은.

 "대형종합병원 유치를 위해 다각적으로 뛰고 있다. 2015년 2월 대한전선 부지에 부지면적 2만㎡ 규모의 종합병원을 건립하도록 도시계획이 결정됐다. 병원유치 제안서를 400병상이상 전국 병원에 제안했고 수도권 대형병원을 직접 방문해 관계자와 면담하고 금천구 부지의 장점을 알렸다.  2015년 10월에는 대한병원협회 주관하에 전국 시도 병원회장 합동회의에 찾아가 금천구 병원유치를 위한 브리핑을 직접했다. 대한전선 부지 소유자인 부영과 공조를 통해 병원 유치 실현가능성을 높이고자 하고 있다. 현재 병원들의 경영난과 높은 부지가격으로 병원 설립에 장애가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당장 여건이 어렵다고 포기할 수 없는 사업이다. 지속적인 유치노력을 통해 구민들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금천구는 낙후된 교육환경으로 학령기 아동을 둔 가정들이 떠나는 경향이 있다. 혁신교육지구 등 교육인프라 확보를 위한 비전을 말씀해달라.

 "흔히 마을에 대학도 특목고도 없고 사교육이 성행하는 학원가도 없어 금천구를 교육인프라가 전무한 지역이라고 한다. 교육 때문에 금천구를 떠나고 싶어하는 구민이 많다. 행복한 삶의 보증은 교육환경이나 인프라 여부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교육의 목적이 '성공하기'였다면 앞으로 목적은 진로찾기'이어야 한다. 학창시절의 몇년이 전체 인생의 성공을 결정할 수 없고 100세 시대인 지금 교실 안에서만 배운 얕은 지식만으로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다. 교실의 한계, 학교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 마을이라고 생각한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차성수 금천구청장이 9일 오후 서울 금천구 금천구청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7.01.11.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차성수 금천구청장이 9일 오후 서울 금천구 금천구청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7.01.11.  [email protected]

 교실 안에서만 배운 짧은 지식으로는 단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언정 오랜시간 행복할 수 없다. 반대로 교실밖으로 학교를 넘어 마을에서 사람을 알게 되고 그들과 관계 맺기를 배운다면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더구나 우리 사회의 교육문제는 교육에 국한돼 있는 건 아니다. 다원적이고 복합적이다. 다원적이고 복합적인 교육문제를 학교 혼자 풀 수 없기에 마을과 지역사회가 연대하고 참여해야 한다. 교육문제를 함께 모여 고민하는 동안 마을공동체가 복원되고 참여와 협력을 통해 우리사회의 민주주의는 강화될 것이다. 금천혁신교육지구는 학생들의 진로를 찾아주기 위해 마을공동체의 회복, 마을민주주의 복원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교육주체이자 마을의 구성원인 교사, 학부모, 학생 그리고 마을주민이 금천구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는 더 이상 지역사회에서 분리된 섬이 아니라, 마을사람들이 품고 있는 따뜻한 쉼터의 역할을 해야 한다."

 -.구청장 휴대전화를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일에 맞춰 위반행위 제보용으로 공개했다.

 "부패행위 신고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위반행위 제보용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했다. 단 하나의 부패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 휴대전화는 직원들에게 맡기지 않고 항상 들고 다닌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현재까지 청탁금지법 위반신고는 없다. 휴대전화로 받은 문자들은 주로 행정처리에 대한 감사의 문자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사회를 복지부동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 공직자들이 비정상적인 청탁과 압력에 맞서 일할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한다. 혹시라도 청탁금지법 때문에 직원들이 위축돼 소극적인 행정을 하는지에 대해 다양한 경로로 면밀히 듣고 있는데 다행히 현재까지는 그런 사례가 없다."

 -.올해를 중점사업은 무엇인가.

 "올해 금천구는 분권과 자치, 변화와 혁신, 참여와 협치를 통해 구민의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정책들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혁신을 선도하고 주민과의 협치를 강화하고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전담부서인 '지역혁신과'를 신설해 민관 협력 및 주민과의 소통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는 협치조정관을 임명해 협치사업 전반에 대한 조정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는 '협치 기본조례'를 제정해 민관협치의 체계구축과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사항 및 협치사업을 심의 조정하는 '협치금천구회의'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또 지역조사활동가를 구성해 지역사회의 당면현안과 문제점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주민과 마을총회, 토론회, 워크숍 등 공론의 장을 거친 후 최종 지역의제로 선정해 마을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 모든 행정은 협치를 기본가치로 삼아 추진하고 특히 전문가 영역으로 상징되던 도시재생사업도 협치의 원칙을 적용해 주민 참여와 협치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 구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인프라 확충에도 나설 방침이다. 화재로부터 신속대응을 위한 금천소방서 건립은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조기 착공하고 신노년층을 위한 '금천어르신복지센터', 다양한 계층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금천장애인복지센터', 청소년들의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는 '청소년 뮤지컬 스쿨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문화예술의 삶을 활성화하기 위해 '서서울미술관 건립'과 '다목적문화체육센터 건립', 마을예술창작소 등의 복합시설인 '금천마을활력소'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

 "저출산·고령화의 사회구조 변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금천구에는 4만2000여명의 1인가구가 있다. 1인가구 증가에 따른 여러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집중하겠다. 1인가구 고독사 조기발견 시스템 및 방지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공유 공간을 활용한 청년네트워크 사업인 '무중력 키친' 등 청년 1인가구 욕구조사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정책을 추진하겠다. G밸리하우스, 신혼부부 임대주택, 보린주택 등 다양한 수요자들을 위한 맞춤형 공공원룸주택사업도 확대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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