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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대로]트랜스젠더 軍복무 허용한 美…변희수 하사도 복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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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1/31 07:30:00
바이든 미 대통령, 트랜스젠더 군 복무 허용
이스라엘과 캐나다, 성전환수술 비용 제공
우리나라는 현행법상 트랜스젠더 복무 불가
첫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1년째 소송 중
변희수 강제전역, 헌법 직업선택 자유 침해
김용민 "병역판정 신체검사 규칙 폐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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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금지했던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허용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행정명령 서명은 자격을 갖춘 모든 미국인이 제복을 입고 조국에 봉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1.01.26.

※ '군사대로'는 우리 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박대로 기자를 비롯한 뉴시스 국방부 출입기자들이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군의 이모저모를 매주 1회 이상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트랜스젠더(transgender)란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를 지니고 태어났지만 자신이 반대 성의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사람이다.

외국에서는 트랜스젠더와 트랜스섹슈얼리즘(Transsexualism)이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트랜스젠더가 생물학적 성과 추구하는 성 간의 차이를 인지하는 사람이라면 트랜스섹슈얼리즘은 생물학적 성과 추구하는 성 간의 차이를 느끼며 자신의 몸을 이상향으로 맞추기 위한 행동(호르몬치료, 성전환수술)을 하는 사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트랜스젠더와 트랜스섹슈얼리즘을 혼용하는 분위기다.

미국에서는 이 트랜스젠더들이 군대에 갈 수 있게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5일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군 최고사령관으로서 성적 정체성이 군 복무를 가로막아선 안 된다고 확신한다"며 "더구나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허용하는 것이 군대에 어떤 유의미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아무런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정부 당시 허용됐다가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재검토되던 트랜스젠더 군 복무가 다시 공식적으로 허용된 것이다.

이스라엘과 캐나다도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허용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1993년부터, 캐나다는 1998년부터 트랜스젠더 군인의 군 복무를 허용하고 있다. 나아가 캐나다와 이스라엘은 기존에 복무하던 군인이 의학적 판단을 통해 성별 불쾌감 진단을 받은 경우 복무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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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근현 기자 =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휴가 중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부사관 변희수 하사와 함께 육군의 전역 결정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며 사전 국외여행 허가서를 공개하고 있다. 2020.01.22. khkim@newsis.com
해당 군인이 추구하는 성에 따라 복무하기를 희망하는 경우 캐나다는 의료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그 군인에 수술비용과 성전환수술 이후 의료비를 지원한다. 이스라엘은 치료비와 상담비용을 포함해 가슴과 성형수술 비용까지 제공한다.

우리나라 상황은 다르다. 성전환수술을 받은 변희수 하사는 지난해 1월 강제 전역을 당한 뒤 1년째 군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20년 12월 육군의 조치가 법적 근거가 없는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라는 결정을 내렸지만 군은 현행 규정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변 하사가 강제 전역에 불복하며 제소한 전역처분취소 행정소송의 재판부(대전지법 제2행정부 부장판사 오영표)는 제소로부터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첫 재판 기일을 정하지 않았다.

군인권센터는 이에 대해 "정체성을 밝히지 못하고 숨죽여 복무하는 다수의 트랜스젠더 군인들이 우리 군에도 엄연히 존재한다. 다만 노골적으로 다가오는 차별에 공개적으로 저항하지 못할 뿐"이라며 "변희수 하사가 강제 전역당한 지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우리 군은 이후로도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에 대해 그 어떤 고민도, 연구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우리 현행법은 트랜스젠더에게 군 복무 기회를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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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2일(현지시각) 호주 멜버른 마리브농시 쿼리 파크에서 열린 한국전참전기념비 제막식에서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2019.05.02. (사진=국가보훈처 제공) photo@newsis.com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여성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트랜스젠더는 병역을 면제 받는다. 트렌스젠더는 병역법상 전신기형, 질병, 심신장애 등으로 병역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 중 '심신장애로 인하여 병역을 감당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트랜스젠더가 군 복무를 하겠다고 자원하는 경우에도 군은 복무를 허락하지 않는다. 현행법은 주체성 장애나 성 선호 장애(트랜스젠더)에 해당하는 사람 중 6개월 이상 정신건강의학과 치료 경력이 있거나 1개월 이상 정신건강의학과 입원력이 확인된 사람을 전역시키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변 하사처럼 복무 중 성별 불쾌감 진단을 받은 군 간부는 규정 미비 탓에 위태로운 처지에 놓이게 된다. 군인사법에는 성별을 정정한 간부의 복무에 대한 규정이 아예 없다. 이 때문에 군 간부가 복무 상황에서 성별 불쾌감 진단을 받은 경우 그 복무 가부는 각 군 전역심사위원회 심의에 따라 정해진다. 육군인 변 하사는 육군 전역심사위 결과에 따라 강제 전역했다.

이처럼 변 하사를 비롯한 국내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막는 현행법은 우리 헌법에 위배되는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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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4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성소수자 최대 행사인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참가자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2018.07.14.  mangusta@newsis.com
헌법 15조는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정하고 있으며 32조 1항은 '모든 국민이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트랜스젠더인 변 하사는 헌법상 권리인 직업선택의 자유를 향유할 수 있음에도 하위법 규정에 의해 직업을 잃게 된 셈이다.

아울러 트랜스젠더 진단과 이에 따른 심신 장애 판정, 그리고 군 전역심사위원회 심의에 따른 강제 전역은 개인의 능력과 업적에 기인한 주관적 사유에 의한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로 볼 수 있다.

법원은 피우진 전 국가보훈처장 전역 처분 소송 과정에서 심신 장애로 인한 강제 전역에 문제가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2007년 서울행정법원은 유방암으로 인한 강제전역 처분을 받은 피 전 처장의 손을 들어주며 "장교 등의 심신 장애로 인한 퇴역 등에 관한 기준은 심신 장애의 원인, 군 구성원 개인 간의 상대적인 차이 등에 따른 임무 수행의 가능성의 차이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그 기준을 정하고 있으며 현역복무의 의미를 단순히 육체적 직접적 전투 수행에 한정해 제한적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그러면서 "오늘날 전쟁의 양상은 단순히 육체적 능력을 바탕으로 한 개별 작전의 수행에서 벗어나 기술전, 정보전, 과학전으로 진화하고 있으므로 현역복무의 의미를 단순히 육체적 직접적 전투 수행에 한정해 볼 것이 아니다"라며 "군 조직관리나 행정업무 등을 포괄하는 종합적 전투 수행으로 확대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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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4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성소수자 최대 행사인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참가자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2018.07.14.  mangusta@newsis.com
전문가들은 변 하사 사건이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을 반영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현행법을 개정함으로써 달라지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용민 배재대 공무원법학과 박사는 '성전환 수술 부사관 강제 전역의 의미와 과제' 논문에서 "우리 군이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 결과로써 염려하는 군대 내 기강 확립이나 전투력 저하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둔 것이라기보다는 우리 사회 뿌리 깊게 퍼져있는 성 편견과 차별을 원인으로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짚었다.

김 박사는 "우리 군이 트랜스 젠더를 일종의 정신장애의 일종으로 보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대목은 매우 많다"며 "병역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 규칙 별표2에서 성 주체성 장애 및 성 선호 장애가 인격장애의 하위 항목으로서 기면병과 경계성 지능과 지적장애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만 봐도 그렇다"고 꼬집었다.

김 박사는 병역판정 신체검사 기준을 아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군인으로서 군 복무는 성별이 아닌 복무 수행능력을 바탕으로 평가돼야 하는 특수성을 가지는 만큼 병역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 규칙 별표3은 종국적으로 폐지돼야 한다"며 "오히려 캐나다나 이스라엘의 예와 같이 복무현장에서 실제로 필요한 신체적 조정력, 기능 등을 반영한 의료표준지침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변 하사 사건은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의 취업이나 생계와도 직결된다. 취업이 어려워 생계 위기에 직면한 트랜스젠더들이 빈곤과 범죄로 고통 받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번 변 하사 사건에 대한 검토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김 박사는 "현재 대한민국의 트랜스젠더 인구는 약 5만에서 25만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며 "한국 성인 트랜스젠더 278명을 대상으로 한 건강연구 인구 사회학적 분포에 의하면 응답자의 46.4%가 실업 또는 무직 상태였으며 직업이 있다고 응답한 응답자의 약 49%가량은 연평균 1999만원 이하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전환 수술비용을 포함, 의료비와 생계비 마련을 위해 경제활동이 필요함에도 혐오와 차별을 이유로 직업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다 보니 극심한 실업과 빈곤을 이기지 못한 트랜스젠더들은 성매매나 마약 판매와 같은 지하경제로 내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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