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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정부, 농협에 칼 빼들었다…내년 선거·유통·지배구조 등 대수술

등록 2025.12.20 07:00:00수정 2025.12.20 11: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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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감사 현장점검 마무리…제보 검증 거쳐 내년 1월 결론

李 '먹거리물가·권한 집중' 문제의식…구조개혁TF 가동 전망


[세종=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희망찬 농업·농촌, 모두가 행복하게 일하는 나라'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산림청)-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1. photocdj@newsis.com

[세종=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희망찬 농업·농촌, 모두가 행복하게 일하는 나라'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산림청)-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정부가 농협중앙회에 대한 특별감사를 마무리한 가운데, 농협을 둘러싼 반복된 비위 논란과 함께 자금운용과 인사를 비롯해 유통, 지배구조 전반을 손보는 개혁 논의가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감사 결과가 나오면 후속 조치를 위해 정부와 국회,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가칭 구조개혁 태스크포스(TF)가 가동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2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전날 농협에 대한 특별감사를 마무리했다. 이번 감사는 당초 지난 12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점검 분야가 방대해 일주일 연장됐다. 이는 현장 점검을 마무리하는 수준으로, 감사 결과가 곧바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후 감사보고서 작성과 함께 농식품부 홈페이지 익명제보센터로 접수된 100여건의 제보에 대한 검증 등 후속 절차가 이어질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통상적인 절차를 감안하면 감사 결과의 윤곽이 잡히는 시점을 내년 1월 말 전후로 보고 있다.

이번 특별감사는 농식품부 감사관실을 중심으로 농업금융정책과, 농업정책보험금융원 감사 전문 파견 인력까지 포함해 약 20여명이 투입된 대규모로 진행됐다. 농협중앙회의 자금 운용, 인사, 내부 지배구조 전반이 점검 대상에 올랐다.

감사 결과가 구체화되면 내년부터는 제도 개선을 논의하는 구조개혁 TF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전망이다. 정부가 주축이 돼 민간 전문가와 국회 등이 참여하는 후속 논의기구 성격으로, 농협의 지배구조와 운영 체계를 전반적으로 들여다보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2.19.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2.19. [email protected]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앞서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농협에 대한 강도 높은 특별감사를 진행 중"이라며 "중앙회의 자금·인사 투명성을 높이고, 조합은 통제와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비위 적발을 넘어 구조적 문제를 손보겠다는 취지다.

이번 감사와 개혁 논의의 배경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이후 빵값과 식품값 등 먹거리 물가 상승세를 여러 차례 언급하며 유통망 독과점과 담합 가능성을 언급해왔다. 매점매석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하게 말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농산물 유통 구조 역시 점검 대상으로 떠올랐다. 수도권 소비지 유통망이 일부 대형 유통기업에 집중된 상황에서 이를 견제할 공적 장치가 필요하지만, 대표 협동조합인 농협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농협은 산지 유통시장 점유율은 60%에 달하지만 소비지 시장 점유율은 13% 수준이다.

농협이 본연의 기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결국 선거와 지배구조 개혁 문제로 이어진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농식품부 업무보고에서 농협을 강하게 질타하며 "농협은 구조적으로 문제가 많다. 선거 과정에서 불법이 반복되고, 구속과 수사가 끊이지 않는 것은 조합장 권한이 과도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합장이 너무 많은 권한을 갖지 않게 해야 한다"며 "필요한 것은 수사를 의뢰하고 감사를 철저히 하라"고 주문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지난 10월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농협중앙회-한국마사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2025.10.24.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지난 10월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농협중앙회-한국마사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2025.10.24. [email protected]


관건은 감사 이후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그동안 농협 관련 감사와 수사는 개별 사건 적발과 징계에 머물며 구조적 문제를 건드리지 못했다는 비판이 반복돼 왔다.

이런 가운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에서 영구집권이 가능했던 지역농협 비상임 조합장의 연임을 2회로 제한하는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특별감사가 선거제도 개선과 인사권 견제에 그치지 않고, 감사 체계의 실효성 강화, 지주·계열사 거버넌스 개편 등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농협 개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뉴시스] 농협중앙회 전경. (사진=농협중앙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농협중앙회 전경. (사진=농협중앙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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