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北당규에 대남 혁명 삭제…적화전략 포기 반영"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 빠져…"대남 혁명 삭제"
적화전략 포기 반영 해석…"통일전선론도 약화"
"통일 시기 장기 전망, 숨고르기…국가성 강조"
"北, 통일지향 정책 않아…회의적으로 보는 듯"
대미 적대 인식은 여전…日군국주의 등은 삭제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지난해 7월1일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KPF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7.01. [email protected]
이 전 장관은 2일 기자들과 온라인에서 만나 개정 노동당 규약 내 당면목적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 부분이 '사회의 자주적이며 민주주의적 발전을 실현'으로 변경된 것에 대해 "북한의 대남 혁명이 삭제된 것"이라며 이같이 바라봤다.
그는 "그간 북한의 적화전략 포기 주장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당 규약 서문에 명시된 당면목적 조항이 변하지 않는 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번 규약 개정은 단순히 문헌상 변화를 넘어 기존 국내 논쟁에 종지부를 찍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규약 내 대남 인식과 관련해 "대남 통일전선론이 약화됐다. 규약에서 사실상 남조선(한국) 혁명론이 소멸됐다"고 평가하면서 "대남 인민연대를 상징하는 우리민족끼리도 없다. 남조선 인민 투쟁 지지, 성원도 삭제됐다"고 했다.
또 "통일 시기도 장기 전망하고, 장기 공존을 추구하는 내용들이 들어갔다", "통일 긴박성에서 숨고르기를 하는 것"이라고 봤으며 "사회주의 북한이라는 국가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김정은 정권 이후 통일 담론을 만들어내지 않고 있다"는 언급도 했다. 아울러 "아주 낮은 단계의 완전히 다른 주권, 군, 제도를 가지면서 경제협력하는 수준의 국가연합은 모르겠지만 그 이상은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면서도 "북한에서 한 번도 얘기한 적 없으니 이 또한 모를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하나 말할 수 있는 것은 북한이 통일지향적 정책을 쓰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면서 "통일 경향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통일을) 상당히 회의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는 등의 분석을 내놓았다.
이 전 장관은 개정 규약 내 담긴 대미 인식에 대해서는 "미국, 주한미군에 대한 인식은 여전하다. 미제 표현은 여전한데 이것은 당시 상황이 반영된 것 같다"는 방향으로 바라봤다.
또 외세 지배와 간섭에 대한 '종국적 청산' 표현에 대해서는 "장기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일본군국주의'에 대한 비판이 삭제된 것에 대해서는 "언젠가 북일 외교에 긍정적일 소지가 있는 부분일 것"이라고 했다.
특히 국방력을 통한 군사적 위협을 제압한다는 방향의 표현은 "유사 시 핵보유 강화 논리와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인다"고 평가하면서도 정세에 따른 여지를 둔 표현으로 봤다.
앞서 북한은 1월6~12일 당 8차 대회를 개최했다. 당 규약 개정에 대한 결정서 채택은 5일차인 9일 이뤄졌다. 대체로 김정은 체제의 색을 입히고 선대 관련 용어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개정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알려진 규약에는 당면목적 문구 변경 외 당 중앙위 1비서를 신설한다는 등 내용이 담겼다. 이외 선군정치와 병진노선 대신 인민대중제일정치, 자력갱생 등 김정은 체제 주요 정책 방향이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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