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경선 연기 불가론' 무게…22일 의총 열 듯
오늘 비공개 최고위서 경선 연기 논의...중대 분수령될 듯
금주 초에는 결론…"宋, 경선 일정 예정대로 가져가기로 결심"
연기파 요구 따라 22일께 의총은 검토…표결 없이 직접 결단
경선 연기파 강력 반발…당무위 소집 통한 연기안 심의도 검토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동산 세제 논의를 위한 정책 의원총회에 참석해 준비한 자료를 보며 머리를 만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18. [email protected]
민주당이 이날 저녁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경선 연기론에 대해 지도부 차원에서 논의키로 한 가운데 송 대표는 일단 '경선 연기 불가론'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경선 연기를 주장하고 있는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의 요구대로 의원총회는 오는 22일께 열어 현행 일정 유지에 대한 이해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송 대표가 현행 경선 일정을 강행할 경우 경선 연기파의 거센 반발이 불보듯 뻔해 상당 기간 후유증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상위 2%에만 부과키로 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부동산 세제 개편과 2차 추가경정에산(추경) 논의를 위한 고위 당정청 회의 뒤 비공개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경선 연기론에 대한 입장을 논의할 예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오늘 늦은 저녁 시간에 비공개 최고위에서 당헌·당규 개정 여부를 비롯해 의원총회 소집 요구 등 경선 일정과 관련한 사항과 대선기획단 출범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는 민주당 대선 경선 연기 논란에 있어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대선기획단에 관련 논의를 일임키로 했다가 경선 연기론을 둘러싼 당내 논쟁이 최고조에 이르자 송 대표가 직접 결단을 예고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초 송 대표는 지난 18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지도부 차원애서 경선 연기 문제를 매듭지을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낙연계와 정세균계에서 의원 66명의 서명으로 경선 연기를 논의할 의원총회 소집 요구서를 전달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자 지도부는 결론을 보류하고 이날 다시 입장 조율을 시도키로 한 바 있다.
송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를 통해 지도부 입장을 정한 뒤 이번 주 초에는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그는 지난 18일 채널A 인터뷰에서 "제가 듣고 결단을 내려고 한다. 이것은 의총 결의사항이나 당무위 의결사항이 아니다"라며 "다음주 초에 매듭을 짓겟다"고 말했다.
그동안 송 대표는 당헌·당규상 정한대로 대선 180일 전 후보를 선출한다는 경선 일정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쳐 왔다. 경선 일정 연기는 후보들 간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여권 대선후보 지지율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 측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합의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송 대표는 이번 주말 동안 당내 대선주자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해 경선 연기 불가론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최문순 강원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송 대표와 당사에서 20여분간 면담한 사실을 공개했다. 송 대표는 이 자리에서 현행 경선 일정 유지 의사를 내비치며 최 지사에게 23일께 예비후보 등록을 요청했다고 한다.
최 지사는 "이제 경선 일정을 예정대로 가져가는 것으로 결심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저보고 23일에 등록할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대략적으로 (예정대로 경선) 일정을 정하신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는 "큰 흐름을 보면 송 대표는 (당초 예정된) 일정대로 가야겠다는 결정을 굳힌 것 같다"며 "그런데 최고위원들도 그렇고 많은 의원들이 계속 문제제기를 하고 있으니 애초에는 대선 후보들의 얘기를 듣고 결정하려다가 다시 의견을 모으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느낌"이라고 부연했다.
현행 규정대로 대선 180일 전 후보 확정을 역산하면 예비경선과 선거인단 모집, 본경선 등의 일정을 감안할 때 이달 하순에는 예비후보 등록이 이뤄져야 한다는 타임라인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이날 장고 끝에 오는 23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키로 한 것도 송 대표가 경선 연기 불가론에 무게를 둔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추 전 장관은 이 지사와 마찬가지로 현행 일정대로 경선이 치러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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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 최고위원 가운데 경선 연기론에 공감하는 의견들이 적지 않아 결론 도출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설령 송 대표의 의중대로 현행 일정을 유지하는 것으로 지도부 차원에서 결론이 나더라도 경선 연기파에서 강력 반발할 것으로 보여 당 내홍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정세균캠프 조승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경선시기를 논의해 달리 정하는 것은 당헌·당규에 부합하지만 그 논의 요구를 거부하는 것은 완전한 당헌 위배"라고 주장했다.
조 대변인은 "당헌·당규에 보장된 자유로운 논의를 매도하고 약장수, 탐욕 등 막말로 비난하고 의총이 열리면 파국이라며 압박하고 당헌·당규에 대한 성실한 검토 없이 지도부 권한 운운하는 현재의 상황을 보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당헌·당규와 당 운영에 대한 기초적 이해도 없이 절제되지 않은 막말을 사용하는 경우 더 이상 묵과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이 지사 측에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낙연캠프 오영훈 대변인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금 가장 핵심적 논의 사항은 경선 시기를 논의해야 하는 '상당한 사유'가 있느냐 없느냐"라며 "당 지도부가 최소한의 논의 과정 요구조차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린다면 경선 일정 변경의 권한이 당무위원회에 있다는 당헌과 당규를 정면으로 무시한 비민주적 의사결정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 이광재 의원 등 경선 연기파의 밀착 관계도 공고해지는 모습이다. 이들은 지난 17일 정 천 총리의 대선출마 선언식에서 자리를 함께 한 데 이어 오는 22일에는 공동 정책 토론회를 갖는다.
이번 토론회는 서울공항과 김포공항 등 도심공항 주변지역 문제 해결과 공항 이전 가능성 검토 등이 주요 주제이지만 대선 경선 연기에 한목소리를 내는 주요 주자들이 '반(反)이재명' 공동전선을 펴는 모습이기도 해 주목을 받고 있다.
송 대표도 일단 경선 연기파의 요구대로 오는 22일께 의총을 여는 것은 고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경선 연기 여부는 의총에서 결정할 사안이 아니며 자신이 결단을 내리겠다고 한 만큼 의총에서 표결에 부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대신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 경선 연기 불가로 의견이 모아진다면 의총에서 그에 대한 이해를 구하되 만일 지도부 차원의 결정이 보류된다면 의총에서 좀 더 의견을 수렴할 것으로 보인다.
최 지사는 "(송 대표가) 의총을 열어야 할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물리적인 시간은 제가 들은 기억으로는 22일이었다"며 "송 대표가 말한 것은 의총에서 최종 (결정을) 거치지는 않고 '내가 다 들어보고 결정하겠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경선 연기파에서는 만일 송 대표가 경선 연기 불가론을 끝까지 고수할 경우 당무위원회에 안건으로 올려 이를 심의토록 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민주당 당헌 제88조는 대선 후보 선출일을 '선거일 전 180일'로 규정하면서 '다만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당무위원회의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당헌 개정 없이도 당무위 의결로 경선 일정을 달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당무위원회는 월 1회 소집을 원칙으로 하고 의장 또는 최고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의장이 소집한다', '의장이 규정에 위반해 당무위원회를 소집하지 아니할 때에는 원내대표, 선출직 최고위원 중 득표율 순으로 소집한다'고 돼 있는 당헌 24조도 경선 연기파는 주목하고 있다.
만일 송 대표가 당무위 소집을 거부할 경우 원내대표나 최고위원의 요구로 당무위를 열어 경선 일정 연기를 심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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