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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분열 대신 단합 주문한 野 원로들…이재명 책임론도 나와

등록 2022.06.16 13: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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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당 원로급 상임위원단과 간담회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2.06.16.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2.06.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형섭 홍연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대선과 지방선거 연패 후유증으로 계파갈등에 따른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당 원로들은 16일 갈등과 분열을 경계하며 단합을 주문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민주당 상임고문단과 간담회를 갖고 위기극복과 향후 쇄신 방향 등에 대한 조언을 청취했다.

상임고문단에는 이재명·송영길·추미애 상임고문 등도 포함돼 있지만 이날은 원로급 인사들만 초청을 받았다. 권노갑·김원기·문희상·박병석·이용득·이용희·정동영 상임고문 등이 참석했다.

원로들은 민주당의 잇딴 선거 패배 원인으로 계파정치를 지목하면서 네탓공방 대신 통합의 정치에 주력할 것을 주문했다. 어려운 시기에 비대위원장을 맡은 우 위원장에게 재창당 수준의 각오로 쇄신에 나서줄 것도 당부했다.

권노갑 상임고문은 "민주당이 정권 재창출을 못하고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근본적 원인은 무엇보다도 계파정치로 말미암아 분열과 갈등이 온 결과"라며 "갈등과 분열을 해소하고 민주주의를 회복시키려면 민주당이 먼저 국민을 바로 알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국민의 사랑과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정당을 만들려면 무엇보다도 김대중 정신과 철학을 기본으로 해서 중도·개혁·민생 정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우 위원장이 과거 민주화 투쟁 정신을 이어받아 민주당의 회복을 위해 열심히 일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주문했다.

김원기 상임고문은 "170명의 거대 정당이 최근 있었던 선거에서 차마 말씀 드리기 어려운 참담한 결과를 갖고 왔다"며 "지금 현역으로 있는 분들 뿐만 아니라 고문으로서 몸 담고 있는 우리까지도 참 면구스럽고 절실한 책임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박병석 상임고문도 "민주당은 세 번의 큰 선거에서 잇달아 연패했다. 위기의 심각성을 제대로 느끼고 있는가 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며 "냉철한 성찰을 위해 새로 태어나야 한다. 적당히 반성하고 적당히 개선해서는 다시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철저히 반성하고 집을 새로 헐고 짓는다는 재창당 수준의 각오 없이는 어렵다"며 "우 위원장이 합리적인 분인데 지금은 합리성보다는 독한 비대위원장이 필요하다. 독한 비대위원장이 돼 과감하게 처리해주십사 말씀 드린다"고 전했다.

이용득 상임고문은 "걱정되는 게 지금 서로 남의 탓만 하고 있다. 그래서 국민들이 불안해 한다"며 "우리가 170석이 되기 전에, 대선에서 승리하기 전에 우리 자생력으로 민주당이 국민들로 부터 그런 지지를 얻은 것이냐. 우리가 잘해서가 아닌데 촛불의 효과에 의해서, 상대의 잘못으로 인해서 국민들이 한 번 민주당에 맡겨 본 것"이라고 짚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6.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6.16. [email protected]

이어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잘했고 너는 잘못했고 이럴 때가 아니다. 자생력을 키워야 될 때"라며 "우리는 발광체가 되지 못하고 반사체의 역할 밖에 못 했던 것인데 누가 누구를 탓하느냐. 발광체로서의 민주당을 새로 건설해야 하는데 엊그제까지 어떤 계파에 있었던 사람이 자기들은 잘했고 누군 못했고 네탓이다라고 하면 국민들이 완전히 등 돌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로들이 한목소리로 계파갈등과 네탓공방의 자중을 촉구하는 가운데 '이재명 책임론'도 제기됐다.

문희상 상임고문은 "남탓하면서 서로 싸우는 자중지란이 가장 무서운 것"이라며 "계파가 자기네만 독점하고 다 갖겠다는 상태에서 싸움이 나면 난파선 위에 서서 선장들이랑 싸우다가 배가 가라앉아 다 죽게 된다. 지금은 상당한 위기"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전국단위 선거인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패했다. 분명히 책임 문제를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는 게 민주정당의 기본"이라며 "책임있는 사람이 누군지 다 알잖냐. 후보로 나갔는데 졌으니까 책임져야 한다. 당을 이끌었거나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사람도 책임져야 한다. 상징적으로 책임을 안질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대선 패배 이후 지방선거에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고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재명 의원과 대선 당시 상임선대위원장이었던 송영길 전 서울시장 후보의 책임론을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민주당의 위기를 문재인 정부에서의 개혁 실패로 진단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촛불정부가 등장했을 때 압도적 다수의 국민은 그에 걸맞는 질풍노도의 정치·사회·경제·노동·교육·연금개혁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그 점이 안타깝다"며 "지금 위기에 처한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은 지난 5년 간 완수하지 못한 개혁의 기치를 들고 보수정당인 국민의힘과 차별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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