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경영평가 만점에도 재정건전화 주문에 출자회사 매각 지적
민주당 김용민 의원 한전 혁신계획안 공개
한전, 높은 부채와 부채비율 지적받았지만
최근 경영평가 계량지표는 계속 만점 받아
나라살림연구소 "문제기관 선정은 매우 모순적"
성과 위해 충분한 논의없이 매각 계획 앞세워
![[세종=뉴시스]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전력공사.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2/02/18/NISI20220218_0000935559_web.jpg?rnd=20220218140846)
[세종=뉴시스]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전력공사.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한국전력공사가 최근 경영평가 계량지표에서 계속 만점을 받았는데도 윤석열 정부의 공공기관 재정건전화 계획 주문에 따라 수익률이 나는 출자회사와 사업을 매각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혁신계획안과 나라살림연구소, 한국거래소 자료 등을 종합해보면 한전은 높은 부채와 부채비율을 주된 문제로 지적 받았다.
그러나 경영평가 계량지표는 최근 평가에서 계속 만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상황임에도 한전은 정부의 재정건전화 계획 이행을 위해 수익률이 나고 있는 출자회사, 사업을 매각했다.
나라살림연구소가 지난달 공개한 보고서 '공공기관 경영분석_공공기관 경영 문제없다'를 살펴보면 이상민 수석연구위원과 김용원 객원연구위원은 "한전은 최근 급증한 부채와 부채비율 때문에 방만하게 경영이 이뤄진 공공기관의 대표적인 사례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앞서 제시한 재무제표 분석, 경영평가 결과, 인건비 분석 등에서 확인했듯이 한전의 경영에 특별한 문제점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나라살림연구소가 공개한 한전의 경영관리 범주 재무예산 운영성과 계량지표에서 중장기재무관리계획 배점을 백분율로 환산하면 2017년 100%,2018년 100%, 2019년 99.4%, 2020년 100%였다. 최근 평가에서 대부분 만점에 가까운 수치가 나온 셈이기 때문에 문제 있는 기관으로 선정된 것은 매우 모순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현재 한전이 처한 부채 문제는 발전을 위해 쓰이는 연료비가 증가했음에도 이를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한 것에 기인한다"고 했다. 이에 전기요금 원가회수율이 100%에 이르지 못하고, 미미한 전기요금 인상률도 이러한 영향을 더한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한전 부채비율, 요금원가회수율, 요금인상률. (자료 = 한국거래소 제공) 2022.10.07.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2/10/07/NISI20221007_0001102654_web.jpg?rnd=20221007222940)
[서울=뉴시스]한전 부채비율, 요금원가회수율, 요금인상률. (자료 = 한국거래소 제공) 2022.10.07.photo@newsis.com
2017년 부채비율은 149.2%, 전기요금원가회수율은 101.1%, 전기요금인상률을 -1.7%였는데 지난해에는 부채비율이 223.2%까지 올랐고 원가회수율은 85.9%까지 떨어졌다. 전기요금인상률은 0.0%였다.
전기요금원가회수율이 100%에 미치지 못하고 요금인상률이 0%에 그치다보니 부채비율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최근 한전을 공공기관 방만 경영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한전의 매출원가 세부비교표를 보면 총 매출원가 중 원재료가와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입할 때 지급하는 구입전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
2020년 총 매출원가는 51조8045억9600만원, 지난해에는 63조5591억7800만원으로 차액은 11조7545억8200만원이었다.
이중 원재료가 차액은 5조303억3300만원, 구입전력비 차액은 5조9069억700만원이었다. 원재료와 구입전력비가 매출원가 증가분의 93%를 차지한 것이다.
연구원들도 "현재 한전의 부채 문제는 연료비 상승이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또 한전이 부채율이 높아 재정위험기관으로 선정됐다는 것에도 의구심을 표했다.
기재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결산 시 한전을 포함한 총 7개 계열사의 평균 부채율은 223%다. 그러나 한국거래소 2021년 실적현황에서 기업 747곳 중 60곳이 한전보다 부채비율이 높다.
따라서 정부가 선정한 재무위험기관 14곳에 선정될 정도로 나쁘다고 보기 힘들다는 게 나라살림연구소의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재정건전화를 위한 매각이 신중한 검토 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 5대 추진방향을 보면 자산 부문에서 '불요불급한 자산 매각 핵심업무와 무관하거나 부실한 출자회사, 과도한 청사 및 사무실 등을 정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5대 추진방향 중 자산 매각이 가장 짧은 시간 내 가시적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이라 그런지 각 기관들이 심도있는 논의 과정을 생략한 채 매각 자체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한전은 혁신계획안을 통해 의정부 변전소 등 부동산 자산 27개소를 매각해 약 5000억원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한국전력이 올해 상반기에만 14조30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전력생산에 사용하는 액화천연가스 보유 재고량이 줄고, 가격이 급등하면서 적자구조 심화가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간판. 2022.08.16. kgb@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2/08/16/NISI20220816_0019140004_web.jpg?rnd=20220816102630)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한국전력이 올해 상반기에만 14조30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전력생산에 사용하는 액화천연가스 보유 재고량이 줄고, 가격이 급등하면서 적자구조 심화가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간판. 2022.08.16. kgb@newsis.com
여기에는 서울 배전스테이션(75억원), 수색변전소(81억원), 경기북부본부 사옥(130억원), 제주전력지사(34억원) 등이 포함됐는데, 정 의원 분석 결과 매각 예정지 주변 토지들과 비교했을 때 매각 예정가는 한전의 책정가와 큰 차이를 보였다.
서울 배전스테이션은 100억원, 수색변전소는 1358억원, 경기북부 사옥은 142억~277억원, 제주전력지사는 10억원 낮게 매각 예정가가 책정됐다고 지적했다.
국내 대상 뿐만이 아니다. 나라살림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해 일본 치토세 태양광 발전소 일부 지분을 매각했다.
그러나 이 사업은 205억원을 투자해 44%의 투자수익률을 보인 사업이었다. 매출액은 2017년 70억원에서 2019년 171억원까지 올랐고 지난해에는 166억원이었다.
이외 재정건전화 계획에 따라 한전이 매각예정인 해외사업도 투자비 회수율이 높은 사업들이다.
필리핀 세부 석탄화력 사업은 2005년 최초 출자해 2011년 5월 상업운전 이후 현재까지 배당으로 4097억원을 회수했다. 올해 9월 기준 투자비 회수율은 217%다. 그럼에도 한전의 보유지분 60%를 모두 매각할 예정이다.
필리핀 SPC 합자사업은 2006년 2월 지분인수 이후 현재까지 배당으로 1095억원을 회수, 481%의 투자비 회수율을 기록한 사업이다. 이 사업 보유지분은 40%이며 전부 매각할 계획이다.
요르단 알카트라나 가스복합 화력사업과 푸제이즈 풍력사업도 각각 상업운전 이후 투자비 회수율을 95.3%, 72.8%를 나타났음에도 보유지분 중 일부를 매각할 예정이다.
이에 연구계에서는 수익률이 나오는 출자사업은 지속 운영하고, 기타 매각 계획을 세우는데 보다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이를 통해 수익이 높은 사업을 유지해야 원재료가, 구입전력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국민들의 전기료 인상 없이, 나아가 전기료 인하를 위해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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