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치솟는 전력도매가…한전도 소비자도 부담 커져
7월 SMP 151.85원…전월比 상승 전환
국제유가 오르며 LNG 열량단가도 쑥
여름철 전력 수요 늘며 한전 부담도↑
전기요금 인상 압박으로도 이어질 듯
러시아 가스관. (사진=뉴시스 DB)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한국전력이 발전사에서 전기를 사 올 때 기준이 되는 전력도매가격(SMP·계통한계가격)이 석 달 만에 다시 치솟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전의 전력 구입 단가는 판매 단가를 웃돌고 있어 이 같은 오름세는 한전의 적자 확대에 더 큰 부담을 지울 전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원가 상승으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커져 부담이 늘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SMP 상승세로 전환…이달 200원대로 '쑥'
특히 이달 들어 1일 기준 육지 SMP는 ㎾h당 200.2원을 기록하며 200원대에 진입했다. 이는 가격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수요 증가 등으로 크게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NG 열량단가는 지난 6월 기가칼로리(Gcal)당 7만7662원에서 지난달 9만1017원으로 17.2% 늘었다. 이달에는 Gcal당 12만7096원으로 전월 대비 무려 39.6%나 뛰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국제 유가 상승과 환율 영향 등으로 도입 단가가 오르며 열량단가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LNG 수요 회복 등도 단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SMP는 전력거래소에서 거래시간별로 일반 발전기(원전, 석탄 외 발전기)의 전력량에 대해 적용된다. 1시간 단위로 전력 생산에 참여한 발전기 중 발전 가격이 가장 높은 발전기의 연료비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이 때문에 발전 단가가 가장 높은 LNG 가격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지난 7월 연료원별로 SMP를 결정한 비율은 LNG(69.9%), 유연탄(30.1%) 순이었다.
8월 둘째 주 최대 전력 수요 전망…한전 적자 부담 상승
일일 최대 전력 수요는 지난달 7일 9만2990메가와트(㎿)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최근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며 이달 중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당초 정부는 올여름 최대 전력 수요가 이달 둘째 주에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때 최대 전력 수요는 9만1700㎿~9만5700㎿ 수준으로 예상했다.
한전으로서는 SMP가 오름세인 상황에서 거래량이 늘면 적자 폭도 더 커지게 된다. 한전은 이미 지난 1분기 7조78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증권가에서는 상반기 13조~14조원대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영업손실 규모도 2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더해 국제유가 등 연료비 인상분이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SMP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한전의 재무 부담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이어진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일반적으로 장기계약으로 들여오는 LNG와 석탄은 4~6개월 시차가 발생한다"며 "연말까지 화석연료 가격 강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관련 영향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전기료 인상 압박에 소비자 부담도 커질 수 있어
현재로서는 연료비 조정단가가 연간 최대 인상 폭(㎾h당 5원) 만큼 올랐기 때문에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인상할 수 없다. 그러나 한전 내부 이사회와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산업부의 인가를 받아 약관을 개정하면 연간 조정 폭을 확대하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새 정부가 전기요금의 원가주의 원칙을 강조하고 있어, 당장은 고물가 등을 고려해 속도 조절이 이뤄지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요금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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