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 여전히 찬바람…10월 발행액 마이너스로
지난달 회사채 순상환액 4조8379억원
발행액보다 상환액 규모 월등히 커져
신용스프레드 1.395%p…투자 '적신호'
"빅스텝으로 변동성 재차 높아질 위험"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단기자금시장 경색 여파로 지난달 회사채 시장 순발행액이 마이너스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예측 모집금액을 채우지 못하는 회사들이 연이어 나오고 발행에 성공하더라도 금리 부담이 큰 영향이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회사채 순발행액은 -4조8379억원으로 집계됐다. 발행액보다 상환액이 더 많다는 의미다. 직전달까지만 해도 순발행액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상환액이 더 많지는 않았다. 지난 9월 순발행액은 6568억원으로 2개월 연속 6000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앞서 올해 회사채 순발행액이 마이너스 전환한 건 지난 5월(-6111억원), 7월(-2481억원) 두차례였는데, 순상환이 5조원 가까이 되는 건 이례적이다. 협회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6년 이후 가장 큰 순상환액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회사채 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0월 말 기준 무보증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신용등급 AA- 기준 5.58%, BBB-는 11.424%다. 각 전장 대비 0.093%포인트, 0.087%포인트 상승했다.
국고채 3년물과 회사채(AA-등급) 3년물 간 차이인 신용스프레드는 지난달 31일 기준 1.395%포인트로 집계됐다. 지난 9월 말까지만 해도 1%포인트가 채 되지 않았는데 한 달 사이에 0.4%포인트 가량 벌어진 것이다. 신용스프레드는 국고채와 회사채 사이 금리 격차로 이 수치가 커지면 시장이 회사채 투자 위험을 높게 본다는 것을 뜻한다.
회사채 시장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건 인플레이션 우려와 긴축 기조 지속에 기준금리 인상 행렬이 이어지고,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로 유동성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았던 것에 기인한다.
앞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자금시장과 경제 문제가 레고랜드 (사태) 영향도 있지만 특정 하나의 사건이라고 보기 보다는 금리 인상과 환율 상승이 맞물려 기본적으로 불안 요소가 깔려있는 상황에서 불안이 가속화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연말까지 이같은 자금 경색 흐름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통상적으로 연말에는 회계장부 마감을 위해 투자를 줄여 투자자 수요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의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달 금통위에서 빅스텝이 단행되는 경우 자금 경색 우려가 다시 불거질 수 있으며 정책 당국의 지원 조치로 안정을 찾았던 채권시장 변동성은 재차 높아질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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