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희귀 변이 암...표적항암제 '활짝'
'MET 엑손 14 결손 변이' 치료제
노바티스·머크, 국내에 잇따라 출시
국내 에이비온, 미국 임상 2상 돌입
한국머크 '텝메코' 작용기전(사진=텝메코 프레스킷)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희귀한 돌연변이를 억제해 암 증식을 막는 글로벌 제약기업의 표적항암제가 국내에 잇따라 등장했다. 국내 기업 중에선 에이비온이 연구에 뛰어들어 임상 2상 단계에 진입했다.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3~4%에서 나타나는 'MET 엑손 14 결손 변이' 치료제가 해당 약물이다. MET 엑손 14 결손은 염색체 중 MET 유전자의 14번째 엑손이 사라지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세포 증식, 생존, 전이를 증가시켜 암세포 증식을 촉진한다.
특히 MET 엑손 14 결손은 공격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어 다른 항암 치료에서도 내성을 일으킨다. 뼈, 간, 뇌전이 등 예후가 특히 나쁘다. MET 엑손 14 결손이 있는 비소세포폐암의 약 40% 가량이 뇌 병변과 연관돼 있다. 변이가 없는 환자에 비해 생존기간도 현저히 낮아 적절한 표적 치료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올 들어 국내에서도 최초의 MET 표적치료제들이 출시하며 서막을 열었다. MET 유전자 변이로 인해 암 증식 신호를 보내는 MET 수용체를 억제하도록 만들어진 경구용 치료제다.
지난 19일 한국머크 바이오파마는 '텝메코'(성분명 테포티닙)를 국내에 출시했다. 텝메코는 지난 2020년 3월 글로벌 최초로 일본에서 허가받은 후, 2021년 2월 미국 FDA, 2021년 11월23일 국내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 같은 날 허가받은 한국노바티스의 '타브렉타'(카프마티닙)는 텝메코보다 먼저인 올해 4월 출시됐다. 이 약 역시 MET 엑손 14 결손이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사용한다. 미국에서 텝메코보다 빠른 2020년 5월 승인받았다.
타브렉타의 임상 2상 결과 타브렉타 투여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환자에서는 68%, 이전에 치료받은 적 있는 환자에서는 41%의 치료 반응률(ORR)이 나타났다.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환자의 반응 지속기간 중간값(mDOR)은 12.6개월이었고, 치료받은 환자는 9.7개월이었다.
텝메코의 임상 결과, 투여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종양 진행 또는 사망에 이르기까지 생존한 시간) 중간값은 15.3개월, 객관적 반응률 56.8%로 유효한 생명연장 효과를 나타냈다. 반응지속기간 중간값 46.4개월, 전체생존기간(사망에 이르기까지 시간) 25.9개월로 지속적인 항종양 활성 효과를 보였다.
국내에선 바이오 벤처 에이비온이 개발에 나섰다. MET 엑손 14 결손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ABN401'의 글로벌 2상을 진행 중이다. 2상은 미국과 한국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지난 6월 에이비온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ABN401의 임상 1상 데이터를 공개하며 안전성 및 유효성을 검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호주와 한국에서 임상 1상을 마쳤다.
에이비온 관계자는 "현재 미국에서 2상 임상을 수행할 병원 모집이 마무리 되고 있다"며 "연내 환자 등록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치료제와의 병용 임상 계획에 대해서도 내년 상반기 중 규제기관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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