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성부른 떡잎에 '베팅'…M&A로 먹거리 찾는 바이오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과감한 베팅에 나섰다.
최근 미국 제약회사 암젠은 자가면역질환 전문 바이오기업 호라이즌 테라퓨틱스를 278억 달러(36조3000억여 원)에 인수하는 빅딜에 합의했다.
올해 제약·바이오 분야의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다.
암젠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오테즐라'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어 새 성장동력이 필요했다. 호라이즌은 갑상선안병증 치료를 위해 허가받은 인슐린유사성장인자1형(IGF-1) 수용체 억제제 '테페자' 등 희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다가오는 특허 절벽으로 매출액 감소를 우려한 빅파마들은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신약 포트폴리오를 확충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지난 몇 년 간 탄생한 유명한 신약들은 벤처의 원천기술을 사들여 탄생한 게 많았다.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는 지난 2018년 미국 아벡시스를 87억 달러(약 9조3000억원)에 인수하며 희귀질환 치료제 '졸겐스마'를 확보했다. 졸겐스마는 척수성 근위축증(SMA) 유전자 치료제로, 한 번 주사에 25억원(미국 기준)에 이르는 초고가 약이다. 평생 1회 투여로 SMA의 근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잇따라 허가되고 있다.
노바티스의 혈액암 치료제 '킴리아' 역시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치료법을 노바티스가 기술 이전해 상용화한 치료제다. 킴리아는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받은 세계 최초 CAR-T(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다.
올해 1월에는 영국 유전자 치료제 개발사 자이로스코프 테라퓨틱스를 15억 달러에 인수해 1회 투여하는 황반변성 유전자 치료제 'GT005' 개발에 나섰다.
미국 애브비 역시 작년 9월 황반변성 유전자 치료제 후보물질 'RGX-314'에 최대 18억 달러(약 2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국내 기업들도 최근 몇 년 간 국내외 기업을 넘나든 M&A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한 아베오 파마슈티컬스의 지분 100%를 5억6600만 달러(약 8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로 단기간에 미국 항암 상업화 역량을 확보하고, 미국에 자체 개발 신약을 출시할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도 내년 1월 말을 목표로 미국 진단기업 메르디안 바이오사이언스를 15억3199만 달러(약 2조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
메리츠증권 박송이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빅파마들은 오리지널 의약품 매출액과 코로나19로 확보한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 확충 의지가 강하다”며 “올 상반기 딜은 세포유전자치료제, 이중항체, ADC(항체-약물 결합체) 순으로 거래됐고, 질환별로는 암, 신경질환, 희귀·유전질환, 감염증, 염증·자가질환 순으로 거래됐다”고 말했다.
다만, 투자 침체,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올 상반기 생명과학 분야의 전체 거래는 둔화된 모습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의 '2022년 상반기 제약 거래 분석'에 따르면 올 상반기 M&A, 기술이전 등 생명과학 분야의 전 세계 거래는 2200여건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21% 줄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