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치매신약' 레켐비 승인 권고…국내도 허가절차 돌입
'레켐비' 정식 승인 권고…내달 결정
에자이, 국내 식약처에 허가 신청해
"부작용 컨트롤 가능하고 효용기대"
[AP/뉴시스]일본 제약회사 에자이가 미국의 젠바이오와 함께 개발한 알츠하이머 약 레켐비. 미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1월6일(현지시간) 뇌 기능을 떨어뜨리는 알츠하이머병 증세를 늦추는 새 치료제 레켐비(Leqembi) 사용을 신속 승인했다. 2023.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의 글로벌 정식 승인이 9부 능선을 넘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는 지난 9일(현지시간) 6대 0 만장일치로 레켐비의 정식 승인을 권고했다.
지난 1월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FDA로부터 신속 승인을 받은 후 이번에는 최신 3상까지의 결과로 정식 승인이 결정될 예정이다. FDA는 내달 6일까지 정식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자문위는 레켐비가 경증 치매 또는 초기 치매 환자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이같이 권고했다.
이 약은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신약이다. 치매의 증상만 완화하는 게 아니라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 효과가 인정된 첫 알츠하이머 치료제라는 점에서 주목 받는다.
레켐비를 만든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앞서 2021년 '아두헬름'(아두카누맙)을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FDA의 허가를 받았지만, 허가심사 때부터 이어온 효능·부작용 논란으로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이와 달리 레켐비는 알츠하이머 환자 1795명을 레켐비 투약 그룹과 위약(가짜약) 그룹으로 나눠 2주에 한 번씩 투여한 임상 3상 결과, 18개월 후 레카네맙이 위약보다 인지 저하를 27%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약군 중 68%는 알츠하이머 유발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도 제거됐다.
정식 허가받으면 '아밀로이드 베타' 무용설을 일축하는 계기도 될 전망이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뇌 속에 쌓이는 이상 단백질의 일종이다. 아밀로이드 베타의 침착이 치매를 일으킨다는 가설이 오랫동안 신뢰를 받았지만 작년 여름 해당 논거의 논문이 조작 의혹에 휩싸이며 이 가설 기반의 신약까지 입지가 흔들렸다.
아밀로이드 가설을 토대로 만들어진 레켐비가 정식 승인을 받으면, 이 단백질의 중요성은 다시 인정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에자이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레켐비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 혹은 2025년 초 허가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단, 레켐비의 부작용 논란은 여전히 따른다. 이 약은 뇌부종과 출혈을 동반하는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에 대한 안전성 이슈가 존재한다. ARIA 발생률은 약 10%로, 아두헬름의 40% 대비 나아졌지만 이 약을 복용한 3명이 뇌졸중, 뇌부종 등의 증상을 겪은 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사는 이들 발생이 레켐비와 연관 없다는 입장이다. FDA 자문위 역시 모니터링 가능한 수준의 부작용이란 의견이다.
비싼 약값은 환자 접근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미국에선 1년 치 약값이 약 2만6000달러(약 3360만원)다.
대한치매학회 양영순 보험이사(순천향의대 신경과 교수)는 "이 약의 부작용은 충분히 컨트롤 가능하고, 효능도 기대된다"며 "비용 부분이 고민이긴 한데, 레켐비 치료비의 부담을 높이는 이유는 투여 전후에 비싼 아밀로이드 PET-CT 검사가 필요해서다. 미국에선 (검사비가) 1000만원씩 들어 약값을 포함하면 5000만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국내는 아밀로이드 PET-CT 검사비가 100여만원 수준이고 일부는 이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가능하는 등 부대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초기 치매 환자 중 꼭 필요한 환자에 사용할 수 있도록 보험급여 기준도 잘 정한다면 레켐비는 비용 대비 효용 가치가 있는 약물이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