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얌전해야지, 남자는 울면 안돼"…선생님 말·행동, 어린이 성차별 1위
서울시, 성평등 어린이사전 발표
[서울=뉴시스] 서울시 성평등 어린이사전. (사진=서울시 제공) 2020.11.20. [email protected]
20일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발표한 '서울시 성평등 어린이사전' 결과에 따르면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생활을 하는 어린이 1053명 중 552명(31.4%)이 '선생님의 말과 행동'으로 성차별을 가장 심하게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교육 프로그램 26.1% ▲친구들의 말과 행동 21.8% ▲교재·교구·교육내용 19.1%로 뒤를 이었다.
시민들은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바닥에 앉아 놀이하거나 수업을 들을 때 주로 하는 '아빠다리'를 성별을 지칭하는 용어가 아닌 다리 모양에 따라 '나비다리'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의 수업, 놀이, 학예회, 역할극, 체육대회 등에서 아직도 남아 있는 성별 고정관념을 이제는 개선하자는 요구도 높았다.
학예회에서 '여아는 발레, 남아는 태권도'를 하는 것, 역할극에서 '여아는 토끼, 남아는 사자' 역할을 맡는 것, '여아용은 핑크, 남아용은 파랑'으로 고정된 것 등을 아이들이 원하는 것으로 자유롭게 선택하게 하자는 의견이다.
'여자는 얌전해야지, 남자는 울면 안 돼' 등 여성과 남성에 대한 편견을 담은 말, '멋진 왕자님, 예쁜 공주님' 등 성별로 구분하는 수식어도 개선해야 할 성차별적 말과 행동이라는 게 시민들의 의견이다.
'여자는 치마, 남자는 바지로 정해진 원복·교복', '남자가 앞번호인 출석번호', '짝의 성별을 고정한 남녀짝꿍' 등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 학교에서 정해진 규정, 규칙에 대한 성차별 개선의 요구도 높았다. 가정통신문 등의 알림장에서 보호자의 역할과 아이 지도의 역할을 엄마에게만 부여하는 것도 성차별적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번 서울시 성평등 어린이사전에 의견을 제안한 1053명 중 여성은 73.6%, 남성은 26.4%를 차지했다. 연령대는 30대(45.2%)가 가장 많이 참여했고, 40대(23.4%), 20대(23.3%)가 그 뒤를 이었다. 응답자 중 자녀가 있는 사람은 전체의 63.2%였다.
재단은 어린이집 보육 교직원과 양육자가 성인지 감수성을 기르고, 영유아기 아이에게 성평등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세 살 성평등, 세상을 바꾼다!'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 신청은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보육서비스지원센터 홈페이지를 통해서 하면 된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백미순 대표이사는 "어린이들이 가정 외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생활에서 아직도 성차별 개선의 과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시민제안을 통해서 아동기부터 성평등한 돌봄과 교육이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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