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축제 금상 '윤석열차' 전시 논란…문체부 칼들었나?(종합)
문체부 "정치적, 엄중 경고…지원하되 후원명칭만 중단"
[부천=뉴시스] 정일형 기자 =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부천=뉴시스] 정일형 신재우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와 경기도, 부천시가 후원하고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주최한 한국만화축제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하는 그림이 전시돼 논란이 일고 있고 있는 가운데 100억원대의 예산을 지원한 문체부가 노골적 정치색에 엄중 경고하고 나서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일각에서는 정부의 지원이 있다는 이유로 문체부가 공모전의 해당 작품 선정 자체를 문제삼겠다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등에 따르면 문체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해 전시한 것은 학생의 만화 창작 욕구를 고취하려는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나기 때문에 만화영상진흥원에 유감을 표한다"며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공모전을 주최한 만화영상진흥원이 부천시 소속 재단법인이긴 하나, 국민의 세금인 정부 예산 102억원이 지원되고 있고, 이 공모전 대상은 문체부 장관상으로 수여되고 있다"면서 "해당 공모전의 심사기준과 선정 과정을 엄정하게 살펴보고 관련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체부에 따르면 행사의 후원명칭 사용을 승인하며 진흥원 측에 행사와 관련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승인사항 취소가 가능함을 함께 고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향후 후원명칭 사용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문체부의 정치적 엄중경고에 표현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천의 한 시민은 "표현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라며 "예술의 창의성과 자유를 억압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시민은 "문체부의 국비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것은 또 다른 협박"이라며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더니 이제는 표현의 자유도 탄압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문체부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102억원의 국비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면서 "후원 명칭 중단을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해 주길 바란다"고 해명했다.
한편 전날 폐막한 제26회 부천국제만화축제 전시장에 '윤석열차'라는 제목의 만화가 전시됐다.
이 작품은 고등학생이 그린 카툰으로, 윤 대통령의 얼굴을 한 열차가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자 시민들이 놀라 달아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또 조종석 위치에는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자리하고 있으며 나머지 열차에는 검사복을 입은 이들이 칼을 들고 서 있었다.
이 작품은 '부천 만화축제 금상 수상작'이라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이 작품은 한국만화축제가 주최한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카툰 부문 금상(경기도지사상)을 수상했다.
해당 작품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한국만화박물관 2층 도서관 로비에 전시됐다. 작품 수상 선정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무작위로 추천한 심사위원들이 평가했다.
만화영상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공모전 수상작 전시는 기존에 해왔던 것이고, 카툰부문의 경우 정치적 풍자 성향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또한 수상작 선정은 진흥원이 하는 것이 아니라 랜덤추천으로 외부 심사위원들이 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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