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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심 아주대의료원장 "어떤 감염병에도 대응 가능토록"[인터뷰]

등록 2023.08.09 1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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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의료원 유리천장 깬 첫 원장

취임하자마자 코로나19 사태 진두지휘

신관·첨단의학관 건립 시 응급환자 대응, 임상연구 획기적 강화

경기도·수원시와 '한국형 바이오클러스터' 추진

[수원=뉴시스] 박해심 아주대의료원장이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신관과 첨단의학관 신설, 평택분원 건립 계획 등을 밝히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박해심 아주대의료원장이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신관과 첨단의학관 신설, 평택분원 건립 계획 등을 밝히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박상욱 박종대 기자 = "어떤 감염병이라도 완벽한 대응이 가능한 병원시스템을 구축하겠다."

박해심(65) 아주대의료원장은 9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코로나 이전까지의 병원 시설로는 대규모 감염병을 감당하기에 한계가 있었다"며 이렇게 밝혔다.

박 원장은 "현재 설계에 들어간 신관이 건립되면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바이러스가 다시 창궐하더라도 의료진과 환자들이 분리, 독립된 공간에서 진료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중증·외상환자에 공공의료까지…사실상 '도립병원'

신관 건립에 힘을 쏟는 데는 그 만한 이유가 있다. 박 원장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3월 의료원장으로 취임했다. 개인적으로는 의료원 개원 이래 유리천장을 깬 '첫 여성 의료원장'이란 수식어를 얻게 됐다.

하지만 눈앞에 닥친 유례 없는 전염병 확산으로 인해 그 기쁨을 마냥 누릴 수 없었다. 낯선 바이러스로부터 환자들과 직원들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하는 것이 당면과제로 주어졌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대구에서 폭발적으로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고 수도권으로 빠르게 감염세가 올라오면서 방역지침도 하루하루 달려져 내가 취임했을 때는 이미 의료원도 비상체계였다"고 돌아봤다.
[수원=뉴시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일행이 지난 6월27일 아주대학교병원을 방문해 최기주 아주대 총장과 박해심 아주대의료원장등과 함께 의료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일행이 지난 6월27일 아주대학교병원을 방문해 최기주 아주대 총장과 박해심 아주대의료원장등과 함께 의료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신종 감염병에 대응 가능한 병원시스템 구축을 구상하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인 지 1년쯤 지난 뒤부터다. 경기남부권에서 대규모 환자를 감당할 만한 의료기관이 부족한 실정에서 아주대병원은 중증응급·외상치료까지 맡으면서 사실상 '도립병원' 기능까지 수행해야만 했다.

1994년 9월 경기도에서 유일한 대학병원으로 문을 연 아주대병원은 개원 29년 만에 응급 및 중증응급환자 구급이송 수용률이 각각 79%, 67% 수준을 보여 경기남부에 위치한 응급의료센터 중 최대 수용률을 기록하고 있다.

중환자실 병상 비율도 국내 유수의 13개 상급종합병원과 비교해 가장 높은 수치인 16.8%를 차지하는 등 중증응급환자 치료를 위한 최상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밀려드는 확진자들까지 모두 수용하기엔 현 병원시스템으로 역부족이었다. 한 단계 도약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박 원장은 "응급실이나 외상센터로 중환자가 전국에서 밀려오는데 감염병을 이유로 병원 문을 닫지 않으려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며 "신관과 첨단의학관을 짓는 데 약 4000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가지만 공공정책 270여 병상을 추가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 확장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원=뉴시스] 아주대학교병원이 본관 3층 수술실에서 운영하던 로봇수술실을 지하 1층으로 옮겨 독립된 공간을 갖추고 ‘로봇수술센터’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아주대학교병원이 본관 3층 수술실에서 운영하던 로봇수술실을 지하 1층으로 옮겨 독립된 공간을 갖추고 ‘로봇수술센터’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신관은 2028년 완공을 목표로, 병원 본관과 의과대학 사이에 세워질 예정이다. 연면적 5만6198㎡에 지상 15층 규모로 총 590여 병상을 수용할 수 있다. 이 병상에는 2022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추가로 승인받은 공공정책 275병상(외상전용 200병상·응급전용 25병상·감염전용 50병상)도 포함된다.

박 원장은 "향후 신관이 건립되면 최근 의료계 화두인 필수진료, 의료 공공성 관련 인프라 부족을 해결하고, 응급·외상과 심뇌혈관, 감염, 소아 등 중증응급 환자의 좀 더 신속한 치료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국가적 보건, 재난 위기 상황에도 중단 없이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들과 바이오클러스터 조성 맞손, 평택분원도 본격화

아주대의료원은 이번에 공공의료 기능을 강화시킬 신관을 건립하면서 첨단의학관도 함께 짓는다. 첨단의학관은 여러 임상실험을 포함한 전문 연구 분야를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동안 의료원은 기초의학 발전 및 연구 성과의 실용화를 위해 지속가능한 연구개발(R&D)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현재 의료원 소속 교원이 창업한 회사만 10여 개로, 해당 창업기업은 이를 설립한 교원과 의료원 등이 지분을 나눠 갖는 형식이다. 빠르면 올해 상장도 예상된다.

박 원장은 새로 들어설 첨단의학관이 산학연구에도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본다. 그는 "현재 의료원에 동물실험센터가 있는데,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의 수요가 엄청 늘어나고 있다"며 "첨단의학관이 신설되면 우리가 해당 센터를 특화해 산학연구의 허브로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수원=뉴시스] 아주대학교가 주최하고 아주대의료원이 주관한 ‘2022 아주 바이오·헬스 사이언스 리서치페어’가 온·오프라인으로 개최됐다.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아주대학교가 주최하고 아주대의료원이 주관한 ‘2022 아주 바이오·헬스 사이언스 리서치페어’가 온·오프라인으로 개최됐다.  *재판매 및 DB 금지


때마침 아주대의료원과 가까운 광교테크노밸리를 바이오클러스터로 조성하려는 움직임도 생겼다. 경기도와 수원시가 광교에 바이오클러스터(생명공학 협력단지) 조성계획을 수립 중으로, 현재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특히 수원시가 대학과 종합병원, 광교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바이오클러스터를 만들 계획이다.

아주대의료원과 수원시는 지난 달 20일 광교 바이오클러스터 조성과 보건의료 R&D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두 기관은 '광교 바이오클러스터 추진협의체'와 '산·학·연·병(산업체-대학-연구소-병원) 협력 R&D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박 원장은 "최근 이재준 수원시장이 미국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에 해외 벤치마킹을 다녀왔는데, 그곳은 화이자, 머크 등 글로벌 기업이나 돈 많은 회사들이 다 모여있다"며 "우리는 그런 형태가 아닌 한국형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국내의 작은 기업의 성장가능성을 보고 이를 인큐베이션해 첫 성공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취지의 말씀을 드렸고 공감대를 나눠 진도를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첫 분원도 설립에 나섰다. 그 대상지는 바로 경기도의 떠오르는 도시인 '평택'이다. 평택은 삼성전자가 대규모 반도체 공장시설을 조성 중인 지역으로, 수서고속철도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광역철도망 건설계획을 비롯해 공동주택 공급 물량이 늘면서 그 배후단지 조성에 따른 의료와 교육서비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아주대 평택병원은 올해 6월 병원 건립을 위한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설계 착수 등 오는 2030년 개원을 목표로 병원 건립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총 500병상 규모의 친환경·최첨단 스마트 인텔리전트 종합병원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수원=뉴시스] 아주대학교 평택병원 조감도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아주대학교 평택병원 조감도 *재판매 및 DB 금지


감염병, 분만, 소아 환자, 중증응급·외상질환 등 필수의료 분야와 고난이도 치료를 요하는 암·난치성 중증질환 등을 중심으로 치료하는 거점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 원장은 "그동안 쌓은 상급종합병원 진료 역량과 경험을 새로 개원할 병원에 구현하겠다"며 "본원과도 긴밀히 협력하면 경기남부권역 의료인프라를 더욱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 대표 의료기관으로서 '사회적 책무' 강화

아주대의료원은 개원 이후 ESG 경영의 가장 중심이 되는 키워드인 ‘사회적 책무’을 지속적으로 수행해오고 있다. 권역응급의료센터와 권역외상센터를 중심으로 중증 응급·외상 환자 치료, 병상 수 대비 중환자실 운영 비율 약 14%(전국 상급종합병원 평균 7%),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치료, 공공의료사업 등 의료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고 있다.

특히 경기남부권 지역에서 유일하게 소아 응급 전담전문의 8명이 24시간 진료하고 있다. 2022년 아주대병원 응급의료센터를 내원한 소아환자는 약 2만 명으로, 이 중 70%가 중중환자였다. 치과병원은 올해 초 국내에서 처음으로 응급·중증 소아환자의 치과 치료를 전담하는 ‘응급·중증 소아환자 치과치료팀’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수원=뉴시스] 박해심 아주대의료원장이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신관과 첨단의학관 신설, 평택분원 건립 계획 등을 밝히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박해심 아주대의료원장이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신관과 첨단의학관 신설, 평택분원 건립 계획 등을 밝히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2019년부터 닥터헬기도 운항하고 있다. 2022년 닥터헬기 출동 건수는 주간 259건, 야간 98건 등 357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이 출동했다. 2021~2022년 연속 미국외과학회가 시행한 ‘외상질관리프로그램’(ACS-TQIP)에서 미국과 그 이외 국가의 병원 외상센터 500여 개와 비교해 상위 1%에 해당하는 낮은 사망률을 달성해 세계적 수준의 우수한 외상센터임을 입증했다.

교직원들도 20여 년 전부터 급여 공제를 통해 아주사회사업기금을 조성해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소외계층을 돕고 있다. 지난 10년간 베트남 의료진 100여 명을 초청해 무료 연수를 시행한 것을 비롯해 에너지 절약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박 원장은 "앞으로도 ESG 경영을 통해 폭넓은 사회적 가치와 책무를 실천할 것"이라며 "지역민과 지역사회가 우리 의료원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좀 더 관심을 갖고 지켜봐달라. 지역민의 건강을 지키고, 지역사회와 함께 상생하며 발전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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