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상인 불만폭발, 어린이보호구역 주정차금지 첫날
[남양주=뉴시스] 이호진 기자 = 어린이보호구역 내 주·정차를 전면 금지한 도로교통법 개정안 시행 첫날 구리시의 한 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에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오른쪽 어린이보호구역 표지판을 기점으로 앞쪽 SUV 차량은 주차 허용, 뒤편 승용차는 단속대상이다. 2021.10.21. [email protected]
[구리=뉴시스]이호진 기자 = 어린이보호구역 내 주·정차가 21일부터 전면 금지되면서 경기 구리지역에서 주차 공간이 부족한 학교 주변 상가 입주민과 주택 거주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21일 구리시에 따르면 이날부터 어린이보호구역 내 주·정차를 전면 금지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구리시청에도 단속과 관련된 항의나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일단 이번 어린이보호구역 주·정차 전면금지 조치가 어린이를 안전하게 보호하자는 취지인만큼 단속에 항의하는 주민들도 필요성에는 공감을 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학교와 거주지역이 분리되지 않은 구도심을 중심으로 집 앞 이면도로가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주민들은 대안 없는 이번 법 개정에 반감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초등학교 인근에서 잡화매장을 운영하는 A씨는 “옛날 건물이라 주차공간이 3대뿐이어서 이제 아침에 차가 꽉 차면 멀리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우고 와야 한다”며 “그건 감수할 수 있는데 당장 매장에서 팔 물건을 앞으로 어떻게 싣고 내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주차공간이 없거나 주차면수가 넉넉하지 못한 구도심의 빌라나 단독주택 거주자들의 불만은 더 큰 상황이다. 같은 주택가인데 불과 2~3m 차이로 옆집과 주·정차 금지 여부가 다르게 적용되는 곳들도 있기 때문이다.
수택동에 사는 B씨는 “단속을 오후 9시까지 한다고 하는데 그럼 그때까지 퇴근을 하지 말라는 얘기냐”며 “분명 내 집이 먼저 들어서고 나중에 학교가 생겼는데 이제 집 앞에 차를 세웠다가 단속되면 12만원을 내야 된다”고 이번 조치에 불만을 토로했다.
B씨는 “당장 다른 곳에 차를 세우고 오는 방법도 있지만 가뜩이나 주차공간이 부족한 동네에서 누가 자기 집 앞에 다른 사람 차를 세우게 허락해 주겠느냐”면서 “옆집은 집 앞에 차를 세우고 나는 유료주차장을 써야하는 웃기는 상황”이라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관할 지자체인 구리시도 어린이보호구역 내 거주민과 상가 입주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지만, 법 자체가 어린이보호구역 내 주·정차를 금지하고 있는 만큼 일시적 허용 같은 근본적인 해결은 어려운 상황이다.
구리시 관계자는 “제도 시행 취지가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는 정차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미인 만큼 다른 방법이 없어 상가 입주자들에게 어린이보호구역 밖에 차를 세우고 물건을 승·하차한 뒤 카트를 이용해 옮기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어린이보호구역 내 거주민에 대해서는 공영주차장 이용 할인 등 다른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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