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대 연극영화학과 폐지에 피켓시위 등 학생들 '반발'
대학본부 "경쟁력 미흡학과 학제개편 대상…졸업하도록 지원"
【대전=뉴시스】 배재대 연극영화학과 학생들이 교내에서 학과 폐지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학생들 제공)
배재대 연극영화학과 18학번 새내기들이 고민에 쌓였다. 자신들 모두가 졸업을 하면 학과가 없어지고 후배들도 모집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11일 배재대에 따르면 이 학과는 대학 자체 학과평가에서 3년 연속 D등급을 맞아 신입생 모집정지 결정이 내려졌다. 현 1학년 전원이 졸업을 하면 학과가 없어지는 것으로 폐지인 셈이다.
이에 따라 이 학과 학생들은 학과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학과 폐지 반대 서명운동에 나서는 한편 피켓 시위와 온라인 홍보 등 전방위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학과 평가에서 폐지 대상이 된 건 인정하지만 그 원인은 대학 측에 있다며 섭섭한 마음을 토로하고 있다. 실습실 난방이 제대로 안되는 등 열악한 교육 환경 때문에 평가지표인 재학생 충원율과 중도탈락율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공연영상학부, 문화예술콘텐츠학과에서 현 학과로 이름이 자꾸 바뀌면서 다수의 부적응 학생을 양산했다는 주장이다. 또다른 지표인 취업률도 예체능학과의 특성상 부진할 수 밖에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똑같이 폐지 대상이 된 타학과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학과 관계자는 "자구안을 이틀 만에 만들어오라하고 나중에 줬더니 딴소리를 하고 똑같은 상황인 다른 학과가 구제를 받는 등 일련의 과정을 보면 우리 학과를 애초부터 대상으로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며 "평가지표 숫자만 볼게 아니라 그렇게 나올 수 밖에 없었던 대학측의 지원부족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뉴시스】 배재대 연극영화학과 학생들이 만든 학과 폐지 반대 대자보가 교내에 붙여있다.(사진=학생들 제공)
이에 대해 대학본부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D등급을 맞아 1년후에 또다시 D등급을 맞으면 폐지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걸 알리는 등 그동안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며 "또다른 폐지 대상은 학부 2개로 양쪽 모두 자구안을 만들고 받아들여져 구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학과 사수를 위해 끝가지 노력을 한다는 계획이다.
김태영 학회장은 "학과 특성상 선후배가 실습을 해야 하는데 앞으로 신입생이 충원되지 않으면 후배들은 학습권을 전혀 보장을 받지 못하는 셈이다"며 "졸업장만 받으라는 것으로 학과 폐지가 취소될 때까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대학 본부 관계자는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로 경쟁력이 미흡한 학과는 입학정지 등 학제개편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신입생을 포함해 학과 학생 전원이 졸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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