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전원 꺼져도 작동되는 비휘발성 컴퓨터' 개발했다
KAIST 정명수 교수, 경량화된 비휘발성 컴퓨팅 플랫폼 '라이트PC' 개발
기존 휘발성 메모리 대비 4.3배 응용 성능 향상 및 73% 전력 소모 절감
정전 대비·메모리 용량 증가·전력 절약·서비스 안정성 기대
[대전=뉴시스] KAIST의 라이트PC 기술 개요. *재판매 및 DB 금지
KAIST는 전기및전자공학부 정명수 교수 연구팀이 컴퓨터 시간을 멈추게 하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술의 '경량화된 비휘발성 컴퓨팅 시스템(Lightweight Persistence Centric System·라이트PC)'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컴퓨터는 시간이 멈춰진 순간의 모든 정보(실행 상태 및 데이터)를 전원 공급 여부와 관계없이 유지하고 정보를 언제든 사용자가 원할 때 바로 복원, 작동할 수 있다.
기존의 컴퓨터는 휘발성 메모리인 D램을 메인 메모리로 사용하기 때문에 전원이 사라지면 메모리가 저장하고 있는 데이터들을 잃어버린다.
D램보다 적은 전력 소모와 큰 용량을 제공하는 비휘발성 메모리(인텔의 옵테인 메모리)는 영구적으로 데이터를 기억할 수 있는 특징이 있지만 복잡한 내부구조 설계로 느린 성능 때문에 온전히 메인 메모리로 사용되지 못하고 D램과 함께 사용해 비휘발성 메모리에 저장되는 일부 데이터만을 선택적으로 유지한다.
또 비휘발성 메모리 내부에 존재하는 휘발성 구성요소와 프로세서 자체가 갖는 레지스터나 캐시 메모리(휘발성) 같은 임시 저장 공간의 데이터는 전원 공급 없이 지속적 보존이 불가능해 갑작스런 전원 차단서 모든 정보를 유지하기는 불가능하다.
이런 문제해결을 위해 D램을 포함, 프로세서가 갖는 휘발성 상태의 데이터들을 비휘발성 메모리나 저장장치인 SSD 등으로 옮기는 체크포인팅 기법 등이 사용되고 있으나 주기적 데이터 이동에 추가 시간 및 전력이 들고 정전 후 전원이 인가되면 시스템 전체를 재부팅하는 데이터 복구과정을 겪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번에 KAIST 정명수 교수팀은 기존의 불편한 과정은 물론 컴퓨터의 모든 프로그램 실행상태와 데이터들을 전원 없이 비휘발성으로 유지할 수 있는 프로세서와 메모리 컨트롤러, 운영체제 기술로 구성된 라이트PC를 개발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기존 메모리나 스토리지 장치 없이 지속성 메모리만을 활용해 시스템을 구성, 시스템의 대부분 상태를 비휘발성으로 유지하게 했으며 전원이 끊긴 직후 전원 공급 장치의 신호에 따라 프로세서에 남아 있는 비지속성 상태들을 비휘발성으로 변환하는 장치를 통해 정전 시 컴퓨터의 시간을 멈출 수 있게 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라이트PC 기술은 프로세서의 하드웨어 데이터 경로상의 휘발성 구성요소를 최소화하고 복잡한 내부구조를 최대한 단순화한 뒤 데이터 처리의 병렬성을 극대화해 사용자가 일반적인 응용실행에서 D램만 사용하는 고성능 시스템과 큰 성능 차이를 느끼지 못하도록 성능을 개선했다.
또한 컴퓨터의 시간을 멈추는 동안 일관성 유지를 위해 프로그램 실행이 비결정적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임의의 상태 및 데이터의 변경을 막고 다양한 형태의 지속성 기능이 추가된 운영체제를 구축했다. 일관성이 유지되기 때문에 다시 전원이 인가되면 컴퓨터는 부팅 과정 없이 멈춘 시간부터 다시 실행될 수 있다.
연구팀은 라이트PC의 실효성 검증을 통해 전원이 사라지기 직전의 상태로 모든 프로그램 실행과 데이터가 일관성 있게 복구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라이트PC는 기존 컴퓨터 대비 최대 8배 큰 메모리와 4.3배 빠른 응용실행 및 73%의 전력 소모 절감을 보였다.
이번 비휘발성 컴퓨터의 실제 동작 및 자세한 내용은 연구실 웹사이트,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미국 뉴욕시에서 오는 6월에 열릴 컴퓨터 구조 분야 최우수 학술대회인 '이스카(ISCA), 2022'에 라이트PC(논문명:Hardware and Software Co-Desingn for Energy-Efficient Full System Persistence)로 발표될 예정이다.
정명수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비휘발성 컴퓨터는 데이터 센터나 고성능 컴퓨팅의 저전력 운영을 가능케해 탄소중립에너지 효율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연구 핵심기술은 차량, 핸드폰 모바일, 사물인터넷 장치 등의 베터리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초연결사회를 이루는 등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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