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인공지능은 발명자 될 수 없어"…특허청과 의견 일치
서울행정법원 판결서 인공지능 발명자 부정한 특허청 무효처분 지지
특허청, IP5 청장회의에서 인공지능 발명자 공론화
7월부터 설문조사 홈페이지 개설, 인공지능 대응 특허법 체계 고민
[대전=뉴시스] 세계 주요국들의 인공지능 '다부스' 특허출원 관련 소송 진행 경과.(사진=특허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허청은 인공지능(AI)을 발명자로 기재한 특허출원에 대한 특허청의 무효처분에 불복해 지난해 12월 서울행정법원에 제기된 행정소송 사건과 관련, 법원의 기각 판결이 내려졌다고 3일 밝혔다.
이는 '현행법상 사람만이 발명자로 인정된다'는 특허청의 처분을 행정법원이 지지하는 판결로 인공지능의 발명자 지위 불인정 확인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19년 미국의 인공지능 개발자 스티븐 테일러(출원인)는 자신의 인공지능 '다부스'가 식품용기 등 2개의 발명을 스스로 했다고 주장하면서 인공지능(다부스)을 발명자로 표시해 국제 특허출원을 냈고 지난 2021년 5월 국내에 출원이 진입됐다.
이에 대해 미국·유럽·호주의 대법원(최종법원)에서는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확정했고 영국·독일에서는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우리나라 법원이 판결로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독일 연방특허법원은 인공지능 정보를 병기한 발명자 기재를 인정(2022년 3월)하고 현재 대법원서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인공지능의 발명자 지위를 두고 법적 다툼에서 이겼지만 특허청은 세계적인 변화추이,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속도 등을 고려해 특허제도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대비에 나섰다.
특허청에 따르면 세계 주요국들의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사람이 하던 일을 대체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미술, 음악 등 저작물 제작에 기여한 사례가 나타나면서 미국 저작권청에서는 사람이 표현 창작물과 인공지능이 만든 결과물이 상호 결합된 저작물에 대해 사람을 저작자로 해 저작권으로 등록해주겠다는 지침을 지난 3월에 발표했다.
이에 따라 특허청은 인공지능에 대한 공론화에 나서 지난달 미국서 열린 IP5(한국·미국·유럽·중국·일본) 청장회의에서 '인공지능 발명자 관련 법제 현황과 판례 공유' 의제를 제안해 안건으로 최종 승인받았다.
또 주요국 산업계의 요구로 인공지능 관련 발명에 대한 IP5 공통의 심사기준을 제시, 의제로 채택되기도 했다 .
이어 특허청은 국민·산업계 등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누리집에 '인공지능과 발명(가칭)' 코너를 오는 20일자로 개설하고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인정할지에 대한 국내외 논의사항 및 주요국의 법원판결, 인공지능 관련 발명의 심사기준 등을 공유할 예정이다.
특히 향후 필요한 특허법 개정방향을 모색하는 대국민 설문조사를 20일부터 9월말까지 실시하고 인공지능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해 10월께는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에 대응하는 새 특허법체계 구축방안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다.
이인실 특허청장은 "대국민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입장을 오는 10월 열릴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의 특허법상설위원회(SCP)와 내년 6월에 한국서 개최될 IP5 청장회의 때 전달할 방침"이라며 "IP5, WIPO 등과 인공지능 관련 특허제도 논의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 국제적으로 조화된 특허제도를 정립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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