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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난" 언론인 비하 임실군의회, 공식 사과

등록 2020.11.26 16:43:50수정 2020.11.26 17: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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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난" 언론인 비하 임실군의회, 공식 사과

[임실=뉴시스] 김종효 기자 = 언론인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전북 임실군의회가 고개를 숙였다.

26일 오후 임실군의회 진남근 의장은 언론인 비하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오른 김왕중 의원과 함께 군청에서 출입기자단에게 사과했다.

앞서 김왕중 의원은 24일 군 기획감사담당관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던 중 홍보업무 담당자를 상대로 군이 집행하는 홍보비가 언론사마다 비중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며 평등한 분배를 주문했다.

이어 홍보 담당자에게 "언론인은 배고픈 직업이다. ··· 정말 배고픈 직업이에요. 그래서 아름다운 기사를 쓰는 거에요. 배가고파서 ··· 그렇죠?"라고 말했다.

이후 현장에서 모멸감을 느꼈다는 어느 기자에 의해 "기자는 가난하다라는 식의 발언이 있었다"고 알려지며 파문이 일었다.

임실군청 출입기자들은 김 의원의 발언을 놓고 "언론인을 떠나 개인적 인간관계상 상대방에게 그런 표현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 예의"라며 "공무원들이 함께 있는 공개적 회의석상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는 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김 의원의 발언 중 "그래서 아름다운 기사를 쓴다. 배가 고파서"라는 부분은 "홍보비 집행기관이 홍보비를 쥐고 언론사를 배고프게 만들어야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생산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짚었다.

기자들은 "이 발언은 홍보비 때문에 언론인이 기관에 길들여져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 명예훼손"이라고 강조하며 "기관은 기자가 아닌 언론사에 홍보비를 집행하는 것이고, 이는 기자들의 수입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못 박았다.

김왕중 임실군의원(왼쪽)이 26일 오전 출입기자단에 사과의 뜻을 전하고 있다

김왕중 임실군의원(왼쪽)이 26일 오전 출입기자단에 사과의 뜻을 전하고 있다


임실군 출입기자단의 이러한 비판 이후 김왕중 의원은 이날 오전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기자들이) 불편함과 수치심을 느꼈다기에···"라는 전제를 깔았고, 사과의 진정성이 다시 의심받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날 오후 진남근 의장의 공식 사과로까지 이어졌다.

진남근 의장은 "행정사무감사 중 본질과 다른 적절치 않은 표현으로 인해 언론인들의 마음에 깊은 모멸감과 상처를 준 점을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왕중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군정 홍보비가 모든 언론에 평등하게 집행되지 않는다는 제보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홍보비를 집행하는 대부분의 기관·기업은 언론사들의 신문발행 상황을 조사해 통계를 내는 한국ABC협회의 자료를 기준으로 한다. 이외에 각 기관마다  자체적으로 언론사의 각기 다른 발행부수, 유가독자 수, 보도횟수, 홍보효율성 등을 따져 집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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