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쿠팡을 이길 수 없다는 아들 말 귓가 떠나지 않아"
쿠팡 사망근로자 장덕준씨 유족 전국 순회 나서
"청문회 끝나자 무대응,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아"
"계란으로 바위치기라 해도 전국 다니며 알릴 것"
[대구=뉴시스]이지연 기자 = 쿠팡 경북 칠곡물류센터 근무 중 사망한 고(故) 장덕준씨 아버지가 전국 순회투쟁에 나서기 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5.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금지.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와 민주노동 서비스연맹 대구경북지역본부 등은 13일 오후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 유족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근로환경 개선 등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한다"며 전국 순회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 2월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판정 이후 청문회가 끝나자 쿠팡측이 과로사대책위나 유족과의 접촉을 중단하는 등 진심어린 사과는 물론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투쟁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장씨의 부모가 참석해 애끊는 심정을 토로했다.
장씨 아버지는 "산재청문회에서 노트먼 조셉 네이든 대표가 자신도 비슷한 나이의 딸이 있다더니 오늘까지 무대응 뿐이다. 아들이 생전에 '우리는 쿠팡을 이길 수 없어요'라는 말이 귓가에 떠나지 않는다. 거대한 벽 앞에 서보니 아들의 절망감을 절실히 느낀다. 인간을 쓰다버리는 기계 부품처럼 취급하는 곳을 좋은 기업이라 칭찬하는 말을 들을 때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울먹였다.
이어 "계란으로 바위치기기라 하더라도, 그곳에서 일하는 아들 같은 젊은 노동자들을 지켜야 한다는 심정으로 힘이 닿을 때까지 전국을 돌아다니며 (사태를)알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순규 진보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지난해 4명, 올해도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국 4곳에서 지난 1년동안 119구급차가 77번 출동했었다고 한다. 닷새마다 한번꼴로 응급환자가 발생한 셈이다. 사람을 갈아넣어야 하는 심야 노동을 규제해야 한다"며 노동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이들은 오는 6월17일까지 전국의 주요 거점지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들을 만날 계획이다.
장씨는 지난해 10월12일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심야근무 하고 귀가한 후 숨졌다. 1년4개월여간 물류센터에서 심야 근무를 했다.
유족은 근로복지공단 대구지역본부에 산재 신청을 했고, 지난 2월9일 공단은 장씨의 사망 원인을 과로사로 판정했다.
다음날인 11일 쿠팡측은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피먼트서비스(CFS) 대표 이름으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유가족에 대한 지원을 약속, 근로자들이 안전환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했다.
[대구=뉴시스]이지연 기자 = 쿠팡 경북 칠곡물류센터 근무 중 사망한 고(故) 장덕준씨 유족과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원회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대구경북지역본부, 진보당 대구시당 등이 13일 오후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 과로사 방지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2021.05.1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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