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운잡방' 보물 지정…"음식조리서 보물 지정 첫 사례"
조선 전기 안동 유학자 3대가 저술한 음식조리서
전통조리법·저장법 수록…"학술적 중요한 자료"
수운잡방 (사진=안동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음식 조리서가 보물로 지정된 첫 사례이다.
26일 시에 따르면 한국국학진흥원에서 보관 중인 '수운잡방'은 조선 전기 안동의 유학자 김유(金綏, 1491∼1555)부터 그의 손자 김영(金坽, 1577∼1641)에 이르기까지 3대가 저술한 한문 필사본 음식조리서이다.
즐겁게 먹을 음식을 만드는 여러가지 방법을 담고 있다.
제목의 '수운(需雲)'은 주역(周易)의 '구름이 하늘로 오르는 것이 수(需, 즉 수괘需卦)이니 군자가 이로써 마시고 먹으며 잔치를 벌여 즐긴다(雲上于天, 需, 君子以飮食宴樂)'에서 유래한 것으로 연회를 베풀어 즐긴다는 의미이다.
김유가 지은 앞부분 86항, 김영이 지은 뒷부분 36항 등 모두 122항으로 구성돼 있다.
총 114종의 음식 조리 및 관련 내용을 수록했다.
항목별로 보면 주류(酒類) 57종, 식초류 6종, 채소절임·침채(沈菜, 김치류) 14종, 장류(醬類) 9종, 조과(造菓, 과자류)·당류(糖類, 사탕류) 5종, 찬물류 6종, 탕류 6종, 두부 1종, 타락(駝酪, 우유) 1종, 면류 2종, 채소·과일 파종·저장법 7종이다.
중국이나 조선의 다른 요리서를 참조한 예도 있지만 '오천양법(烏川釀法, 안동 오천지방의 술 빚는 법)' 등 조선시대 안동지역 양반가에서 만든 음식법이 여럿 포함돼 있다.
조선시대 양반들이 제사를 받드는 문화인 '봉제사(奉祭祀)'와 손님을 모시는 문화인 '접빈객(接賓客)'도 잘 보여주는 자료이다.
우리나라 전통 조리법과 저장법의 기원과 역사, 조선 전기 음식 관련 용어 등도 살펴볼 수 있다.
저자가 직접 쓴 원고본이며, 전사본(傳寫本, 베낀 글)도 전하지 않는 유일본으로서 서지학적 가치도 크다.
특히 '수운잡방'은 조선 전기 요리서로서 희소성이 크며, 당시 음식 문화에서 고유의 독창성이 돋보인다.
오늘날 우리의 음식문화 기원을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문화·민속·학술적으로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권영세 안동시장은 "안동의 우수한 전통 문화유산이 해마다 국가지정 및 도지정문화재로 지정되고 있다"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도시 안동의 위상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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