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고체결정 10배 빨리 만든다" UNIST, 용액촉진 요인 발견

등록 2020.03.25 12: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교수팀 연구…'네이처' 게재

'이온성 고분자 용액 속 흔들림'이 큰 결정 빨리 성장시켜

UNIST 자연과학부 바르토즈 그쥐보프스키 특훈교수

UNIST 자연과학부 바르토즈 그쥐보프스키 특훈교수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고체 결정을 기존보다 10배 빨리 만드는 방법이 개발됐다. 신약 개발이나 첨단 신소재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는 자연과학부 바르토즈 그쥐보프스키 특훈교수(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그룹리더)팀이 물질의 '결정화'를 촉진하는 새로운 요인을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기계적 충격은 결정이 크게 성장하는데 방해가 되는 요소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상식을 정면으로 뒤집은 연구로 학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결정은 소금이나 눈과 같이 규칙적인 형태를 지닌 고체를 말한다. 주로 액상에서 결정입자를 만드는 것을 결정화라 하는데 이는 많은 과학자들의 관심사다. 
회전력 더해 결정화를 진행한 실험 모식도와 결과

회전력 더해 결정화를 진행한 실험 모식도와 결과


결정화를 통해 물질을 순도 높게 분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물질의 성질을 파악하는데 '결정화'가 쓰이기 때문이다.

DNA의 이중나선 구조도 단백질의 결정화를 통해 밝혀졌으며, 신약이나 신물질 개발 과정에서도 물질의 정확한 성질을 파악하기 위해 해당 물질을 결정화시키는 작업을 한다. 빠른 속도로 큰 결정을 만드는 것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이유다.

그쥐보프스키 교수팀은 이온성 고분자가 포함된 용액 속에서 '흔들림'(기계적 충격)이 결정의 성장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원인은 '이온성 고분자'의 존재다.

이온성 고분자가 결정화하려는 물질 대신 용매 입자를 흡착하는 현상이 나타나 결정화 결정의 성장이 빨라진 것이다. 액상에서 결정화는 결정으로 만들려는 대상 물질에서 용매를 제거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온성 고분자가 결정화할 물질 대신 용매입자를 흡착하면 결정이 빨리 자랄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20개의 결정화 대상물질을 이온성고분자의 길이와 흔들림의 크기(shear rate) 등을 변화시키면서 실험했다.

이중 원통 구조의 실린더에 결정화 대상 물질과 이온성고분자를 넣고, 안쪽 원통을 회전시키면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원통의 회전 속도가 빠를수록(흔들림이 클수록), 고분자의 길이가 길수록 결정이 만들어지는 속도가 빨라졌다.

이는 이온성 고분자에 가해지는 회전력이 클수록 뭉쳐 있던 고분자가 풀어지면서 용매 입자를 더 많이 붙일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고분자의 길이가 길어짐에 따라 결정화 속도가 빨라진 현상 또한 연구진이 세운 가설로 잘 설명할 수 있다.

그쥐보프스키 교수는 "새로운 결정화 방법은 추가 연구를 거쳐 향후 신약개발이나 화학 공정에 적용되면 기존 연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유체역학과 고분자 화학, 결정학 등을 망라한 융합 연구"라며 "가설 증명 과정이 새로운 법칙으로 확립된다면 학제 간 융합 연구의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지난 4일 온라인 논문으로 게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