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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변호사 "준강간, 나도 몰래 어느새 성범죄에 연루될 수도"

등록 2018.06.15 23: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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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변호사

김영환 변호사

【인천=뉴시스】함상환 기자 = 사계절 중 성범죄 발생 비율이 가장 높다는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러시아 월드컵이 개최되고, 우리나라의 경기가 모두 범죄취약시간대에 열리기 때문에 뜻하지 않게 우발적인 성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준강간, 준강제추행(준강간 등)은 음주상태에서의 분위기 변화나 감정 흐름에 쉽게 영향을 받아 발생하는 범죄이기 때문에 일반인도 누구나 가해자, 피해자로 연루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

 법률사무소 청율 김영환 변호사는 "준강간 등의 경우 범죄의 성립여부가 명확하게 밝혀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며 "이런 경우 뜻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성범죄에 연루될 수 있어 준강간 등의 특성에 대해 알아두고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음주와 관련된 준강간 등은 피해자가 심신상실 상태였는지 여부에 따라 성범죄가 성립할 수도, 단순 이성간 성관계로 평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판단은 매우 중요하다.

 '심신상실'은 일반적으로 정신기능의 장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준강간 등 피해자 중 대부분은 술이 깬 다음 성관계 사실을 인지하고 신고를 하게 된다. 또 대부분은 전날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면서 원치 않은 성관계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혐의를 다투는 가해자의 대부분은 그 반대의 사실 즉, 합의가 있었음을 주장하고, 하나의 경험을 같이한 양 당사자가 상반되는 주장을 하는 경우 통상 누구 하나의 진술은 거짓일 것이다.

 하지만 음주와 관련된 준강간 등이 문제되는 사건에서는 예외가 존재하고, 경험이 많지 않으면 간과하기 쉽지만 양당사자의 말이 모두 진실일 수 있는 유형의 사건도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유형의 사건은 사람의 기억능력과 의사능력, 행위능력이 항상 일치하지 않는 현상 때문에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대뇌에 위치하면서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의 기능과 연관이 있다.

 지속적인 음주 또는 과음을 하게 되면 알콜의 독소가 해마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정도가 심해 해마의 활동이 중단되는 상황까지 가면 기억을 형성할 수 없게돼 '블랙아웃현상'(필름이 끊기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 경우 행위자는 의사능력이나 행위능력을 가지고 정상적인 행위는 하지만, 그 행위에 대한 기억은 존재하지 않게 된다.

 예를 들어 술을 마신 다음날 온전하게 집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놀라는 경우가 그런 것이다. 만약 피해자가 성관계 당시 심신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기억만 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준강간 등의 범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무고가 아닌 준강간 등이 문제되는 사건에서는 '블랙아웃현상'만 발생한 경우, ‘심신상실’만 발생한 경우, ‘블랙아웃’과 ‘심신상실’이 같이 발생한 경우가 있을 수 있어 피해자가 정말 술에 취해 심신상실에 있었던 것인지, 단지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것인지 밝히기 매우 어려운 아주 미묘한 차이를 어느 쪽으로 판단하느냐 따라 억울한 가해자,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가능성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판단은 정신과정에 대한 것으로서 증거에 대한 판단이 매우 복잡해지고 거짓말 탐지기 같은 과학적 수사 방법도 상대적으로 신빙성이 떨어지게 되기 때문에 실체적 사실을 명확하게 판단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목격자 진술이나 CCTV 화면 등 객관적 증거가 없는 상황이거나 객관적 증거로 확인할 수 있는 피해자의 상태가 최종적인 것이 아닌 경우, 즉 상당시간이 경과한 다음 성관계를 한 경우라거나, 추가 음주를 한 후 성관계를 한 경우 등에는 더욱 어려운 판단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게 된다.

 준강간 등 사건은 일단 문제되면 아무리 유능한 변호사라도 의뢰 내용의 성패를 장담할 수 없다.

 또 일단 준강간 등 사건이 문제되면 따라오는 피해와 후유증을 완벽하게 해결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준강간 등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전제 상황을 관리함으로써 범죄 발생 자체를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평소 자신의 주량이나 음주 후 상태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주변에 음주에 대한 명확한 의사를 표명하면서 적당량의 음주를 즐기고, 과도한 음주 상태에서의 성관계는 피하면서 성관계시에도 상대방의 명확한 의사를 확인하고 이를 존중하는 태도를 갖는 것만으로도 준강간 등의 사건은 상당부분 예방할 수 있다.

 법률사무소 청율 김영환 변호사는 "혹시라도 준강간 등 사건이 문제가 되고 있다면 사건이 악화되기 전에 유형을 정확히 분석하고 형사소송절차 내외에서 가장 적절하고 합리적인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는 경험이 많고 유연한 사고를 가진 변호사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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