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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헌법불합치 1년…국회, 대체법안 논의 실종 왜?

등록 2020.04.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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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2020년 12월31일까지 대체법안 마련해야
이정미 의원 개정안뿐인데 한 차례 논의 뒤 계류
"왜 심의조차 안 해봤는지 거대 양당에 물어야"
종교계 등 '눈치보기' 때문 지적…자동폐기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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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에 환호하고 있다. 2019.04.11.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처벌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11일로 꼭 1년째를 맞았다.

헌재 결정에 따라 국회는 2020년 12월31일까지 낙태죄 관련 조항을 개정해야 하지만 국회에서 대체법안 논의는 중단돼 있다. 당장 나흘 뒤 열리는 총선을 고려하면 20대 국회에서 낙태죄 관련 조항 논의는 사실상 끝난 셈이다.

앞서 헌재는 지난 4월11일 재판관 4(헌법불합치)대 3(단순위헌)대 2(합헌) 의견으로 낙태를 처벌하는 형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는 어떤 조항에 위헌성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특정 시점까지는 유효하다고 판단하는 결정이다. 갑작스러운 법 폐지에 따른 사회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개정까지 일정한 시한을 주는 것이다.

헌재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판단에 따라 낙태죄를 폐지하되 올해 말까지를 시한으로 정해 그때까지 현행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개정되지 않을 경우 2021년 1월1일부터 효력이 상실돼 전면 폐지된다.

그러나 지난해 4월15일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을 제외하면 국회에서의 개정 시도는 전무하다. 

이 의원은 임신부가 요청하면 임신 14주 이내 인공임신중절을 가능토록 하는 '모자보건법 개정안'과 형법상 자기낙태죄·동의낙태죄 규정을 삭제하는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두 발의안은 지난해 7월 소관 상임위에서 단 한 차례 논의된 뒤 계류돼 있다. 이조차 20대 국회 임기가 끝나면 자동폐기된다.

논의가 지지부진한 것은 '낙태죄 폐지' 결정이 가져올 사회적 논란에 대한 국회의 '눈치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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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상무위원회에서 이정미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19.04.11.since1999@newsis.com

이 의원은 "사회적 쟁점이 되는 법, 찬반 양론이 분명한 법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고 나중으로 미루는 과정의 일환"이라며 "그리고 그 나중이 언제 올지는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왜 발의된 법을 제대로 심의조차 한 번 안 해봤는지에 대해서는 거대 양당에게 직접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의원의 발의안에 공동발의로 이름을 올린 의원 중 더불어민주당과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은 없었다. 공동발의에 참여한 것은 정의당 의원 5명(김종대·심상정·여영국·윤소하·추혜선) 및 바른미래당 의원 3명(김수민·박주현·채이배), 무소속 1명(손혜원)이 전부다.

이런 사태는 이미 예견된 바 있다. 헌재 판결 직후 종교계가 크게 반발하면서 종교인들의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정치권이 법 개정에 소극적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해 4월에는 한 산부인과 의사가 인공임신중절수술 거부권을 달라고 주장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을 올렸다. 여기에 3만6000명이 넘는 시민이 동의하면서 의료계의 눈치마저 봐야 하는 상황이다.

낙태죄 폐지에 따른 대체법안 마련을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는 식지 않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낙태죄 헌법불합치 역사의 다음 장을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책으로 채워가야 할 책무는 국회와 정부에게 있다"며 "국회와 정부는 임신중지 및 피임에 대한 의료보험 적용, 성에 대한 권리 인식과 평등한 의사소통을 위한 포괄적 성교육 등 실질적인 권리 보장을 위한 정책들을 당장 수립·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여성 관련 법을 다수 발의한 여권의 한 의원은 "해당 법에 관심이 있는 의원들이 많아야 통과가 되는데 (낙태죄 대체법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21대 국회가 구성되고 시한이 닥쳐야 법안 논의가 시작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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