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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北원전 지원 검토? 어불성설…美에도 USB 줬다"

등록 2021.02.02 18:19:16수정 2021.02.02 18: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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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식적…현 상황서 어떤 나라도 북에 원전 못줘"

"'한반도 신경제구상'에 원전 없어…에너지·전략 협력"

"美에 '한반도 신경제구상' 취지 설명…긍정적 반응"

"USB 공개, 정상회담 관행·남북관계 감안시 부적절"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인근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1.02.02.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인근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1.02.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2일 북한 원자력발전소 건설 추진 의혹에 대해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며 "북한과 대화 과정에서 원전 문제를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2018년 4월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측에 전달한 '한반도 신경제 구상' USB에도 원전 관련한 내용이 없으며, 미국과도 동일한 USB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에서 퇴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최근 북한에 대한 원전 지원 문제와 관련해 국내에서 논란이 상당히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국가안보실장으로 당시 판문점 정상회담을 준비한 사람으로서 사실을 정확히 국민과 공유하는 게 좋겠단 판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후보자는 "한 마디로 말하자면 우리 정부가 북한에 대해 원전을 지원하기로 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매우 비상식적인 논리의 비약"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그 어떤 나라도 북한에 원전을 제공할 수 없다"며 "우리도 북한에 대한 원전 제공 문제를 내부적으로 검토도 안 했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 청와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원에서 전혀 검토를 안 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후보자는 "북한에 원전 제공하려면 최소한 다섯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며 "첫째는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야 가능하고, 둘째는 유엔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모두 해제돼야 한다. 셋째는 북한이 비핵 국가로서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네 번째는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세이프가드 협정을 별도로 체결해야 되고, 끝으로 북한 원전을 제공하는 나라와 별도의 양자 원자력협력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며 "가령 우리가 제공하는 원전에 미국 부품이 있으면 미국과도 별도의 원자력 협력협정을 체결해야 된다. 전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부가 이걸 검토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한 '한반도 신경제 구상'을 포함한 USB를 전달했으며, 원전과 관련된 내용이 없었다는 점도 재차 확인했다.

그는 "거기에는 한반도 신경제 구상에 대한 정부의 대략적인 아이디어를 포함하고 있었다"며 "동해·서해 접경지역의 3대 경제벨트를 중심으로 한 남북 경제협력 구상을 주로 담았고, 몇 가지 협력 방안을 제시했는데 그 중 하나가 에너지 및 전력분야"라고 설명했다.

이어 "에너지 및 전력분야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 낙후된 북한의 수력·화력 발전 개선과 재보수 사업, 몽골을 포함한 동북아 슈퍼 그리드망 확충 방안 등 대략적 내용이 있고 원전은 포함이 안 됐다"며 "정부는 이 내용을 미국과 충분히 공유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인근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1.02.01.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인근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1.02.01. [email protected]

정 후보자는 직접 미국에 '한반도 신경제 구상'의 취지를 설명하고, 미국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4·27 판문점 회담을 앞두고, 또 그 이후에 제가 세 차례 미국을 방문해 당시 존 볼튼 국가안보보좌관에게 한반도 신경제구상 내용에 대해 설명했고, 특히 판문점 회담 직후에는 다시 워싱턴을 방문해서 미국에 북한에 제공한 동일한 USB를 제공하고, 신한반도 경제구상의 취지가 뭐라는 걸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가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경우 남북 경협의 비전을 제시하는 목적의 자료였다는 점을 설명했고, 미국이 충분히 수긍했고 굉장히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며 "그 이후 싱가포르 북미 회담에서 미국도 우리가 제공한 것과 유사한 내용의 동영상을 제작해 아이패드로 북측에 보였다고 한다. 최근에 논란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야권이 북한에 제공한 USB 내용의 공개를 요구한 데 대해선 "정상회담 차원에서 정상 간 논의의 보충자료로 제공한 자료를 공개한다는 것은 정상회담 관행이나 현재의 남북관계에 전반적 상황에 비추어 봐서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USB에 원전 내용이 없다는 것을 증명할 방법에 대해선 "이 이상 더 설명할 수 없는 것으로 본다"며 "USB 내용이 언젠간 공개될 것이다. 공개될 때 공개되는 것이지 지금 공개하는 건 개인적인 생각으론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앞서 월성 원전 1호기 감사와 관련해 파일 삭제 혐의로 기소된 산업부 공무원들의 공소장에서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야권은 2018년 문재인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보답 차원에서 북한 원전을 추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대북 경수로 지원사업 외 2018년 이전 북한 원전 건설을 추진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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