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군사대로]軍은 레이저 무기에 진심…극초음속보다 빠르고 저렴

등록 2021.04.11 09:00:00수정 2021.04.11 09:02:1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국방과학연구소, 고출력 레이저 무기 개발

속도, 사거리, 정밀타격, 발사 비용 등 장점

대기조건·장애물 영향, 인체 악영향은 단점

[서울=뉴시스]레이저무기로 대륙 간 탄도미사일 격추 장면. 2021.04.11. (사진=LIG넥스원 사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레이저무기로 대륙 간 탄도미사일 격추 장면. 2021.04.11. (사진=LIG넥스원 사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공상과학 영화에서 등장하던 상상 속 무기인 레이저(LASER: Light Amplification by Stimulated Emission of Radiation) 무기가 실전에 배치될 날이 멀지 않았다. 우리 군이 레이저 무기를 투입하면 대공 방어 전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군사 분야 최강국인 미국은 레이저 무기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는 레이저 요격기술을 북한 핵 공격을 억제하는 데 써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미국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의 테드 리우(Ted Lieu) 연방 하원의원은 최근 미 연구기관 애틀란틱카운슬이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레이저 요격 기술의 발전이 북한 핵위협에 효과적인 억제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리우 의원은 미군의 레이저 요격기술이 완성되진 않았지만 지난 몇 년간 관련 기술이 크게 발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레이저 요격기술이 개발되면 북한에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다시 생각해보도록 할 것"이라고 평했다.

[서울=뉴시스] 미 해군 레이저무기. 2021.04.11. (사진=LIG넥스원 사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미 해군 레이저무기. 2021.04.11. (사진=LIG넥스원 사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우리 전문가들도 레이저 무기 필요성을 강조한다. 정경두 전 국방장관은 월간 공군 4월호 '우주를 향해 눈 떠야 할 때' 특별기고문에서 "우리나라에서 띄운 위성이 주기적으로 도는데, 이런 것들이 정상적으로 활동하는지 감시시스템을 마련해 살펴봐야 한다. 이것을 발전시키면 요격체계를 가질 수 있다"며 "비록 지금은 공군이 미사일을 활용해 위성을 요격하는 방식밖에 없으나 미래에는 고출력 레이저를 통한 지향성 에너지 무기체계를 갖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 같은 전문가들의 조언 속에 우리 정부는 레이저 무기를 실제로 개발하고 있다.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는 테러와 정찰 등에 활용되는 적 소형 무인기를 잡기 위해 레이저 대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개발 중인 '고출력 레이저무기'는 강력한 레이저 빔을 쏴 표적을 무력화시킨다. 우리나라는 근거리 저속 표적을 요격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을 이미 독자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과연은 장거리 고속표적 대응 기술과 기동플랫폼 탑재 기술을 개발 중이다.

강력한 레이저 빔을 쏘는 레이저 대공무기 위력시범은 지난해 9월 충남 태안에 있는 국과연 안흥시험장에서 이뤄졌다. 당시 시연에서 20㎾ 출력 레이저 빔이 1㎞ 거리에 떨어져있던 철판 표적을 뚫었다. 시연에 쓰인 표적은 북한 노동미사일이나 2014년 파주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와 동일한 재질로 제작됐다.

[서울=뉴시스] 고출력 레이저 무기. 2021.04.11. (사진=국방과학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출력 레이저 무기. 2021.04.11. (사진=국방과학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레이저 무기의 장점은 속도다. 레이저는 초당 30만㎞를 날아간다. 지난해 11월 러시아가 공개한 극초음속 미사일이 마하 8(초당 2500m)의 속도를 자랑했지만 이 역시 레이저 속도에는 못 미친다. 표적이 아무리 빨라도 레이저를 피하거나 레이저 공격에 맞대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레이저는 정밀 타격이 가능한 무기다. 레이저 무기는 고출력 에너지를 모아 개별 표적을 조준할 수 있다. 레이저 무기는 개인 소총의 5.56㎜ 탄환보다 좁은 틈을 통해 높은 강도의 레이저를 조준해 표적을 제압할 수 있다.

레이저 무기는 아군 피해를 최소화한다. 재래식 무기에 쓰이는 탄약은 폭발력이 커서 위험하다. 탄약 부대나 탄약고, 아군 무기체계 등 아직 발사되지 않은 탄액이 터져 아군에 피해를 줄 수 있다. 반면 레이저 무기는 폭발할 확률이 낮은 전기장치에 의해 가동된다.

레이저 무기는 발사 비용과 운용 유지 비용 면에서 저렴하다. 사드 미사일 1발 가격은 110억원이고 사드 기지 건설 비용과 운용유지 비용은 천문학적 수준이다. 신궁과 같은 국산 지대공 미사일 1발 역시 단가가 약 2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레이저 무기는 1회 발사 비용이 1달러(1200원) 이하로 예상된다. 레이저 무기는 항공 작전, 지상 작전, 해상 작전에서 모두 쓰여 활용도가 높다.

[서울=뉴시스] 고출력 레이저 무기. 2021.04.11. (사진=국방과학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출력 레이저 무기. 2021.04.11. (사진=국방과학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레이저 무기는 항공기에 탑재할 수 있다. 항공기에 장착된 레이저는 지대공 미사일이나 공대공 미사일로부터 기체를 보호한다. 지상 작전의 경우 저출력 레이저는 차륜형·궤도형 장갑차에, 고출력 레이저는 트럭에 탑재된다.  해상 작전 때 함정에 설치된 레이저는 근접방호체계(CIWS)의 탐지·추적 장치를 공유하며 대함미사일 등에 대응한다.

물론 레이저 무기에는 단점도 있다.

레이저 무기의 단점은 대기 중 물질에 의한 위력 감소다. 대기 중 먼지나 연기, 수증기, 난기류 등에 레이저가 흡수되거나 산란된다. 이 경우 거리에 따라 에너지가 줄어들고 굴절돼 표적을 공격하기 어려워진다. 레이저 출력이 커질수록 대기 조건에 의한 위력 감소폭이 큰 것도 문제점이다.

또 레이저 무기와 표적 사이에 장애물이 있으면 표적에 도달하는 레이저 양이 현저히 줄어든다. 장애물로 인해 레이저 빔이 전달되지 않으면 임무 수행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한 번에 여러 표적을 공격할 수 없는 것 역시 약점이다. 레이저 무기는 상당한 거리에서 금속이나 합성된 물질로 된 표적의 표면을 녹이거나 화재를 일으키고 파괴한다. 레이저 빔 출력이 낮을 경우 단시간 내에 적을 파괴할 수 없고 그 결과 단위 시간 동안 공격할 수 있는 표적 수가 줄어드는 측면이 있다. 아울러 레이저 무기를 운용하는 장병의 인체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 레이저 무기는 사람의 시력과 인체 부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서울=뉴시스] 방위사업청이 개발하고 있는 레이저 대공무기 형상. 2021.04.11. (사진=방위사업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방위사업청이 개발하고 있는 레이저 대공무기 형상. 2021.04.11. (사진=방위사업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카이스트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김견욱·박규순 육군 대위는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발간 '국방과 기술' 3월호에 기고한 '레이저 무기체계 개발동향 및 기술'이라는 글에서 "흔히 사용하는 전자레인지의 출력은 1㎾인데 고에너지 레이저무기의 평균출력인 20㎾는 그 20배"라며 "드론을 격추하는 데 50~60㎾, 대전차 미사일을 파괴하는 데 100㎾, 순항미사일을 무력화하는 데 300㎾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레이저 무기체계를 미래 전장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장에서 적용될 수 있는 많은 국제 협역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특정 재래식 무기 금지 협약, 국제 인도법, 인권법 등을 잘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