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시진핑 구두친서 교환…"美 견제 위한 도원결의"
북중, 친서 교환…협력 의지 언급
김정은 "적대세력 도전, 협력 강화"
시진핑 "한반도 평화에 적극 공헌"
미중 대립, 외교전 양상…인권 제재
진영 대결 소지…중국 역할 기대도
![[평양=AP/뉴시스]북한 조선중앙통신이 7일 공개한 사진에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6일 평양에서 막을 내린 시·군 당책임비서 강습회 폐강사를 하고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시·군 당책임비서들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2021.03.07.](https://img1.newsis.com/2021/03/07/NISI20210307_0017226000_web.jpg?rnd=20210323101550)
[평양=AP/뉴시스]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7일 공개한 사진에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6일 평양에서 막을 내린 시·군 당책임비서 강습회 폐강사를 하고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시·군 당책임비서들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2021.03.07.
23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구두친서를 교환했다. 김 위원장은 구두친서에서 협력 강화 의지를 전했다.
김 위원장은 조선노동당 8차 대회를 언급하면서 국방력 강화, 북미 관계에 대한 정책적 입장을 통보하고 "적대세력들의 전방위적 도전과 방해 책동에 대처해 단결과 협력을 강화"하자는 언급을 했다.
또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해야 할 시대적 요구'를 언급하고 중국 공산당 창건 100년, 북중 우호·협조 및 상호 원조에 관한 조약 체결 60년을 맞아 협력, 친선을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은 "전통적인 북중 친선은 귀중한 보물"이라며 "새로운 형세 하에서 손잡고 노력해 북중 관계를 훌륭히 수호하고 공고히 하며 발전시키자"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국제 및 지역 정세는 심각히 변화되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한반도 평화안정을 수호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을 위해 새로운 적극적 공헌을 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이번 북중 친서 교환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을 의식해 이뤄진 메시지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미국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동북아 외교 상황에 대한 대응 성격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국의 중국 때리기에 같은 편이 되자는 일종의 도원결의 같은 느낌"이라며 "미국 국무 국방장관 동북아 순방으로 얻을 것이 없었던 북중이 서로 밀착을 강화하는 신호탄"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신화/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 탈빈곤 총결 표창대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중국의 탈빈곤 성과를 기념하고 모범적인 빈곤 퇴치 공로자들을 표창하는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탈빈곤 사업에서 전면적인 승리를 거뒀다”라며 중국에서 빈곤 인구가 사라졌다고 선언했다. 2021.02.26.](https://img1.newsis.com/2021/02/26/NISI20210226_0017195911_web.jpg?rnd=20210323101550)
[베이징=신화/뉴시스] 지난 2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 탈빈곤 총결 표창대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1.02.26.
임 교수는 "리용남 주중 북한 대사를 통해 구두친서를 교환한 것은 다분히 미국을 의식한 메시지 성격도 내포한다"며 "구두친서 공개를 통해 중국과의 전략적 의사소통 강화의 필요성을 그 어느 때보다 절감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한미일 간 대중 및 대북 정책 공조가 적극적으로 모색되고 있는 것에 대응해 북한과 중국 간의 대미 및 대남 정책 공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최근 미중 양국은 대립하면서 세 규합을 외교전에 나선 모습이다. 지난주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벌어진 설전 등이 충돌 지점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미국은 중국 주변국과 유럽, 중국은 러시아와 공조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계가 미국, 중국 측 진영으로 나뉘는 신냉전 분위기라는 관측도 내놓는다.
나아가 '인권 문제'를 토대로 한 북한과 중국에 대한 국제 사회 제재 움직임 속에서 북중 협력 강화 필요성에 공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 유럽연합(EU) 등은 중국, 북한에 대한 인권 관련 제재에 나선 상황이다.
또 국제연합(UN) 인권이사회에서는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을 예정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배경에서 중국이 북한에 대한 지원과 함께 공조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선이 적지 않다.
![[앵커리지(미 알래스카주)=AP/뉴시스]18일(현지시간) 미 알래스카 앵커리지 캡틴 쿡 호텔에서 미·중 고위급 회담 참석자들이 서로를 마주보고 있다. 맨 오른쪽이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다. 맨 왼쪽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 왼쪽에서 두 번째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이다. 2021.03.19.](https://img1.newsis.com/2021/03/19/NISI20210319_0017263619_web.jpg?rnd=20210323101550)
[앵커리지(미 알래스카주)=AP/뉴시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 알래스카 앵커리지 캡틴 쿡 호텔에서 미·중 고위급 회담 참석자들이 서로를 마주보고 있다. 맨 오른쪽이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다. 맨 왼쪽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 왼쪽에서 두 번째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이다. 2021.03.19.
임 교수는 "북한이 미중 패권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중국 측에 줄을 서겠다는 확실한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양 교수는 "북미 탐색전 겸 기싸움 형태가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대화 또는 대결로 이어질지 분수령인 상황"이라며 "자칫 신냉전 구도로 갈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내다봤다.
다만 북미, 남북 관계에서 중국이 긍정적 역할을 하면서 분위기 주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대결보다는 대화 위주 움직임을 보이면서 영향력을 넓히려 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 센터장은 "이번 친서 교환으로 북중 인적교류와 경제협력이 서서히 재개되기는 하겠지만, 남북 및 북미 대화 재개에 중국이 긍정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중국은 덩샤오핑 집권 이후부터 남북한 관계에서 중립적, 건설적 중재자 입장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을 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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