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조 들인 공공시설 10곳 중 9곳 적자…작년에만 1.2조 손실
나라살림硏, '지자체 공공시설 분석' 자료
지난해 운영비용 1.8조…수익은 6천억원
코로나로 수익률 악화…5년새 적자액 1.8배↑
"시설 투자 심사 실효성 갖춰야…실태 조사"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정부의 거리두기 조정안 발표를 하루 앞둔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체육시설이 폐쇄돼 있다. 2021.08.05.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약 29조원을 들여 지은 공공시설 10곳 가운데 9곳이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시설 특성상 수익률보다 이용자 편익에 무게를 둬야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적자 폭이 확연히 커졌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시설을 짓기 전에 엄격한 투자 심사를 진행하고, 건립 이후에는 효과를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30일 나라살림연구소의 '2020회계연도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공시설 운영 현황 분석' 자료를 보면 현재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가 각각 200억원, 1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지은 공공시설은 882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운영수지 흑자 시설은 82개소(9.3%)에 불과했다. 반면 적자 시설은 791개소(89.7%)에 달한다.
지난해 결산 기준 이 시설물들의 건립 비용은 28조7518억원이다. 연간 운영 비용은 1조8053억원이며 수익은 6136억원이다. 적자액은 1조1917억원으로 비용 대비 수익률을 -66.0%이다.
시설물 운영, 유지, 보수 등에 들어가는 돈이 벌어들이는 돈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수익률이 더 악화됐다.
실제로 지난해와 2019년의 전년 대비 수익률 감소 폭은 각각 -11.8%포인트(p), -3.4%p)에 달한다. 이전인 2016년(-47.0%), 2017년(-47.8%), 2018년(-50.8%)의 경우 적자 폭이 이보다 크지는 않았다.
아울러 5년 전인 2016년(6700억원) 비교하면 적자액은 1.8배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해 적자 규모는 경기(-3100억원), 서울(-1900억원), 경남(-1000억원), 경북(-779억원), 부산(-637억원) 순으로 컸다.
이외에 충남(-596억원), 인천(-578억원), 대구(-557억원), 울산(-552억원), 강원(-425억원), 광주(-300억원) 등도 적자를 냈다.
유형별로는 문화시설(-2조7585억원), 체육시설(-1조299억원), 복지시설(-1020억원) 순으로 적자 규모가 컸다.
[세종=뉴시스] 2016~2020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공시설물 운영 현황. (자료=나라살림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자체 이용 인원보다 관리 인력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기준 전국 지자체 공공시설 관리 인력은 2만56명이며 연간 이용 인원은 1억1971만 명이다. 관리 인력 1명당 약 5060명의 이용 인원이 돌아가는 셈이다. 관리 인력이 0명인 시설물은 47곳이었다.
지난 5년간 관리 인력 연평균 증가율은 7.0%인 반면 이용 인원은 17.6%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용 인원수가 전년 대비 56.7% 급감했는데, 이에 비해 관리 인력은 5.2% 늘었다.
특히, 나라살림연구소는 하루 평균 이용객 100명 이하인 공공시설이 지난해 기준 436개소에 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에도 해당 시설의 수는 626개소였다.
송윤정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관리 인력의 적은 경우 운영수지가 긍정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국 지자체 공공시설물의 적자 현황은 보다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공공시설 투자 심사의 실효성에 대한 실태 조사와 제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정부의 거리두기 조정안 발표를 하루 앞둔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체육시설이 폐쇄돼 있다. 2021.08.05.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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