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누구를 위한 야권 단일화인가

안 후보는 지난 13일 여론조사 방식을 통한 단일화를 제안했다. 그러나 윤 후보의 공식 입장표명이 없자 일주일만인 20일 단일화 제안을 철회했다. 양당은 윤 후보와 안 후보간 전화통화 여부를 갖고 진실 공방을 벌였다. 안 후보가 기자회견 전 통화한 윤 후보에게 '완주 의지'를 밝히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는지, 이를 윤 후보가 봤는지 여부에 논란이 일면서 문자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아울러 이태규 국민의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안 후보의 사퇴를 전제로 합당과 함께 안 후보에게 종로 공천 등을 제안했다고 폭로했다. 이 대표가 국민의당 내부에 배신자가 있다고 주장한 직후였다. 이 대표는 당대표로서 제안할 수 있는 부분이었고 후보 단일화 영역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모두 단일화 결렬 책임을 상대방에게 전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책임전가는 이어지고 있다. '모 의원과 저쪽 모 관계자가 만났는데 모 관계자는 후보의 허락도 없이 나와서 협상을 하려고 했다더라' 등 온갖 이야기가 정치권에 돌고 있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우리가 지지율이 높다고 이겼다고 자만하면 안된다"며 "절박한 심정으로 단일화에 나서야한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과연 단일화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윤 후보와 안 후보를 위한 것이 아니다. 단일화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50%이상의 국민들의 것이다. 하지만 폭로전, 진실공방,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상황을 국민들의 피로도만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은 현 정권이 실패한 정책을 바로잡고 더 나은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두 후보는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국민들을 위해 진정성있는 단일화를 고민해야한다. 단지 대선 승리를 위한 정략적 단일화에만 열을 올린다면 국민들이 피로도만 높아질 것이다. 단일화를 하더라도 그 효과는 떨어질게 뻔하다.
두 후보 모두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만큼 국민이 원하는 단일화에 대한 교집합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두 후보가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단일화는 '1+1=2' 가 아닌 '1+1=1'일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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