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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 봄은 언제 다시 오나'...경기방송 노동자들, 천막농성 재개

등록 2022.03.30 15:16:12수정 2022.03.30 20: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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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방송 조합원들, 8개월 만에 다시 천막 설치

도로교통공단 최고점, 종편방송 가능 여부 걸림돌

방통위, 최종 사업자 선정 보류...추가 법률 검토

[과천=뉴시스] 박종대 기자 = 30일 경기 과천시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전국언론노조와 전국언론노조 경기방송지부 조합원, 경기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FM 99.9㎒ 주파수에 대한 방통위의 조속한 신규 사업자 선정을 촉구하고 있다. 2022.03.30. pjd@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과천=뉴시스] 박종대 기자 = 30일 경기 과천시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전국언론노조와 전국언론노조 경기방송지부 조합원, 경기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FM 99.9㎒ 주파수에 대한 방통위의 조속한 신규 사업자 선정을 촉구하고 있다. 2022.03.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과천=뉴시스] 박종대 기자 = 재직 중이던 라디오 방송국 폐업으로 갑작스럽게 해직된 경기방송 노동자들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속한 사업자 선정을 촉구하기 위해 8개월 만에 다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방통위는 경기방송이 자진 반납한 주파수(FM 99.9㎒)를 이어나갈 사업자 모집을 위해 공고 절차를 거쳐 심사를 진행했지만 사업자 선정을 미루고 있다.

경기방송 노동자들은 지난해 6월에도 방통위에 신규 사업자 선정을 요구하며 두 달여에 걸친 천막 투쟁을 진행하기도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경기방송지부, 경기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새로운 999추진위원회’는 30일 경기 과천정부청사 방통위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통위는 새로운 사업자 선정으로 경기도민 청취권과 경기방송 해직자의 노동권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년이라는 기간은 희망고문이 아니라 희망사기다. 방통위가 가진 힘과 권한을 왜 제대로 행사하지 않고 이렇게 모욕감을 주느냐. 법적인 하자가 있는 곳은 애초부터 심사를 하지 말아야 했다”며 “100m 달리기를 해서 1등이 나왔는데 출발부터 부정출발이면 메달을 뺏으면 된다. 법률 검토 빨리 마치고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방통위를 질타했다.

이날 연대 발언에 나선 민진영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잘못은 방통위에서 하고 왜 피해는, 고생은, 희생은 오로지 노동자의 몫이 돼야 하냐. 갈 때까지 가기 전에 반드시 이 일이 정상화되길 희망한다”며 “아직도 제 차의 라디오 주파수 1번은 99.9㎒다. 경기도민으로서 경기도의 소식이 유용한 정보였기 때문이다. 많은 경기도민이 99.9㎒를 들으면 '내가 아는 지역의 이야기' '내가 아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가는 거리에 대한 정보를 들으며 많은 공감을 했고 우리의 방송이라는 생각을 했다. 정파 2년 동안 방통위는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천=뉴시스] 박종대 기자 = 30일 경기 과천시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전국언론노조와 전국언론노조 경기방송지부 조합원, 경기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FM 99.9㎒ 주파수에 대한 방통위의 조속한 신규 사업자 선정을 촉구하고 있다. 2022.03.30. pjd@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과천=뉴시스] 박종대 기자 = 30일 경기 과천시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전국언론노조와 전국언론노조 경기방송지부 조합원, 경기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FM 99.9㎒ 주파수에 대한 방통위의 조속한 신규 사업자 선정을 촉구하고 있다. 2022.03.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최정명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장은 “2년이라는 세월 동안 우리는 참 많은 고통을 받았다. 당신들이 입만 열면 말하는 경기도민 청취권, 노동자의 생존권은 어디로 갔냐”면서 “막판까지 왔다. 다시 천막을 친다. 천막도 안 되면 수위를 높이겠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조성진 언론노조 경인협의회의장은 “정치적 판단을 할 필요조차 없다. 누군가에게는 즐거움을 줬고 누군가에게는 위로를 줬던 라디오 방송이다. 라디오에 웃고 울었던 사람들이 왜 아직도 메마른 아스팔트 위에서 떨고 있어야 하는가”라며 “라디오를 향한 순수한 열정이 다시 전파를 탈 수 있도록 방통위는 맡은 책무를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달 21일 '경기지역 라디오방송사업 허가대상 사업자 선정에 관한 건'을 긴급 안건으로 상정하고 2022년 제7차 위원회를 열었지만, 최종 선정을 보류한 바 있다.

경기지역 방송사업자 선정 심사 결과 도로교통공단이 787.01점으로 7개 신청사업자 중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그 외에는 OBS 784.15점, 경기도 759.88점, 경인방송 738.76점, 뉴경기방송 709.15점, 경기도민방송 691.01점, 케이방송 686.15점 순이다.

최저점수에 미달한 신청 사업자는 없었으나 경인방송의 경우 외국인이 주주로 있어 허가 부적격 사업자로 평가됐다.

도로교통공단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법률이 규정하는 도로교통공단 방송 허용 범위가 걸림돌이 됐다.

도로교통법과 도로교통공단 정관이 도로교통공단의 사업목적을 ▲도로교통안전에 관한 홍보 및 방송 ▲교통방송과 교통정보의 수집 및 제공 등으로 규정하고 있어 보도를 포함한 종합편성방송을 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는 것이다.
[과천=뉴시스] 박종대 기자 = 30일 경기 과천시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장주영 전국언론노조 경기방송지부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FM 99.9㎒ 주파수에 대한 방통위의 조속한 신규 사업자 선정을 촉구하고 있다. 2022.03.30. pjd@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과천=뉴시스] 박종대 기자 = 30일 경기 과천시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장주영 전국언론노조 경기방송지부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FM 99.9㎒ 주파수에 대한 방통위의 조속한 신규 사업자 선정을 촉구하고 있다. 2022.03.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문제는 도로교통공단이 부적격 판정을 받을 경우 심사위 점수 2위인 OBS가 새 사업자로 선정될 지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새로운 999 추진위는 재공모는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다. 공모에 지원했던 모든 사업자가 허가 기준 점수(1000점 만점 중 650점 이상)를 충족한 상황에서 재공모는 명분도 실효성도 없다는 이유다.

장주영 언론노조 경기방송지부장은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방통위를 규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1년 6개월 동안 공모를 준비하면서 TBN 자격 논란에 대해 방통위는 그냥 넘겼다. 알고도 넘겼다면 무책임한 것이고 몰랐다면 무능력”이라며 “사업자 선정까지 얼마나 걸릴 지 또다시 깜깜이 행정으로 돌아갔다. 노동자들의 고통은 한없이 길어지고 있다. 이번 천막은 절대 어설픈 사탕발림에 철거되지 않을 거다. 확실히 끝을 보겠다”고 투쟁을 선포했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지난 2월 말에 사업자 선정 심사 결과를 검토하면서 도로교통공단에 대한 법률 요건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시돼 지금 의결을 보류한 상태로 현재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단계”라며 “법률 요건 검토가 완료되면 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사업자 선정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검토 중이기 때문에 일정에 대해 명확하게 (시기를) 말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빨리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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