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이제부터 동기들과 바짝 놀아야죠”…활기 찾는 대학가
거리두기 전면 해제, 대학도 대면수업 늘리며 북적북적
21학번 대학생들, 새내기 생활 즐기지도 못한 채 졸업반
26일 오전 수도권 모 대학교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2022.04.26. [email protected]
[남양주=뉴시스]김정은 기자 = “2학년인데도 학과에 낯선 얼굴들이 많아요. 이제라도 동기들과 밤늦게까지 술 먹으면서 친해져야죠.”
거리두기가 완전 해제된 지 1주 남짓된 가운데, 수도권의 대학교도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
26일 오전 수도권 A대학교.
아직 전면 대면수업으로 전환되지는 않아 일부 재학생들만 등교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오전 강의 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학생들이 삼삼오오 캠퍼스를 몰려들었다.
강의가 없는 일부 학생은 오전 일찍부터 캠퍼스 벤치에 앉아서 친구들과 함께 커피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벤치에서 만난 치위생학과 2학년생은 “오후에 쪽지시험이 있어서 일찍 등교해 친구와 함께 공부를 하다가 날씨가 너무 좋아 잠시 커피를 마시고 있다”며 “작년에는 실습수업 빼고는 거의 집에서 자율적으로 학과 공부를 했는데 이제는 등록금 내고 대학교 다닐 맛이 난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학기에는 비대면으로 시험을 쳤고 절대평가였던 만큼 학점을 받기가 수월했는데, 이번 학기는 학점을 잘 받기 쉽지 않을 것 같다”며 “2학년이지만 사실상 강의실에서 보는 시험은 오늘 처음인 셈”이라고 걱정했다.
A대학교는 학과 대부분이 2·3년제 과정이어서 앞서 만난 치위생학과 학생처럼 21학번 학생들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학 새내기 티도 못 내보고 올해 졸업반이 됐다.
캠퍼스 계단에서 만난 유아교육과 2학년생은 “작년에 스무살 대학생이 됐다는 기쁨도 잠시, 대학생활을 누려보지도 못하고 어느새 1년이 지나가버렸다”며 “1학년 내내 등교한 날이 손으로 꼽을 정도여서 아직도 학과에 낯선 친구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술 진탕 먹기, MT 가기 등 꿈꿔왔던 로망들을 하나도 실현 못한 채 벌써 대학생활의 반이 끝나버렸다”며 “조금 있으면 또 실습이다 뭐다 각자 취업 때문에 준비할 게 많아 서로 시간 맞춰 놀기도 애매해질 테니 지금부터 바짝 놀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 2년 동안 제대로 영업을 하지 못한 학교 맞은편 식당가도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기 시작하면서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캠퍼스 인근 도시락 가게 사장은 “테이크아웃 전문점이라 축구경기나 단과대 행사 때마다 단체 도시락 주문이 꾸준히 들어왔었는데 최근 2년 간은 단체주문이 뚝 끊겼다”며 “다행히 거리두기가 해제된 전 주부터 다시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락가게 옆 식당 주인은 “점심시간대에 계속 학생들이 물밀 듯이 들어와서 아침부터 지금까지 계속 일만 하고 있는 중”이라며 정신없어 했지만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그동안 축소 운영된 구내식당이 정상화되면서 식당 아주머니들도 오랜만에 출근해 학생, 교직원들을 마주했다.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교직원은 “그동안은 한 개의 구내식당만 운영됐는데, 지난주부터 아래 층 구내식당도 문을 열었다”면서 “거리두기 전면 해제로 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구내식당을 찾으면서 음식메뉴가 다양해져서 좋다”며 웃었다.
수도권 대학교 구내식당에서 학생과 교직원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2022.04.2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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