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美日, 전기차 보조금-야스쿠니 참배로…韓에 '허찔러'

등록 2022.08.22 07:35:28수정 2022.08.22 10:48:2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美 정부, 현대·기아차 전기차 보조금 끊어

日 정부, 전범 합사 야스쿠니에 집단 참배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등의 내용이 담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기 전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법은 내일에 관한 것"이라며 "미국 가정에 번영과 진보를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2.08.17.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등의 내용이 담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기 전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법은 내일에 관한 것"이라며 "미국 가정에 번영과 진보를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2.08.17.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윤석열 정부 들어 한미일 공조 강화를 주창해온 미국과 일본 정부가 나란히 한국 정부의 뒤통수를 치는 듯 한 행보를 보였다. 미국과 일본이 나란히 국내 정치를 이유로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가운데 향후 한미일 공조 실현 여부가 주목된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 한국을 끌어들이기 위해 여러 경로로 협력 강화를 요구해왔다. 바이든 정부와 윤석열 정부는 한미 정상 회담을 시작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밀착을 과시해왔다.

나아가 바이든 정부는 한국과 대만, 그리고 일본을 묶는 이른바 칩(chip)4 반도체 동맹을 추진하면서 한국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반도체 수출 중 중국과 홍콩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고려해 칩4 참여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정부가 그간의 협력을 무색하게 하는 조치를 내놨다.

바이든 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시행하면서 현대·기아차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끊었다. 이 법에는 북미에서 조립하지 않은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법 시행 시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등 한국 전기차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간파하고 미국에 공식 항의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9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현대·기아차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이 중단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국들에 대한 최혜국 대우 원칙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기시다 정부 역시 한미일 공조에 균열을 일으킬 만한 행동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 관계 회복 의지를 밝힌 지난 15일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도쿄(일본)=AP/뉴시스]일본의 패전일인 지난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한 시민들이 일장기(왼쪽)와 욱일기를 들고 있다.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다. 2022.08.17.

[도쿄(일본)=AP/뉴시스]일본의 패전일인 지난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한 시민들이 일장기(왼쪽)와 욱일기를 들고 있다.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다. 2022.08.17.

야스쿠니 신사는 과거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서 숨진 이들의 혼을 떠받드는 시설로 도조 히데키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6000여명이 합사돼 있다.

기시다 총리는 대리인을 통해 '자민당 총재' 명의로 공물 비용을 납부했다. 이는 간접 참배로 평가된다.

지난 13일엔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을 시작으로 일본 내각 인사들이 잇달아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했다. 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상과 아키바 겐야 부흥상 등이 참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한국 대통령실은 일본 정부 입장을 이해한다는 듯 한 태도를 보여 논란이 일었다. 15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늘이) 우리는 광복과 독립을 맞은 날이지만 일본은 2차 세계대전에 패전한 날"이라며 "일본 지도부가 매년 8월15일마다 야스쿠니 신사에 어떤 식으로 예를 표하는 것은 멈출 수 없는 관습이 됐다"고 말해 우려를 낳았다.

이처럼 미국과 일본이 자국 이익을 위해 한국을 희생시키는 일이 발생하면서 한미일 공조의 진정성을 놓고 의문이 제기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 선거 승리를 위해 유권자 표심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아베 신조 전 총리 사망 후 구심점을 잃은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를 포섭하기 위해 우경화 행보를 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미국과 일본의 궤도 이탈에 어떻게 대응할지, 그리고 약속했던 한미일 공조를 실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