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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적자 3% 이내 억제…강력한 '재정준칙' 연내 법제화(종합)

등록 2022.09.13 10: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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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비상경제장관회의서 도입방안 논의

지난 5년 국가채무 급증…재정 정상화 일환

'수지준칙' 도입…보완적으로 채무지표 활용

관리재정수지 적자 GDP 대비 3%내로 관리

국가채무비율 60% 넘으면 적자 2%로 축소

법률로 규정…유예없이 개정후에 바로 적용

대내외 여건 중대한 변화 있으면 준칙 면제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지난 1월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확인하고 있다. 2022.01.07.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지난 1월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확인하고 있다. 2022.01.07.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옥성구 기자 = 정부가 지난 몇 년간 폭증한 나랏빚을 제어해 재정을 정상화하겠다며 보다 강력한 재정준칙을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법적 근거를 시행령이 아닌 법률로 규정해 구속력을 높이고 유예 기간 없이 내년 예산안부터 바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재설계한 재정준칙은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내로 관리하고,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60%를 넘어서면 적자 비율을 2% 이내로 축소하는 방안이 골자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이같은 재정준칙 도입방안을 논의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확장적 재정운용으로 재정 적자가 매년 100조원 수준에 육박하며, 국가채무와 국가채무비율도 급격히 상승했다. 국가채무는 지난 2018년 680조5000억원(35.9%)에서 올해 1000조원 넘게 불어날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전부터 '재정 건전성'을 강조해왔고, 그 일환으로 재정준칙 도입방안을 내놨다. 재정준칙은 국가채무, 재정적자 등 국가 재정건전성 지표에 구체적인 목표 수치를 부여하고 이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규범을 말한다.

현재 재정준칙은 105개 국가에서 도입 중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8개국 중에 우리나라와 튀르키예만 재정준칙 도입 경험이 전무하다.

과거 여야를 막론하고 재정준칙 도입 법안이 마련됐지만, 법제화되지는 못한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법안이 발의됐으나, 재정준칙 실효성과 타당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다.

현 정부는 우선 국가채무와 통합재정수지 간의 곱셈식으로 돼 있던 준칙을 수지 기준으로 단순화하기로 했다. 일정 기간 재정수지를 관리하는 '수지준칙'은 국제사회에서도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만 기본적으로 수지한도를 관리하되, 고령화 등으로 채무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구조인 점을 감안해 채무 한도보다는 채무증가속도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최상대 기재부 2차관은 "고령화에 따라 의무지출에 대한 성역 없는 지출구조조정 노력 없이는 지속가능한 재정 확립이 어려울 수 있다"며 "재정준칙 이행이 담보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출구조조정을 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재정적자 3% 이내 억제…강력한 '재정준칙' 연내 법제화(종합)


특히 정부는 보다 엄격하고 정확한 관리를 위해 통합재정수지가 아닌 관리재정수지를 활용하기로 했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 사학연금, 산재보험 등 사회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수지다.

정부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GDP 대비 3%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한도를 설정했다. 국가채무비율이 60%를 넘으면 적자 폭을 2%로 축소해 중장기적으로 이 비율이 60% 이내로 수렴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나라살림이 일정 수준 이상 악화되지 않게 국가채무 등의 수량을 법으로 묶어두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추가 재정관련 지표 등을 발굴해 재정준칙을 이행할 수 있도록 주기적인 점검·분석을 하고, 필요시 대응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이같은 재정준칙의 법적 근거는 시행령이 아닌 국가재정법의 법률로 규정해 구속력을 높이고 준칙 관리기준에 대한 국회심사권을 보장하기로 했다. 법 시행은 유예 기간 없이 내년 예산안부터 바로 적용한다.

정부는 이달 중에 재정준칙 법제화를 위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정기국회 논의를 거쳐 연내 재정준칙 법제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최 차관은 "금일 회의에서 확정함으로써 재정준칙 도입의 최종 종착점이라고 할 수 있는 법제화 수순에 본격 들어간다는 의미가 있다"며 "정부는 재정준칙안이 조속히 입법화될 수 있도록 법안 심의과정에서 적극 노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단, 예외 조항도 마련했다.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 변화·경제협력과 같은 대내외 여건의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경우 재정준칙 적용을 면제해 재정 역할을 담보한다. 이는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요건과 같다.

대신 예외 사유가 소멸된 후 편성하는 본예산안부터는 재정준칙을 즉시 적용하고 이를 담보하기 위한 재정건전화대책 수립도 의무화한다. 나아가 재정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5년마다 한도를 재검토한다.

아울러 정부가 쓰다가 남긴 예산인 세계잉여금은 나랏빚을 갚는 데 최대한 쓰기로 했다. 정부는 세계잉여금을 통한 국가채무 상환비율을 현재 30% 이상에서 50% 이상으로 상향했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2.09.13.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2.09.13.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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