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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안전TF 단장' 이상민…그 대책 신뢰 얻겠나

등록 2022.11.18 11: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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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안전TF 단장' 이상민…그 대책 신뢰 얻겠나

[세종=뉴시스] 변해정 기자 = "곧 떠날 분".

최근 만난 행정안전부 직원이 이상민 장관을 지칭하던 말이다. 사표를 '폼'으로 던지는 것쯤으로 여기는 이 장관을 그는 더이상 비호하지 않았다. 되레 하루 빨리 떠나길 바라는 뉘앙스였다. 

지난 10월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선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고 모인 시민 중 158명이 숨지고 196명이 다쳤다. 좁은 골목길에서 사람이 사람에게 깔리면서 벌어진 원시적 참사였다. 그 과정에 국가는 없었다. '주최자 없는 행사'라며 책임을 피하기에만 급급했고 재난안전 주무부처 수장인 이 장관 입에선 "선동적", "폼나게" 등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발언이 쏟아졌다.

결국 이 장관은 소방노조의 고발로 피의자 신분이 됐지만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장관 집무실을 쏙 뺀 채 압수수색을 했다. 앞서 특수본은 행안부와 서울시를 제외하고 시간차 압수수색을 해 수사에 대비할 시간을 줬다는 비판을 사 진실규명 의지를 의심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장관은 18일 '범정부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태스크포스(TF)'의 단장을 맡아 킥오프 회의를 주재한다. 이 TF는 이태원 참사에서 드러난 난맥상을 도려내고 국민 안전을 지켜낼 종합대책을 연말까지 내놔야 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해내야 한다. 이 장관이 적어도 연말까지는 현직을 유지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장관이 TF를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하는 국민은 많지 않을 성 싶다. 하물며 직원조차 '곧 떠날 분'이라 여길 정도니 그를 필두로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 것이라 기대하기 힘들다. 설령 대책이 나온 들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도 든다.

그동안 많은 참사를 겪고도 반복을 막지 못했던 건 진상 규명이 미흡했던 탓이 크다. 애초부터 재난조사는 부족했고 수사는 말단 개인에게 형사책임을 묻고 끝나버린 경우가 빈번해 제도 개선과도 연결되지 않았다.

이런 실패를 다시 범하지 않으려면 TF 단장인 이 장관의 책임있는 모습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그는 "책임을 진다는 것은 사퇴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국민의 생각은 다른 게 현실이다. 이 장관 스스로 자신이 적임자인가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무한 책임'을 얘기한 정부의 진정성이 희석되지 않도록 이 장관은 재난안전 주무부처 수장답게 TF가 논란 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옳다. 그 답은 이 장관 스스로가 알고 있을 듯 싶다. 그리고 지금은 그런 결정을 할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언제나 그렇듯 골든타임은 길지 않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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