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출 최대 실적에도 역대 최대 472억 달러 무역 적자(종합)
산업부, '2022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
지난해 수출 전년비 6.1% 늘어난 6839억불
에너지 위기 탓 수입 18.9%↑…14년만 적자
적자비중 3.3%…수출 순위는 6위로 올라서
반도체·자동차 등 주력·유망 품목 증가 지속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21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2월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 336억 달러, 수입 401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수출은 8.8%(32억5000만 달러)가 줄었고 수입은 1.9%(7억5000만 달러)가 증가했다. 이 처럼 수입액이 증가하면서 무역적자가 9개월째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500억 달러에 육박했다. 2022.12.2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이승주 임소현 기자 = 지난해 사상 최고 수출 실적 달성에도 전 세계 에너지 가격 인상으로 인해 수입액이 불어나며 472억 달러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가 수출이 연간 무역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2022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을 통해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6.1% 늘어난 6839억 달러(한화 약 863조7657억원), 수입은 18.9% 늘어난 7312억 달러(923조5056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무역수지가 연간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132억6000만 달러·16조7473억원) 이후 14년 만이다. 적자 규모 역시 기존 역대 최고치인 1996년(206억2000만 달러·26조430억원)을 2배 이상 뛰어 넘는다.
【세종=뉴시스】(출처=산업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악재에도 사상 최고 수출 실적을 달성했지만 에너지 수입 급증으로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무역 적자를 냈다. 수입 증가율은 18.9%로, 2021년(31.5%)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에너지 수입은 1908억 달러(240조9804억원)로, 전년대비 784억 달러(99조 192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를 300억 달러(37조8900억원) 가량 상회하는 수치다.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은 전년보다 784억 달러(99조192억원) 증가한 1908억 달러(240조9804억원)로, 무역 적자 발생의 핵심요인으로 작용했다.
에너지 외 산업생산에 필요한 알루미늄·구리와 반도체·철강 등 원부자재, 의류·쇠고기 등 소비재도 고르게 증가하며 수입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무역 규모 대비 무역 적자 비중(3.3%)은 과거 가장 큰 무역 적자가 발생한 1996년(206억 달러·7.4%)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다만 일본, 독일 등 주요국 대비 높은 수출증가율을 기록하며 세계 수출순위는 1~9월 기준 2021년 7위에서 6위로 한 단계 상승했다.
인플레이션과 주요국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둔화 흐름이 본격화되면서 10월 이후 수출이 감소했지만 1~9월까지는 해당 월 최고 수출실적을 기록해 연간 최고실적을 경신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25억1000만 달러(3조1701억원)로 사상 처음으로 연 단위에서 일평균 수출 25억 달러대에 진입했다.
수출입 모두 증가하며 무역액 1조 달러(1263조원)도 최단기 기간인 9.13일 만에 달성했다.
【세종=뉴시스】(자료=산업부)
산업부는 주력 품목과 신산업·유망품목이 고르게 증가하며 수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반도체·자동차·석유제품·이차전지 등 품목은 역대 최고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주요 15대 품목 대다수가 2021년 높은 성장세를 기록함에 따라 기저가 높았음에도 반도체·자동차 등 8개 품목은 2년 연속 수출이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2021년 5월에서 지난해 9월까지 17개월 연속 100억 달러(12조6300억원)를 기록하면서 하반기 가격하락에도 불구하고 최고실적을 경신했다. 자동차 수출은 차량용반도체 수급개선과 친환경차 수요 확대 등의 영향으로 7월 이후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석유제품 수출은 고유가 영향으로 7개월 연속 50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호황이 지속되면서 역대 최고실적 경신 및 2위 수출 품목으로 도약했다. 이차전지 수출은 선진시장 친환경 정책에 따른 전기차 수요확대 등에 힘입어 두 자릿수 성장에 성공했다.
시스템반도체·전기차·OLED 등의 품목은 수출이 증가하는 한편 상위품목 내 비중도 확대됐고, 농수산식품 수출도 2년 연속으로 수출 100억 달러를 기록하며 수출성장에 기여했다.
중국·독립 국가 연합(CIS) 외 주요 지역 수출이 고르게 증가하며 특정국 수출의존도도 완화됐다. 4월 이후 중국 경제성장 둔화, 하반기 이후 핵심 수출품목인 반도체 가격하락 등의 영향으로 기존 최고실적인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아세안·미국·유럽연합(EU) 등 주력시장과 대표 신흥시장인 인도는 최고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아세안은 2년 연속 최고 수출실적을 경신했으며 미국 수출도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차 확대,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 등과 연계된 자동차·이차전지·기계 등 수출 증가로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러·우 전쟁발 에너지 수급불안 등으로 EU 경기 전반이 둔화됐음에도 철강·석유제품 등 수출증가에 힘입어 역대 최고실적을 기록했다. 인도는 내수 전반 상승세, 통신·도로와 같은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무선통신·기계 수출이 증가하며 전년에 이어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12월까지 수출은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다. 12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 줄어든 549억9000만 달러, 수입은 2.4% 줄어든 596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46억9000만 달러 적자다.
【세종=뉴시스】(출처=산업부)
우리 최대 교역국가인 중국과 아세안 내 최대 교역파트너인 베트남 등은 글로벌 경기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1년 12월 수출이 전년 대비 18.3% 증가하며 당시 월 기준 최고실적(607억 달러·76조6641억원)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주요 품목 중 자동차·석유제품·이차전지·선박은 수출이 증가했으며, 반도체·석유화학·디스플레이·무선통신 등은 글로벌 수요둔화 영향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9대 주요 지역 가운데 미국·EU·중동·인도에 대한 수출은 증가했다. 특히 미국 수출은 2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긴축정책 등에 따른 경제성장 둔화 영향으로 중국·아세안·일본 등의 수출은 감소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러·우 전쟁, 고물가·고금리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한국 수출은 사상 최고실적을 기록하면서 세계 수출순위도 6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며 "주력품목인 반도체·자동차·석유제품이 최고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전기차·이차전지 등 신산업과 농수산식품 등 유망품목이 고르게 증가하며 수출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된 점도 특기할 만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에너지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입 급증 등 영향으로 큰 폭의 무역적자가 발생한 것은 우리 경제에 부담요인"이라며 "글로벌 경기둔화 등으로 10월 이후 수출도 감소를 보이고 있는 만큼 관련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부는 대통령 주재 '수출전략회의'를 중심으로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를 가동하는 한편, '범부처 수출지원협의회'와 '수출 캐러반'을 통해 수출플러스 달성을 위한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주요국 경제 성장세가 약화되며 우리 수출에 더 어려운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는 올해도 수출 플러스를 달성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해 총력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인천공항 대한항공 제1화물터미널을 찾아 '23년 새해 첫 출항하는 반도체 관련 수출화물 국적기'의 출발에 손을 흔들며 환송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3.01.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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