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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한 건도 거래 못해"...거래절벽에 공인중개사들 '한숨'

등록 2023.01.06 14: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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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역 8월부터 폐·휴업 공인중개사무소 수 신규 개업수 역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5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도심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한 이른바 '35층 룰' 규제가 전면 폐지됐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확정해 5일 공고했다. 2023.01.05.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5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도심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한 이른바 '35층 룰' 규제가 전면 폐지됐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확정해 5일 공고했다. 2023.01.05. [email protected]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 "지난 7월부터 12월까지 단 한 건도 거래하지 못했습니다."

경기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 김모(63)씨는 "지금 나와 있는 업자들 심정은 '어쩔 수 없이 문을 열고 있다'라는 말이 가장 잘 맞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부동산 침체가 계속되면서 경기지역 공인중개사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6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 달간 폐업한 경기도 내 공인중개사무소는 경기 북부 108곳, 경기 남부 178곳 등 322곳이다. 휴업을 한 곳은 16곳(북부 4, 남부 12)으로 338곳이 문을 닫거나 사업을 중단한 것이다.

같은 기간 신규 개업 건수는 286곳으로 폐업과 휴업 건수에서 개업 건수를 뺀 차이는 52곳이다.

이처럼 폐업 건수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8월부터다. 8월 폐·휴업한 공인중개사무소는 327곳으로 신규 304곳보다 많았다.

이후 9월(폐·휴업 297곳, 신규 289곳), 10월(폐·휴업 305곳, 신규 272곳) 등 문을 닫는 공인중개사가 더 많은 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계속 문을 열고 있지만, 신규 개업도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신규 공인중개사무소는 573곳, 2월 429곳 등이었으나 11월에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수원시 고색동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 중인 대표 이모(62)씨는 "얼마 전 부동산 붐이 일어서 잠깐 호황이었던 후에 최근 4개월 동안 공치고 있다. 12월에는 (거래가) 단 한 건도 없었다"면서 "내가 아는 곳만 최근 세 곳 정도 문을 닫은 것 같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대표 소모(59)씨는 "19년째 이쪽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데 단기간에 이렇게 가격이 급하게 하락하는 것은 처음 본다"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거래가 줄고 있는데 9월과 12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9월도 거래가 줄긴 했는데 거래심리 자체가 냉각됐다고 느껴지진 않았는데 지금은 모두가 사려 하지 않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동종업자들 사이에서 '내가 뭘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권리금을 내고 들어온 사람이나 아파트 단지 쪽에 개업할 때 웃돈을 주고 들어온 사람은 폐업도 못 할 것이다. 인수할 사람이 그 돈을 주고 사겠다고 나타나는 것도 아니니 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반기 폐업하는 업자들이 더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정부가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고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 지역을 대폭 축소하기로 하는 전방위적인 규제완화책을 내놓고 있으나,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당장 시장이 반등할 만큼의 상황은 아니라는 전망이다.

공인중개사 대표 김모(65)씨는 "급매할 사람들은 진작에 급매하고 다 나가 급매도 없고, 부동산을 찾는 사람 자체가 없으니 매도·매수는 말할 것도 없다"면서 "이런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폐업하는 업자들이 쏟아질지도 모르겠다"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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