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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가안정·환율하락에도 꿈쩍 않는 사료가격…축산농가 시름

등록 2023.01.3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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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한돈 등 축산단체 사료업체에 가격 인하 촉구 공문

1년간 배합사료 가격 24% 껑충…구매자금 지원 역부족

㎏당 최대 82원 인하 요인 발생했지만 사료업계는 난색

농식품부 "사료업계에 가격 인하 요구…방안 강구할 것"

[무안=뉴시스] 한우 사육농가. (사진=전남도 제공) 2022.10.17. photo@newsis.com

[무안=뉴시스] 한우 사육농가. (사진=전남도 제공) 2022.10.17.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최근 국제 곡물가격 안정세와 원·달러 환율 하락 등 사료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했지만 농가에 공급하는 사료가격은 요지부동이다. 한우와 돼지고기 가격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떨어지는 마당에 치솟은 사료가격 탓에 축산농가는 경영난을 호소하는 지경이다.

31일 축산업계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최근 대한한우협회, 대한한돈협회 등을 비롯한 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한국사료협회와 11개 사료업체에 사료가격 인하를 즉각 단행할 것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과 생산량 저하로 배합사료 주원료인 옥수수, 밀, 대두 등 국제 곡물가격이 치솟았다. 이를 이유로 사료업체들은 배합사료 가격을 24%가량 인상했다.

정부는 지난해 축산농가의 생산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으로 특별사료구매자금 지원 규모를 1조5000억원으로 늘리고, 이자 상환 부담도 낮췄다. 올해도 1조원 규모의 사료 구매자금 지원을 추진한다.

하지만 축산업계는 사료가격의 인하 없이는 경영난을 해소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3분기부터 남미에서 수확이 본격화하며 사료용 곡물 수입단가가 하락하고, 올해도 세계적인 경기둔화로 수요가 줄어 전년 대비 4.3~8.9%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환율도 1200원대로 안정세를 보이고, 해상운임 역시 작년 초부터 하락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돈협회 자체 분석에 따르면 곡물가격 약보합세와 환율 하락으로 사료가격은 고점대비 ㎏당 45~82원까지 인하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인하 요인이 발생하며 지난해 12월 농협사료가 사료가격을 3.5% 낮췄지만 일부 사료업체가 가격 인하에 동참했을 뿐 여전히 대부분의 사료업체는 인상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생산비 부담에도 한우 가격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1월 한우 등심 도매가격(1㎏ 기준)은 최고 7만8783원, 평균으로는 7만원 이상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가격 하락으로 최근 한 달 사이 최고 가격은 6만620원에 그쳤고, 평균가 역시 5만5000원으로 1년 사이 25%가량 주저앉았다.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과 함께 사료가격 등 생산비마저 폭등해 한우농가는 아우성이다.

돼지고기 도매가격도 작년 1월에는 1등급 1㎏에 5000원 안팎을 유지했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이지만 사료가격 인상 등 생산비 증가분을 감안하면 농가가 실제 쥐는 수입은 오히려 줄었다고 하소연한다.

이승호 축산단체협의회 회장은 "그간 사료업계가 사료가격을 인상할 때마다 향후 인하요인이 발생할 경우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사료업계가 계속적으로 축산농가와의 신뢰를 외면한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도 축산 농가 경영 안정을 위해 사료 공급 가격을 낮출 것을 사료 업계에 요구하고 있지만 사료업체 역시 인건비와 생산비용 상승 등으로 당장 사료가격 인하에는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축산농가 경영비 부담을 덜기 위해 사료업계에 가격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업계와 직접 만나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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