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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이태원 참사 100일 추모…"진상·책임규명, 피할 수 없어"

등록 2023.02.05 12:34:19수정 2023.02.05 12:4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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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대책 마련에 시한 따로 있지 않아"

대책 마련·피해 회복 등 '국회의 다짐' 발표

이재명 "尹, 직접 와서 추모했으면 어땠을까"

정진석, 대책마련 다짐…객석에서 야유나와

유족, 합동분향소 설치 등 요구…국회 "추진중"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국회추모제에서 종교 추모의례가 진행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국회추모제에서 종교 추모의례가 진행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2.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홍연우 최영서 기자 = 여야가 이태원 참사 100일을 맞은 5일 국회에서 추모제를 열어 희생자들을 기리고, 유가족들을 추모하고, 제도적 문제점 해결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추모제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주최, 국회 연구단체 '생명안전포럼' 주관으로 진행됐다. 현장에는 김진표 국회의장을 비롯해 여야 당 대표와 원내대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 생존자, 최초신고자, 지역 상인, 구조자 등이 참석했다.

김 의장은 추모사를 통해 "너무 늦은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는 말이 있다.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규명하며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는 건 아무리 많은 세월이 흘러도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는 우리 국민 모두를 대표하는 기관이다. 그런 면에서 국회에서 추모 의식을 여는 건 국민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낸다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며 "오늘 추모제를 계기로 국민 모두가 저 하늘의 별이 된 희생자들을 잊지 않고 기억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김 의장은 "지난 두 달여 우리 국회는 특위를 구성하고 국정조사를 진행했다. 이제 국정조사가 마무리 됐지만 참사를 기억하고 책임을 규명하며 다신 이런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는 데는 시한이 따로 있을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의장은 "오늘 국회가 유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다짐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도록 의장도 살피고 노력하겠다"며 "특히 두 번 다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참사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 문제점 해결하는데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진표(왼쪽부터)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국회추모제에서 원불교 추모의례에 맞춰 합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진표(왼쪽부터)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국회추모제에서 원불교 추모의례에 맞춰 합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2.05. [email protected]


국회는 이러한 뜻을 담은 '국회의 다짐'을 발표했다.

의원들은 ▲참사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대책 마련 등 희생자 추모에 최선 ▲국민 생명·안전 책임져야하는 헌법기관으로서의 책무 자각 ▲이태원 참사를 통해 드러난 재난예방, 현장 대응 및 수습 과정 문제점 바탕으로 피해 회복 추진 ▲희생자 추모, 기억 사업 적극 추진 및 피해자 지원 차질없이 진행 등을 위해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 자리에 대통령이 직접 와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했으면 어땠을까"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 대표는 "평범한 누군가의 엄마, 아빠였던 유족들은 차가운 길 위에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싸우는 투사가 됐다"며 "그날 이후 유족에게 온 세상은 까만 잿빛이지만 대통령도, 정부도, 또한 여당도, 10·29 이전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희생자 옆에 없던 국가는 지금도 유족 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권력이 아무리 감추고 외면하려 해도 정의는 반드시 회복되고 진실도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며 "국가는 과연 그날 무엇을 했는지, 국가는 참혹한 아픔 앞에 어떤 책임졌는지 이를 밝힐 책무는 우리 정치에 있다. 국민과 유족이 저희에게 부여한 소명을 결코 외면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역 없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위해 민주당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의 말씀을 드린다"고도 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국회추모제에서 종교 추모의례가 진행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국회추모제에서 종교 추모의례가 진행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2.05. [email protected]


이날 장내는 엄숙한 분위기 속 곳곳에선 오열이 터져나왔다. 특정당 대표가 연설할 때는 욕설과 야유가 들리기도 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와 집권여당은 사회적 참사에 무한 책임이 있다. 다시는 우리 사회에서 대형 사회적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아들 딸, 159분의 못다핀 꽃들이 밤하늘의 별이 돼 우리 마음에 영원히 기억될 수 있도록, 저희는 모든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 비대위원장이 발언을 마친 뒤에는 객석에서 "반성하라" "각성하라" 등의 구호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현행 관리자 중심이었던 재난안전법을 피해자 중심으로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대형 참사 피해자 관점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절실한 지 따져서 대책을 체계화 해야 한다"며 "무책임한 장관을 임명한 대통령이 인선 실패에 통감하고 유족들 앞에서 제대로 사과해달라.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라고 제언하기도 했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장은 서울시 측이 시청 광장 앞에 있는 천막을 오는 6일 오후 1시 철거 통보해왔음을 언급하며 국회, 정부, 서울시에서 공식 합동 분향소를 만들어줄 것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청했다.

이 협의회장은 울먹거리며 "분향소를 만들어달라. 윤석열 대통령, 당신의 명령이 있어야 가능한 건가. 그러면 부탁드린다, 간청드린다"고 했다.

철거 예고를 한 서울시 측에는 "내일 서울시에서 저희의 조촐한 천막 분향소를 철거하러 올 경우 저희들은 휘발유를 준비해놓고 그 자리에서 전부 이 아이들을 따라 갈 것이다. 철거하러 오는 순간 제2의 참사를 보게 될 것"이라며 극단적 선
택을 암시하기도 했다. 행사장은 유족들 흐느끼는 소리로 가득 찼고 '하루하루 죽고 있다'는 외침도 들렸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국회추모제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 등이 원불교 추모의례에 맞춰 합장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기본소득당 용혜인 상임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김 의장, 이종철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 김영주 국회부의장,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 (공동취재사진) 2023.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국회추모제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 등이 원불교 추모의례에 맞춰 합장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기본소득당 용혜인 상임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김 의장, 이종철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 김영주 국회부의장,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 (공동취재사진) 2023.02.05. [email protected]


추모제가 끝난 뒤 여야 원내대표들은 유가족이 요청한 합동분향소 설치에 대해 '추진 중'이라고 답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관련 질문에 "의장은 정부나 서울시를 설득해보자는 말씀했다. 주호영 원내대표에도 서울시와 긴밀하게 소통, 상의를 해달라고 말씀드린 상태"라고 말했다.

유족들의 극단적 선택 예고에 대해선 "결코 저분들이 그런 극단적 선택하지 않도록 서울시가 전향적으로 이 상황을 바라보고 거기에 따른 대책을, 대안을 제시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분향소 설치에 대해선 "서울시와 협의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고 저희들도 알아보겠다"고 밝혔다.

또 특별법을 만들어 독립적 진상조사 기구를 만들어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민주당과 협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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