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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내달부터 은행 이사회 면담…의제는 '파벌갈등'

등록 2023.02.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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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지주·은행 이사회, 연 1회 이상 면담 정례화

내달 새 경영진·사외이사 확정되면 면담 시작

파벌 중심의 불공정 인사시스템 개선, 첫 의제로 선정

회장·은행장 후보군, 평상시부터 관리하도록 유도

헤드헌터 의뢰는 평판 조회 등 보조수단으로 제한

고강도 평가체계 마련해 '거수기' 사외이사 배제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2020.11.10.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2020.11.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금융감독원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금융지주·은행 이사회와 면담을 추진한다. 주주총회에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와 사외이사들이 대거 확정되면 준비한 의제를 토대로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앞서 금감원은 이사회 기능 제고를 위해 면담을 정례화하기로 한 바 있다.

금감원이 정한 이사회의 면담 의제는 금융사 내부에 만연한 파벌 중심 인사에 대한 해결 방안이다. 현재 금감원은 CEO 선임 절차가 투명하지 않고 친분에 따라 이뤄진다고 보고 고강도 개혁을 추진 중이다.

8일 금감원 관계자는 "첫 면담 의제는 경영진·이사회 선임이 개인적 친분에 따라 이뤄지는 행태를 개선하자는 것"이라며 "기업 지배구조의 기둥은 이사회와 경영진이다. 그만큼 인사시스템이 건강하게 작동돼야 한다는 점을 첫 면담에서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면담은 금융회사 경영진과 사외이사들이 최종 확정되는 다음달 말 즘 열릴 예정이다. 실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다음달 말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같은 시기 금융지주, 은행, 보험 등의 사이외사도 새로 선임되거나 연임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영진·사외이사가 모두 확정되면 면담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금융지주, 은행 이사회와 연 1회 이상의 면담을 갖기로 했다. 지배구조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이사회 기능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또 이사회 운영 실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개선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파벌 중심의 인사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은행 이사회에 공통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또 개별 은행이 가진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우선 금감원은 금융사의 경영승계 프로그램이 부실하고 형식적이라고 평가한다. 경영진이 갑자기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해 차기 후보군을 평소에 발굴하거나 관리해야 하는데, 금융사 내부에 이런 절차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졸속으로 마련된 경영승계 프로그램으로 파벌 중심의 인사가 만연하다는 게 금감원의 시각이다. CEO와 친분이 있는 사람은 후보로 추천되고 그렇지 않으면 배제되는, 이른바 '인맥'에 따른 경영승계라는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후보자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체계가 없다 보니 롱리스트(1차후보군)가 짧은 기간 안에 만들어지고, 결과적으로 헤드헌터사에 후보자 발굴을 의존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사회가 평소에 롱리스트 풀을 관리하고 후보자 검증 기준을 마련하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헤드헌터 의뢰는 평판 조회 등 보조적인 수단으로만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CEO와 친분이 있는 사외이사들이 이사회를 꿰차지 않도록 고강도 이사회 평가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

경영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사외이사들이 '거수기' 역할을 하는데도, CEO의 추천을 받았다는 이유로 사외이사에 계속 앉아 있는 건 잘못됐다는 취지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외이사로서 자질이 부족한데 특정 백그라운드가 있다고 해서 남아있는 것은 옳지 않다"며 "객관적이고 내실 있는 평가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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