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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등 독일車 4곳, 배출가스 저감 담합 423억 과징금

등록 2023.02.09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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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연구·개발 담합 첫 제재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5일 서울 강변북로 서울방향 중 배출가스 5등급 운행제한 단속 카메라 밑을 지나는 차량 모습. 2022.07.05.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5일 서울 강변북로 서울방향 중 배출가스 5등급 운행제한 단속 카메라 밑을 지나는 차량 모습. 2022.07.05. [email protected]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저감기술을 도입하기로 담합한 게 드러나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재를 받았다. 이들은 담합 과정에서 요소수 분사량을 줄이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는데 이 기술로 인해 '디젤게이트'가 촉발됐다. 공정위가 연구·개발(R&D) 행위를 담합으로 보고 제재한 건 처음이다.

공정위는 9일 담합 행위를 벌인 독일 경유 자동차 제조사 4곳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423억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경유차는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해 요소수를 분사해 배기가스 속에 있는 질소산화물 등 유해 물질을 저감시켜야 한다. 분사되는 요소수가 많을수록 질소산화물이 줄어든다.

전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자 경유 차 제조사들은 선택적 촉매환원(SCR) 장치를 달아 규제를 충족해야만 했다.

문제는 요소수를 많이 분사할수록 자주 보충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해당 업체들은 요소수 소비량을 줄이기 위해 SCR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이들은 2006년 9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소프트웨어 기능회의 등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질소산화물 저감 효과가 낮은 이중 분사 방식을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단일 분사 전략은 통상적인 주행 조건에서 필-레벨 모드(Fill-level mode) 제어 시 항상 최대치의 요소수를 분사해 배기가스를 정화할 수 있다.

반면 이중 분사 전략은 스위치를 달아 필-레벨 모드와 피드-포워드 모드(Feed-forward mode)로 전환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피드-포워드 제어 시 요소수 분사량을 줄일 수 있다.

이후 4개 사는 합의한 대로 피드-포워드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SCR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경유 승용차를 제조해 판매했다.

공정위는 해당 업체들의 행위를 질소산화물 저감 성능이 높은 경유차의 개발을 막은 경쟁제한적 합의로 보았다.

소비자들이 배출가스 저감 효과가 큰 친환경 차를 선택할 기회를 제한했다고 판단했다.

또 이 담합을 통해 마련된 SCR 소프트웨어가 '디젤게이트'의 도화선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메르세데스-벤츠에 207억4300만원, BMW에 156만5600만원, 아우디에 59억7300만원의 과징금을 물렸다.

신동열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이중 분사를 채택하기로 한 이유는 요소수 소비량을 줄여서 탱크 크기를 작게 하기 위한 것이고, 탱크 크기를 작게 하면 연비 등이 좋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업체들이 '질소산화물 최대 저감하지 말자', '이만큼만 저감하자' 이런 합의를 했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상 담합 문제로 삼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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