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난방비 급등 文탓 보고 안 해…尹 인상했어야 한단 뜻"(종합)
"난방비 급등 주원인 에너지값 상승…文인상했다면"
"가스公 배당여부 협의…분할납부 일부 고려할 필요"
"무역적자 역대급·원전수출 성과 등 숨긴 적 없어"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02.09.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이승주 임소현 이지율 김승민 기자 =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9일 난방비 급등과 관련 대처가 늦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난방비 급등 원인을 문재인 정부 탓으로 돌린다', '난방비 지원 확대는 포퓰리즘' 등의 지적은 부인했다.
이 장관은 9조원 가까운 미수금에도 배당을 실시하게 된 한국가스공사와 관련해선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고, 가스요금 분할 납부 제안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역대급 무역적자와 원전수출 성과를 속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해명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난방비 급등의 원인과 책임을 지적하는 질문이 몰렸다. 그 원인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산업부가 문재인 정부의 탓을 하고 있는 것에 질타도 쏟아졌다.
이 장관은 가스비 폭등의 배경에 관해 "가장 큰 원인은 국제 에너지 가격이 대폭 인상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난방비가 많이 나올 것을 예측하지 못한 것이 무능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국제 가스요금이 2021년부터 오르기 시작했고 하반기께 6배 정도 올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상당히 많이 올랐는데, 이런 점이 (미리) 반영됐다면 이번에 안정적으로 인상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가스공사 사채 한도가 법정 최고치에 육박하고 미수금도 급증한 상태"라며 "(이번 인상률은) 아주 불가피한 최소한의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2023.02.09. [email protected]
난방비 폭탄의 원인을 대통령에게 전 정부의 탓으로 보고한 적 있냐는 질문에 "그렇게 보고하지 않았다"라며 "지난 정부에서 인상 요인이 있었을 때 반영했어야 했다는 뜻으로 (대통령께서) 그렇게 말씀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 정부 탓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에너지 문제에서 가격 안정도 중요하지만 에너지 수급 체계의 안정성이 왜곡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공급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코로나19 시기에 소상공인과 서민들의 삶이 어려웠지만, 지난 정부 때 가스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고 그 때 가격을 못 올렸다면 그 때 쌓인 미수금에 대해 정부가 재정을 투입하는 대책이 필요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서 지난 정부 때 5조원 가까운 미수금이 쌓였다"고 재차 설명했다.
가스공사가 9조원 대 미수금에도 배당과 성과급 지급을 한 것을 지적하자, 이 장관은 "성과급 등은 공공기관 평가 규정에 따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번에 다시 지켜보겠다"며 "주주배당 문제는 가스공사 재무상태가 워낙 좋지 않은 만큼, 이 상태에서도 배당을 해야 하는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2023.02.09. [email protected]
가스요금 인상 부담을 해결하는 대안으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제안한 '분할 납부'에 관해서는 "도입하는 것에 동의한다. 원칙적으로 해볼 수 있는 제안"이라고 답했다. 이는 동절기에 많이 나온 요금을 4월부터 10월까지 가스를 많이 쓰지 않을 때 분할해 납부하는 방식이다.
이 장관은 "다만 기술적으로 검토를 했지만 고려할 부분도 있다"며 "중앙집중식 아파트는 아파트 단위로 가스비가 나오다 보니 독립적으로 산정하기가 어렵다. (이를 위해) 도시가스 회사가 시스템을 만든다면 시스템 구축 비용이 상당히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복지 시설과 같은 독립적으로 가스공급 체계를 가진 곳을 대상으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앞선) 문제 등이 있다. 아이디어를 저희도 오래 검토해왔다"고 말했다.
무역 적자가 역대 최대인 상황과 원전 수출 사업과 관련해 정확히 국민들에게 밝히지 않은 것을 두고 속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해명했다.
이날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역대 최고 수출액을 냈다고 발표한 것은 산업부 아이디어인가"라며 "정확한 것은 수출이 최대치라고 하더라도 무역 적자가 740억 달러로 역대 최대라는 점을 얘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 지난 한 달 만도 무역적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장관은 "수출액으로는 역대 최고가 맞다"며 "무역적자란 점을 숨기거나 문제가 없다고 말한 적 없다"고 답했다.
난방비 폭탄 논란이 제기된 뒤 청와대와 협의가 잘 되지 않았으며, 정책 결정 과정에서 국민신뢰를 주기 어렵다는 지적에는 "실무 검토에서 시간이 오래 걸려 늦게 발표하게 됐다. 바로 실시할 수 있는 정책은 바로 발표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3.02.09. [email protected]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부가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원전 건설을 수주했다고 말하려면 원자로나 증기 발생기 터빈 등 주요 기기를 수출했어야 맞다. 우리나라 원전산업 생태계를 지원할 생각이었다면 원자로를 감싸고 있는 원자로 건물 건설사업 등을 수주했어야 하지 않나"라며 "하지만 이집트 엘다바 원전 사업은 러시아가 수출한 것이다. 사업 총 300억 달러, 약 40조원 규모에서 우리가 수주한 것은 3조원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40조원 중 3조원의 건설 사업을 수주한 것으로 원전건설 수주에 성공했다며 마치 2030년까지 목표로 한 10개 원전 중 하나를 수출한 것처럼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하도 원전을 강조하다 보니 그 압박감에 어쩔 수 없이 부속건물 하나를 수주한 것으로 중동 건설사업을 수주한 것처럼 부풀리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국민을 속이면 안 된다"고 했다.
이에 이 장관은 "원전 수출이 아닌 '원전 건설 수출'이라고 자료에 정확히 명시했다"며 "(이번 수출 건이) 일반 건설과 다른 터빈을 건설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