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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터뷰]평론가 선우은실 "평론은 또다른 관점...시대의 마음"

등록 2023.02.18 07:00:00수정 2023.03.18 10:2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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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평론가 선우은실이 17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3.02.17.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평론가 선우은실이 17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3.02.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평론가 선우은실(32)은 책 좀 읽는다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이다. 각종 문예지를 비롯해 젊은 작가들의 작품 해석에 이름을 올리는 일이 잦고 '소설보다' 시리즈 등에 참여하며 다방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평론가다.

선우 평론가는 최근 첫 평론집이자 첫 책인 '시대의 마음'을 냈다. 500페이지가 넘는 소위 '벽돌 책' 같은 두께다. 평론을 읽지 않는 시대, 평론집은 더욱 안 팔리는 이 시대에 평론집 '출간의 변'은 의외다.

"저는 비평의 미래가 그렇게 어둡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평론에 관심을 가질 때도 평론가가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했지만, 막상 제가 등단하며 출발선에 서고 보니 평론이 다양한 시도와 변주를 하고 있더라고요."

"평론은 하나의 관점"…대학 진학 후 시작된 관심

평론은 흔히 문학 장르 중 어렵다는 인식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선우은실은 "평론은 하나의 관점"이라며 "평론을 읽는 것을 조금 더 작품을 보는 관점이 다채로워지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론을 처음 접하게 된 것도 "다른 관점에서 작품을 보는데"에서 시작했다. 한국문학이 좋아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한 후 평론가 출신 교수들의 수업을 들으며 작품을 다르게 보는 방법을 익혔다. 한 작품을 두고 16주 동안 매번 다른 관점으로 읽는 수업을 들으며 평론의 맛을 알게 됐다.

"한 텍스트라도 페미니즘적으로 읽으면 완전히 다른 얘기가 나오고, 마르크스주의로 읽으면 또 다른 얘기가 나오는 게 저에겐 엄청난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그게 평론이란 걸 알았죠. 평론이 독자들에게 조금 더 노출됐으면 좋겠어요."

선우은실은 201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하며 "문학해서 집도 사고 차도 사겠다"고 다짐하며 평론가 활동을 시작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비평에 대한 고료는 너무 낮고 비평을 실을 지면은 부족했다.

"친구와 한 해 동안 고료를 높게 주는 잡지에 매 계절 글을 게재하고 평론가로서 할 수 있는 활동을 최대로 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최대 연봉이 얼마인지 계산해봤어요. 780만원이 나오더라고요."

다소 거친 셈법이지만 그의 말대로 한국에서 평론가 일로만 생계를 유지하는 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그도 현재는 대학과 아카데미에서 비평 수업을 하는 일이 주 수입원이다. 물론 그는 강사가 아닌 '평론가'에 방점을 두고 살고 있다. 선우은실은 "평론가로서의 활동 외에도 최대한 연장선에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평론을 조금 더 제대로 하고 싶은데 다른 일들에 시간이 너무 많이 든다"며 속상함을 전했다.

[서울=뉴시스] 시대의 마음 (사진=문학동네 제공) 2023.02.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시대의 마음 (사진=문학동네 제공) 2023.02.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저는 평론을 쓰면서 계속 배워나가요."

선우은실에게 하나의 평론은 "완결"이 아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관점을 공유하고 나아가 이후 다른 평론가들을 만나 확장되고 다양한 방식으로 논의되어야 하는 글이다. 이 때문에 그의 평론에는 특정 작품이나 주제를 읽으며 느끼며 생기는 혼란스러움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하고 미래를 위해 열어두기도 한다.

"평론을 쓰며 공부하고 싶은 부분을 보충하기도 하고 작품을 다시 살펴보기도 한다"는 그는 그런 방식으로 기후위기와 문학, 페미니즘과 문학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한다.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그는 '마음'을 강조한다. "다른 매체에 비해 까다로운 상상력을 요구하는" 문학을 통해 전달되고 기억되는 것은 결국 마음이라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시대에 필요한 마음은 무엇일까?

"결국 슬픔인 것 같아요.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있었고 계속 있을 테니까 슬픔이라는 감정 자체를 조금 더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문학의 역할도 분명히 있겠죠."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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