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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실명 유발 망막혈관폐쇄질환 치료법 실마리 찾아

등록 2023.03.23 09:4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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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흥 교수팀, 일산화질소 전달 이용한 혈관 확장 조절법 개발

빛반응 선택적 혈관확장 효과로 응급질환 치료 가능성 제시…Chem 게재

[울산=뉴시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의 모습. 왼쪽부터 조재흥 교수, 최지수 연구원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의 모습. 왼쪽부터 조재흥 교수, 최지수 연구원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혈관은 생체 내에서 산소와 영양소를 운반하는 통로로, 혈관이 막히면 심한 장기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망막혈관폐쇄질환은 전조 증상 없이 갑작스럽게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응급질환이다.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사용되어 온 물리적 안구마사지나 항체 주사 등의 치료법은 효과적이지 않고, 수술적 치료법인 혈전용해술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화학과 조재흥 교수팀은 망막혈관폐쇄질환의 새로운 치료법을 찾았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준엽 교수팀 그리고 KAIST 백무현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팀은 선택적인 일산화질소 전달체로서 안정적인 ‘철–일산화질소 복합체’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활용한 동물모델 실험에서 혈관이 확장되고 폐쇄된 혈관의 흐름이 복구되는 것을 확인했다.

일산화질소는 우리 몸 안에서 다양한 생리학적 기능을 수행하며, 혈관 확장, 면역기능 조절, 뇌신경 가소성 등 많은 역할을 한다. 특히 일산화질소로 인한 혈관 확장 작용은 혈관 내부의 근육을 이완시켜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일산화질소는 혈관 질환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주요 성분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일산화질소의 불안정한 특성으로 인해 사용에 많은 제약 따른다.
[울산=뉴시스] 시공간적 일산화질소 전달을 통한 혈관폐쇄질환 치료 반응 도식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시공간적 일산화질소 전달을 통한 혈관폐쇄질환 치료 반응 도식 *재판매 및 DB 금지


지금까지 불안정한 일산화질소를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다. 하지만 화합물에 독성이 존재하고 일산화질소의 전달을 조절하는 것이 어려워 막힌 혈관이 선택적으로 복구되는 것을 관측하지는 못했다. 이를 밝혀보고자 연구팀은 생체 내에 존재하는 일산화질소 결합 단백질의 활성 자리를 모방한 철–일산화질소 복합체를 합성했다.

조재흥 UNIST 화학과 교수는 “최근 고령화된 사회로 인해 혈관폐쇄 질환이 급증하고 있으며, 안전하고 효과적인 혈관치료제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생체 내에서 혈관을 확장하는 역할을 하는 일산화질소를 생체 모사를 통해 안정화시켜 사용에 어려움이 있던 문제를 해결하고, 외부 자극을 통해 필요한 양을 선택적으로 전달하여 급성 혈관폐쇄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는 이전에 없던 혁신적인 치료 방법(first-in-class)으로, 향후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이준엽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망막혈관폐쇄 질환은 흔한 시력 상실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증명한 혈관확장제의 안구 내 투여 후 빛을 이용한 치료 효과의 세밀한 조절은 즉각적인 재관류를 유도하여 시력을 보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이를 바탕으로 응급실이나 진료실에 내원하는 혈관폐쇄 환자들에게 조만간 근본적인 치료를 권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 연구는 UNIST 조재흥 교수 연구팀 최지수 석박통합과정학생과 서울아산병원 이준엽 교수 연구팀 김수진 박사과정학생, KAIST 백무현 교수 연구팀 김준형 석박통합과정학생이 공동 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자)과 선도연구센터인 자성기반라이프케어연구센터사업,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연구결과는 2023년 3월 16일 저명 국제학술지인 셀(Cell)의 자매지인 ‘켐(Chem)’에 발표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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