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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서 먹는 겔포스?…보령이 우주 사업에 꽂힌 이유는

등록 2023.03.29 07:01:00수정 2023.03.29 10: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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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균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우주사업’ 진심

5월 美액시엄스페이스와 '우주사업 JV' 설립

[서울=뉴시스] 보령 김정균 대표이사 (사진=보령제약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보령 김정균 대표이사 (사진=보령제약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위장약 ‘겔포스’로 유명한 국내 제약사 보령(구 보령제약)이 우주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연일 주목을 받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 창업주 김승호 회장 손자이자 김은선 보령 회장의 장남인 김정균 보령 대표이사·이사회 의장이 우주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사업에 속도가 나고 있다.

김정균 의장은 지난해 10월 25일 제주에서 열린 아시아 미세중력학회에 참석해 자신이 우주사업에 뛰어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2018년 우연히 자녀들에게 우주 관련 영상을 보여주다가 스페이스X 재활용 발사체 팰컨9의 1단 로켓 2기가 동시에 땅에 착지하는 장면을 본 뒤 충격을 받고 머지않아 많은 사람이 우주에 갈 것이라 판단, 우주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이달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지난 17일 CEO(최고경영자) 서한을 통해서는 주주들에게 우주사업 당위성에 대해 언급하며 “내가 하는 일은 우리 회사에 본인의 재산을 맡겨준 분들을 위해 회사를 성장시키고 기업 가치를 증대 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회사를 통해 우리 아이들과 아이들의 친구들 세대에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 이상의 대한민국을 남겨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6.25 전쟁 이후 ‘사업보국’ 또는 ‘다음 세대에는 가난을 물려주지 않겠다’라는 사명 아래 많은 기업가들이 회사를 만들고, 고용을 창출하고, 구성원들을 동기 부여시켜 사업을 성장시키고, 이익을 창출하고, 세금을 납부해 2023년의 대한민국이라는 결과물을 만드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보령이 성장하는데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와 이전 세대의 노력이 있었다면, 지금부터는 보령이 국가와 국가의 다음 세대의 발전을 위해 기여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생각이 보령이 우주를 바라보게 만들었다”며 “보령은 지금이 제2의 대항해 시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의장은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중공업 중심의 압축 성장을 기반으로 소련 붕괴 이후 찾아온 유례없는 세계화라는 훈풍에 올라타 현재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의 위치에 올라설 수 있었다”며 “하지만 우주라는 공간이 창출할 새로운 시장에서 뒤떨어진다면 우리 다음세대의 미래는 어떻게 되겠느냐, 우주는 이미 미래가 아닌 현재”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대표 자리에 오르기 이전부터 우주사업을 구상했다. 보령은 지난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을 기존 ‘보령제약’에서 ‘보령’으로 변경했다. 제약 사업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이유였다. 김 의장도 이때 대표 자리에 올랐고, 이후 우주사업 진출을 바로 선언했다.

이어 한달 뒤인 4월부터 액시엄, NASA, 하버드, MIT 등 우주 산업 내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우주 공간에서의 다양한 헬스케어 이슈를 탐색하고 사업화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CIS Challenge를 진행했다. 두 차례에 걸쳐 액시엄스페이스에 총 6000만 달러(한화 약 780억원)의 전략적 투자도 집행했다.

전통제약사로 분류되는 보령의 우주사업 진출 소식에 당초 업계뿐 아니라 소비자들도 의아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그러나 우주사업에 대한 김 의장의 진심과 열정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면서 보령의 신사업은 ‘우주’로 각인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여전히 우주사업이 생소한데다 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앞으로의 사업 진행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보령 내부에서도 우주사업에 대한 직원들의 반발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1975년 탄생한 겔포스가 1985년생인 김 의장으로 인해 대표 간판이 바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보령은 본격적으로 우주 관련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미국 기업 액시엄스페이스와 오는 5월 조인트벤처(JV)를 설립키로 협약을 체결했다.

보령과 액시엄스페이스는 지구 저궤도(LEO, Low Earth Orbit)상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조인트벤처를 설립, 액시엄스페이스 우주 인프라 및 우주 개발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 기회를 공동으로 모색할 예정이다.

지구 저궤도는 통상 지구의 지상에서부터 2000Km 이하의 상공을 뜻하며, 대부분 국가 우주 예산 집행 및 민간 업체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우주의 관문이다.

민간 우주기업인 스페이스X(SpaceX), 블루오리진(Blue Origin) 등이 추진 중인 ‘우주인터넷’을 위한 인공위성도 주로 이 지구 저궤도를 돌고 있으며, 우주탐사 전초기지인 국제우주정거장(ISS)이 이 고도에 위치해 있어 현재 국가 및 민간 단위의 연구·개발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액시엄스페이스는 지구 저궤도에서 오는 2030년 퇴역 예정인 국제우주정거장을 대체할 인류 최초의 민간 상업용 우주정거장(Axiom Station)을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해 4월 ‘Ax-1 프로젝트’를 통해 민간인들로만 구성된 유인 우주인 사업을 처음으로 실현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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